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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모든 말들 - 지혜롭고 재치 있는 여성 작가들이 사랑을 말할 때
베카 앤더슨 지음, 홍주연 옮김 / 니들북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사랑에 관해 시대를 풍미했던 여러 여성작가들이 작품에서 표현한 말들을 엮었다. 수많은 짧은 문장으로 한글과 영어가 같이 실려있다. 단순하게는 영어 공부하기도 좋고, 한 문장 한 문장 읽을 때마다 한글과 영어 각각 나름의 다른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다. 글 쓸 때 사랑에 대한 내용에 있어서 인용하기도, 혹은 짧은 문장으로 필사하기도 좋아 보였다.
사랑에 대해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 문학작품으로 검증받은 이들의 특유의 상상과 문장력으로 표현된 사랑에 대한 이미지와 생각이 재밌다. 색다른 깨달음을 주기도 하고, 의미를 헤아리는데 시간을 뺏기는 경우도 있다. 책이 마치 요구하는 듯하다. 사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너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누구나 각자의 답이 있을 것이다. 앞으로 변할 여지도 많고,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랑을 하든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랑에 대한 생각의 스펙트럼은 얼마든지 넓어질 수 있다. 그래도 사랑하다 아플 때가 아닌 시기에 사랑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있었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이 경험한 바를 토대로 장황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보다 짧고 굵게 툭툭 던져지는 작가들의 문장이 효과적이었다. 각자 자기만의 불멸의 문장이 남겨지기까지 그들은 어떤 사랑을 해왔을지, 혹은 상상하며 그려왔을지도 궁금했다.
한 번에 봐도 아름답기도 하고, 의미가 깊어 보이는 문장들도 있다. 그럴 때면 작품 속에서 어떻게 녹아들어 갔는지, 이런 사랑이 그려진 작품이 어떤 건지 궁금해졌다. 작가마다 사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새기다 보면 지난 사랑의 장면들이, 들리는 이야기들 이해에 도움 되는 것도 같다. 내가 가진 믿음이 보수적인지, 시간이 지나 바뀌어서 받아들여야 할지 걱정되던 면도 해결된다. 일치하는 생각이 있으면 단단한 뒷받침이 되니까. 사랑에는 이런 모습도 있구나 음미하며 지나갈 수도 있다. 장마다 테마가 다르고 테마 속에서도 작가의 문장을 소개하기 전에 개개인의 문장에서 알 수 있는 특색을 간략히 소개한다.
짝을 만나면 사랑에 있어서 완전히 성숙한 것일까?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연애를 넘어 결혼해서 백년해로까지 하는 사이 안에서의 사랑이 무결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간접적으로는 미디어나 소설 등으로 다양한 모습의 사랑을 접한다. 그렇게 쌓이는 것이 사랑하는 데 있어서 훈련되고 성숙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나와 알맞은 사랑을 맞춰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마치 이렇게 수많은 사랑에 대한 생각들로부터 나와 코드가 맞는 걸 만날 때마다 희열이 느껴지듯이. 사랑에 대해 생각이 많거나, 사랑을 하고 있거나, 그냥 예쁜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