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 가볍지만 어려운 책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ㅣ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표지부터 눈에 쏙 들어온 책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만화풍 표지와 대화체, 소설 속의 캐릭터성을 부각시키는 소설을 라이트노블이라고 한다.

라이트노블 자체가 생소하고 독특해서 이 부분 하나만으로도 재밌었다.

스토리 라인이 탄탄한 JRPG 게임을 좋아하는 내게

이 "라이트노블"은 스토리가 탄탄한 한 편의 게임처럼 다가왔다.

주인공 사쿠라와 이 옆에서 소설을 이끌어가는 동급생 하나모리

어리바리한 남자 주인공과 누나처럼 주인공을 막대하면서 그의 성장을 돕는 히로인

딱! JRPG 기본 파티구성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신 아르바이트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풀어가는 이야기들은

마치 내가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엔 소설 구성의 신기함을 가졌던 만큼 가볍게 읽기 쉬운 책이라 생각했다.

마치, 사신 아르바이트를 가볍게 장난처럼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악덕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한

주인공 사쿠라처럼..

이미 죽었지만 세상에 미련이 남아 떠도는 사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면서

사쿠라가 성장해 가듯이

나 또한 가볍게 시작했던 책이 무겁게 내려앉는 이야기가 되었다.

나름 화려했던 잘 나갔던 과거를 가졌지만

현재는 시급 300엔 극악의 업무 조건의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는

무엇도 꿈꿀 수 없는 상황의 사쿠라는 사신이 되어 사자들을 만나면서 구원받을 수 있었던 것일까.

우리는 나의 죽음의 시간을 알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내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데 왜 내 주변을 살피지 않고 사는가였다.

가족, 이웃, 내 생활을 좀 더 사랑하고 좀 더 표현한다면

나는 세상에 미련 있는 사자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정답은 없을 것 같다.

그저 현재의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서로가 서로의 사신이 되어주는 것은 어떨까.

가볍게 시작했지만 내겐 무겁게 끝나는 책이었다.

사신이 ‘사자‘를 구원한다.덧붙여 ‘사자‘를 통해 사신도 구원받는다.
이것이 바로 이 세상의 진실 아닐까.무엇 때문이냐고 물어봐도 모른다.
근거는 하나도 없다.하지만 나는 그들을 접한 덕분에 오늘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
‘사자‘와 마음을 나눈 덕분에 거짓을 하나 버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