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쓰여 있었다 -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일기에는…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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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입니까? 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바로 대답할 수 있다.

마스다 미리와 히가시노 게이고.
이 두사람의 공통점은 일본 사람, 오사카 출신이라는 것도 있지만 (나에게는 오사카 취향이 있는건가?)
나의 이십대 중후반- 그리고 앞으로 만날 오늘들. 내일들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마스다 미리를 처음 만난것은, 누군가의 인스타였다.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라는 책을 인스타에서 보고 나서 부터
그녀를 향한 나의 사랑은 시작되었다.

어떻게 보면 문장이 너무 간결하고 쉽기 때문에, 별 내용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녀의 만화와 글들은 매번 다시 읽어도 나에게 있어서 따뜻한 위로와 큰 성찰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신간, 마스다 미리의 그렇게 쓰여 있었다 는
그녀가 어려서 부터 누린 그 하루하루가 지금의 오늘을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게 해주었다
과거의 오늘, 그 오늘들이 모여 만들어진 오늘날의 오늘

에세이로 이루어진 이번 책도 그녀의 개인적이고 단편적인 회상과 혼잣말?로 이루어져있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그녀와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나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어떻게 보면, 그녀는 세상에서 대단히 성공한 여류 작가중의 하나이다.
직업도 다양하게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수필가로 성공한 그녀의 일상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책을 보고 그녀도 나와 다름없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하나하나 생각하는 것이 너무나 귀엽고 우습기도 하고, 
성공한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했던 내 모습이 우스워졌다
그녀가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이유는
그녀안에 일상적인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나와 같은 보통 사람들이 읽고 삶의 위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네' '나와 별다를 것 없구나' 처럼 말이다

수짱이 나오는 다른 작품들을 보면서 떠올렸었던 생각은 미리 상은 삼십대 중후반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물론 작품을 쓰셨을 당시는 그 나이대 였을수도)
이 책에서 보니, 벌써 그녀는 사십대 중반인듯하다

사십대의 여자가 이렇게 귀여울 수 있다니
내가 어렸을 때에는 사십대가 넘은 엄마를 나와는 전혀 다를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또한 내가 어른이 된다면 어린 내가 좋아하던 것과는 담을 쌓으며 전혀 다른 사람이 되겠지?
나도 엄마와 같은 사십대가 되며, 어린아이에서 어른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십여년이 지난 나는 사실 똑같았다

생각하는 것, 좋아하는 것, 나이를 들어간다고 해서 취향과 성격이 크게 뒤바뀌는 건 아니었다.
왜 그 전에는 나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해서 엄마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엄마도 사십대의 시절은 작가님과 같은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우리 엄마의 잃어버린 오십대. 투병을 하면서 잃어버린 엄마의 오십대. 엄마의 오늘을.
나도 함께 일궈나가며 앞으로의 오늘을 감사하며 기록하며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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