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미래를 보지 못하고 현재만 보는 사람이 더 유리할 때도 있어. 여자가 말했다. 과거를 잊을 수 있으니까. 과거를 잊을 수 있기 때문에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 그러니까, 내가 널 지켜줄게. 과거로부터. 너를 지켜줄게. - P128
엄마가너한테 그 돈을 왜 들였나 모르겠다. 돈을 들이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말해. 여자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면 아빠 심정이 이해가 가. 엄마를 막 때리고 가구도 다 때려부수고 싶어. 그 입 좀 닥치라고여자는 갑자기 오랜 시간이 지나버린 듯한 이상한 기분을 다시 느꼈다. 좀 진정이되네.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까. 여자가 웃었다. 엄마를 때리고 싶다는 고백에 대해서는 그다지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ㅣ - P126
지그리고 우리 엄마는 맨날 어디가 아파. 병원 가보면 별것도 아닌데 그냥 내 관심을 끌고 싶은 거야. 엊그제는 나한테 자기 눈알이 튀어나온 거 같지 않냐고 몇 번이나 물어봤어. 눈이 아프대. 내가 보면그냥 나이가 들어서 볼살이 빠져서 그런 건데. - P126
기분이 이상하다. 갑자기 수십 년이 지나가버리고, 내가 아주 나이를먹어서 이 자리에 다시 와 있는 것만 같아. 여자가 바 테이블에 엎드렸다. 고양이가 여자를 따라 같이 엎드렸다. 몇십 년 뒤에 나는 바로이 장소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서 고양이를 쓰다듬는다. 여자는 갑자기 미래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P124
모르는 노래였지만 그 순간 여자가 딱 듣고 싶었던 그런 종류의 음악이었다. - P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