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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부자의 세상을 읽는 지혜 - 그들은 어떻게 부자가 되었나?
이준구.강호성 엮음 / 스타북스 / 2021년 12월
평점 :

돈이나 부의 흐름에 대해서 어디서 바라보는지 관점이 다양한데, 보통 현대에 성공사례나 인물들의 조언에서 얻기 마련이다. 특이하게도 이 책에서는 이 전 시대에 살았던 우리나라 부자들로부터 가르침을 얻는다. 지금과 시대 상황이나 부에 관련된 요인들이 많이 다르지만 그럼에도 여러 부자들을 탐구하면서 배울 점들이 있었다.
조선시대라 해서 부자들이 갖춘 성품은 다르지 않았다. 가진 부의 양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를 기반으로 좋은 영향력을 뻗쳐서 풍요로움을 늘리는 사람들이었다. 요즘은 재테크에 관심이 늘면서 경제, 금융 지식을 공부해야 하는데 그 시절에는 그런 학문이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살면서 부닥치는 경험과 통찰을 토대로 자신만의 노하우로 버티면서 살아온 결과라니 더욱 놀랍다. 이름이 경제나 금융으로 붙이지 않았을 뿐, 시장의 흐름이나 사업 지식 같은 걸 책으로든 말로든 전하는 수단이 어쩌면 있지 않았을까 상상도 해본다.
나이 먹어 돈을 벌어보고, 삶의 경험도 쌓이다 보니 어릴 적 부자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변했다. 그저 돈을 권력 삼아 악덕하기만 한 게 아니라, 자기계발의 끝판왕들 중 하나라는 점. 그저 돈이 많거나 적을뿐 사람이 착하고 나쁨, 철저하거나 무능하거나는 똑같다. 요즘은 보기 어려운데 명문가는 그들을 일으켜 주는 가훈이라는 게 있었다. 책에 나오는 부자들 가운데서도 철칙같이 가훈을 지켜 대대로 부를 누린 집안이 있었다. 개인으로서 건 가족단위에서건 남들과 다른 자세와 철저함을 지녔기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으로 부자가 된 것이다.
조선 부자가 특별한 것은 지금과는 다르게 신분제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부의 세습이나, 계급에 따른 부의 획득의 한계가 명확했다. 자본주의 시대에 돈이 벼슬인 거 같은 분위기가 만연하긴 하지만, 그런 차이에서인지 지금과 조선시대에 부자가 되는데 필요한 것이 달라 보인다. 요즘은 성공에 운도 있어야 하고, 투자지식과 경험을 많이 강조하는데 여기 소개된 부자들은 남다른 인품이 드러난다. 어지럽고 철벽같은 세상에서도 이치를 깨닫고 역량과 성품을 길러서 자신뿐 아니라 널리 이로움을 퍼뜨렸다.
태생부터 부나 권력을 타고나지 않았음에도 신분사회의 계급질서를 극복해 낸 것은 지금과 같이 예측불허인 복잡계에서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일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지금의 부자들도 하나같이 강조하는 것이 공부를 멈추지 말고 아껴 쓰거나 투자하라는 것 외에 자신을 단단히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베풂으로 선순환을 넓히는 것. 책에 소개된 부자들은 부자라는 이미지와 실제로 누린 부로 인해 풍족한 것이 돈이 먼저 보이겠지만 그것이 없었다해도 진정 풍요로웠던 것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이로웠을 내면의 것이었다.
*리딩투데이 리투사랑해유 지원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