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 번쯤은 파리지앵처럼
황희연 글.사진 / 예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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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얼굴은 생기롭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기 하다만, 세상의 둘레를 마음으로 읽은듯, 여행자의 모습에선

늘 따뜻함과 여유로움이 엿보인다.  여행을 떠날때의 설렘과 걱정 , 그리고 기대에 찬 어깨와 뒷모습을 돌아보면

짐짓 긴장한 얼굴조차도 여행지에서 담아올 에너지와 , 마음으로 담아올 여정도 그들의 밝은 웃음속에 자리하고

있는듯 여유롭다.

 

얼마전 부산여행을 하면서 , 다음 예정지를 앞두고 휴식도 할겸 , 들어간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노부부의 얼굴이 그랬다.

꽤나 나이가 들어보이는 부부는 나란히 앉아, 아주 느리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여행에서의 추억들을 꺼내놓으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마나 , 재미있게 , 여행이야기를 꺼내놓던지 우리 부부도 넋을 잃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세월의 흔적이 주름으로 보여지는 나이임에도 그 노부부의 얼굴은 다른 젊은 연인들보다도 생기로웠고 ,

눈빛하나하나가 함께 그 장소, 그때의 추억을 그려나가는게 분명히, 느껴졌다.

그 모습은 우리 부부에게도 또하나의 여행 추억이기도 하지만, 여행은 이렇게 누군가에겐 어디서든 꺼내볼수  

추억이기도, 삶의 활력이기도, 삶의 재발견 이기도, 또다른 나를 살아보는 일이기도 하다.

 

<일생에 한번쯤은 파리지앵처럼> 은 이런 여행자의 여행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많은 여행 에세이중에 나를 

단번에 사로 잡은건 그녀의 잘나가던 이력보다, 그 이력을 버린 용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가가 되기로 결심한 그녀의 갖은 이유도 난 사랑스럽게만 느껴졌다. 

 억지로라도, 어느 여배우처럼 자기 자신이 사랑스러워 미치겠다고 외치고 싶은 사람이 ,

반듯한 삶에 흠짓을 내버리고 사람이 다닌 여행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싶었고,  영화평을 쓰고 업무보고서를 

 작성하는 대신에,  어디로 떠날지 고민하며 달콤하다는 그녀의 달콤한 말에, 매료되었다.

 

유럽부터 동남아까지 , 리얼하고도 리얼한 그녀의 여행 이야기는 며칠동안 날 프랑스도, 아름다운 섬 중앙에  

떨어뜨려 놓기도 하였다.

생의 첫 프로포즈를 여섯번째 부인이라니 ! 하며 같이 흥분하기도 했고, 메테오라의 수도원을 걸어가며, 경건함 앞에  

고개를 숙이기도 모네의 정원에 앉아 내가 그리고 싶은것만 가득 그려넣어 보기도 하였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구며 한장한장 그녀의 추억을 함께 넘기며 알수없는 편안함을 느끼기도

녀의 뒤를 따라 걸으며, 마주하는 또다른 세상과,  많은 사람들속에 유쾌함에 ,  그녀의 말을 빌려, 나또한 상상할수

있는 세상이 한뻠 더 커진것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여행코스에 대한 경비, 그리고 여행지의 독특한 최고코스를 보며 훌륭한 가이드북이

사람들에 지치고 , 노곤하고도, 떠날꿈을 꾸는 사람들에게는 그녀의 글과, 사진들이 일상의 기지개를 펴는  

책이 될것이다.

반복되는 삶에, 권태로운 삶에 , 지금 당장 벗어나고 싶다면, 그렇지만 떠날 기회가 되지 않는다면 꼭 이책을  

읽어보라  권하고 싶다.

상상할수 있는 세상이 한뻠 더 , 마음의 여유가 한뻠 더 , 커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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