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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문둔갑 기초편 : 원리론과 조식편
이기목 지음, 손혜림 엮음 / 태학당 / 2017년 5월
평점 :
이 책의 서문에 쓰인 편저자란 사람의 글을 보자.
“...동국기문의 요체인 홍국기문의 오기 통기법은 기학의 34대 전맥자인 수봉 이기목 존사님께서 구체적으로 정립하셨다. 본서에 나오는 홍국수의 통기법이나 해설내용을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강의하거나, 자기 멋대로 용어만 바꾸어 사용하는 자들은 모두 불법으로 저작권을 도용하는 것임을 알려둔다”(P.12)...이후 책 말미에는 뭐 무슨 상표권을 특허청에 등록했다는 말도 나온다. 편저자가 무슨 지적재산을 보탰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참으로 기가 막히고 어이없으며 웃기는 얘기가 아닌가? 이미 오래전 이기목씨가 출판해서 시중에 유통시켰던 책의 저작권을 이제 자기가 인수했으니 아무도 함부로 쓰지 말라는 것은 이미 대중의 도로로 쓰이고 있는 길을 갑자기 막아서서 통행료를 받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게 고인의 유지였던가? 그렇다면 그대 문파에서 애초에 기문둔갑을 최초로 창안한 것이 아닌 이상 서경덕선생이나 그 누군가로부터 배웠을텐데 그렇다면 그 지적재산권의 최초 도용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기문둔갑이란 책 제목도 잘못아닌가? 이말은 애초 중국에서 붙인거고 편저자의 사부가 만든 것은 그게 아니잖은가?
그렇게 아까운 것을 어찌 이기목씨는 출판을 해서 돈받고 팔았으며 편저자에 이르기까지 그걸로 강의하고 상담하며 밥벌어먹고 살고 있단 말인가?
이건 유튜브초기에 지금과 같이 경쟁적으로 올리고 광고까지 하기 전 각종 음악이나 연주의 저작권자들이 무료로 유튜브에 올리는 것을 꺼리며 이해하지 못하던 것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지금 사회적으로 명리학이 대중화된 것은 더 이상 비전이나 비결 뭐 그런 것 없이 경쟁적으로 다 유튜브 등에 공개하고 책도 출판되어 그럼으로써 공부 해보려는 사람들로 시장이 커지고 또 일반인의 인식이 향상된 것에 크게 기인한다.
고래로 비인부전이라고 하는 말이 있어왔다. 그 바람에 온갖 비전,비법,극비,특비 등등 별별 괴문서가 나돌아 사람을 현혹하기도 하지만 그게 사람이 아니다 싶으면 억만금을 준대도 함부로 전해서는 안된다는 말이었다. 그럼에도 편저자는 금전적 탐욕에 눈이 멀어 터무니없는 가격에 제대로 검증된 것인지의 여부도 불분명한 지식을 판다고 광고까지 한다. 이는 비단 이 편저자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몇몇 저자들도 그런 행태를 보이고 있어 이쪽 분야에 대해 영 불쾌하고 심한 거부감마저 드는 것이다.
토론과 공론화를 통해 학문을 발전시키기보다는 선배의 지식나부랭이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사유화해서 그저 자기 밥그릇시하는 편저자의 행태가 영 기분 나빠서 읽기 싫고 그냥 모두 반품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만약 인터넷 발명자가 지적재산권등록을 했더라면 인류는 얼마나 값비싼 비용을 치렀어야 했단 말인가. 하물며 이건 없어도 그만이고 다른 대체재가 많은 기문둔갑과 또 그 일부 학설에 이르러서야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편저자와 이후의 전맥자란 사람들도 향후 다른 사람들의 학문적 성취를 함부로 차용/도용하지 말고 그대로 딱 그 자리에 멈춰 고여 썩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