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행방 새소설 3
안보윤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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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예상치 못한 때에 찾아왔다

그 슬픔에 대해 누구도 준비하고 기다릴 사람은 아무도 없을것이다

나도 어렸을 적 아버지의 죽음을 감당하면서

너무나도 길고 긴 어둠의 시간을 보냈었다

건강하던 아빠가 투병을 하게되고, 갑자기 환자가 되고,

갑자기 얼마살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시 어린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이야기였다

아빠가 아픈 와중에도 나는 여전히 철이 없었고

여전히 대들었고, 아빠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빠가 눈을 감으셨을 때, 그게 왠지 나때문인것만 같고

항상 셋이었던 우리집이 둘이 되었을 때

큰 중추 역할을 했던 아빠가 없는 빈자리는 너무나도 컸다

그게 내 밤의 시작이었다

누구나 밤의 시간은 온다

세상에 누구나 영원히 살 수 없는 것을 알고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고

그 주변의 사람들이 죽음을 목격한다

어제까지만해도 내 옆에서 살아 숨쉬었던 사람이

갑자기 한 순간에 없어져버리는 걸

어쩔수 없는 일이고

운명이 그러한 것인데

누구나 평범함을 꿈꾸며 나에게는 왜 그런 평범함이 오지 않는지

절망하고 반문한다

이 책의 주인공 또한 어쩔수 없는 딸의 죽음을 경험하게 되고

폐인처럼 지내다가 믿을 수 없는 나뭇가지 반을 만나서

사람들의 죽음을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누구에겐 그저 스쳐지나갈 수 있는 사람이고

이름모를 사람일 뿐일 수 있지만

그 누구들 모두 각자 소중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도 누구의 소중한 사람이고, 각자 나름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비단 천지선녀 점집에 찾아오는 사람들만을 그려서가 아닐 것이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의 저마다의 이야기, 저마다의 슬픔을 헤아리며

또 그 가운데서 자신의 삶의 이유를 찾아 살아가는 것

그렇기에 나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한다는 것

너무나 죽음을 생생하게 그려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치유가 시작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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