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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낭만적 밥벌이 - 89년생 N잡러 김경희의
김경희 지음 / 밝은세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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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이제 먼저 주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 한계를 두지 않고, 우선은 최선을 다해본다. 그게 스스로의 몸값을 높이는 일임을 알고 있으니까. 내 그릇을 키울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니까. / 67p

그렇게 지리멸렬한 시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게 1부터 10까지 모든 과정을 좋아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그저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커서, 싫어하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껴안고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 208p

계속 시도하면서, 운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닦아놓는 것. 도둑놈 심보가 아닌 운을 조금은 기대하되, 그저 해야 하는 일 잘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 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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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차 한 잔 마시고 들어가서 서른한 끼를 꼭꼭 씹어먹고 숭늉으로 마무리까지. 오키로북스 전문경영인으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김경희 작가님을 보면 어떻게 일을 저렇게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을 통해 일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저자는 때로는 각자가 삶을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굉장한 큰 힘이 되기도 한다고 말하며 은유, 김하나 작가를 언급했는데 나에겐 김경희 작가가 그런 존재라는 것을, 당신도 누군가에겐 힘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서른을 앞두고 일에 대한 고민이 점점 늘어간다. 내가 이 일을 40대가 되어서도 할 수 있을지, 다른 일을 한다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무엇을 준비해놔야 하는지 등등. 누가 정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너는 이 길로 가면 된다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수백 번 생각하지만 정답은 내가 찾아가야만 하는 거겠지. (선택에 정답이 있기야 하겠다만)

여기서 일한 지 이제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껏 해온 일에 대해,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생은 길고 앞으로 일할 날은 많이 남았으니 종종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무튼 오늘도 출근하겠습니다.

*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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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도와달라는 말을 못할까 - 부담은 줄이고 성과는 높이는 부탁의 기술
웨인 베이커 지음, 박설영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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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은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 내가 한 부탁이 상대에게 혹여나 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쉽게 부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탁을 통해 어려운 일을 해결했던 경험을 얘기하면서 그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책에는 기버와 리퀘스터의 네 가지 유형이 나오는데, 자주 돕고 자주 부탁하는 ‘기버-리퀘스터’, 자주 돕지만 부탁하지 않는 ‘매우 관대한 기버’, 이와 반대로 자주 부탁하지만 돕지 않는 ‘이기적인 테이커’, 돕지도 부탁하지도 않는 ‘외로운 늑대’가 있다. 나는 부탁하기와 베풀기 모두 7점 만점에 3점 대로 외로운 늑대형이 나왔는데 저자는 외로운 늑대보다 관대한 기버, 또는 차라리 이기적인 테이커가 되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부탁을 해야 될까?

훌륭한 부탁문은 ‘스마트 SMART’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다. 즉 구체적이고, 유의미하고, 행동 지향적이고, 현실적이고, 시간 제한적이어야 한다. / 96p

“이거 관련된 정보 좀 주세요.” 뭉뚱그려 말하지 말고, “이번 분기 아무 때나 해주세요.” 마감 시점을 모호하게 하지 말고, 당연히 터무니없이 비현실적인 부탁을 해서는 안 되고. 그리고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이유를 설명하라고 말한다.

의외였던 부분은 부탁을 들어준 사람뿐만 아니라 부탁을 한 사람에게도 부탁해줘서 고맙다고 칭찬하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야 누구나 부탁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고 도움을 주고받는 순환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소셜 살롱 문토의 데일리 마케팅 카톡방에서 부탁의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접하고 있다. 문토의 마케팅 모임에 참여했던 분들이 모여있는 카톡방인데 캠페인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고, 대행사 등 업체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나는 조금 소심해서 카톡방에서 어떤 걸 부탁한 적은 없지만 이 책을 통해 부탁을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조금 사라진 것 같다. 나중에 필요한 일이 있으면 도움을 요청해봐야지.

일을 할 때 남에게 피해줄까 봐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끙끙 앓고 있다면, 도와달라고 하느니 차라리 내가 하지 하며 매일같이 야근을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부탁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아니 부탁은 많이 할수록 좋은 것이다.

#이니의한줄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서 도움을 받는 사례의 90퍼센트가 부탁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면 아무도 나를 도울 수 없고, 내가 말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 11p

이때 목표는 오랜 시간 꾸준하게 베풀고 또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하면, ‘회계장부’상 특정 일자의 결산 금액이 어긋나더라도 장기적으로 손익분기만 맞으면 괜찮다는 태도가 필요하다. / 43p

또한 그는 거절이 개인적 차원이 아님을 깨달았다. 거절은 하나의 의견일 뿐, 아이디어의 가치에 대한 객관적인 진실이 아니다. / 1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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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사피엔스를 위한 뇌과학 - 인간은 어떻게 미지의 세상을 탐색하고 방랑하는가
마이클 본드 지음, 홍경탁 옮김 / 어크로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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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길치다. 심지어 고등학생 때는 이사 간 지 얼마 안 돼서 아파트 단지 내에서 길을 잃었다. (총 11동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아파트 단지였음에도) 심각한 길치에 지도도 제대로 보지 못해서 데이트를 할 때면 항상 남자친구가 네이버 지도 어플로 길을 찾아준다. 그런 면에서 길 찾기와 뇌과학을 접목한 이 책이 정말 흥미로웠다.

여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남자들보다 공간 능력과 기술적인 측면이 부족하다고 믿는 부모와 교사에 의해 문제가 더해져, 대개 여자아이들은 다양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장난감과 놀이(트럭 레고 블록, 비디오 게임, 지도 읽기 등등)에서 멀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과학이나 수학 같은 과목에서 처음에 남자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던(그리고 길 찾기에서도 충분히 실력이 있었던) 여자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상당수가 뒤쳐지거나 흥미를 잃기 시작해서 대학에 갈 나이가 되면 이과 과목에 관심이 없어지게 된다. / 184p

이 부분을 읽고 손뼉을 딱 쳤다. 공교롭게도 내가 수학을 포기하기 시작했던 것도 딱 중학교 2학년 때 도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책에서도 178p에 머릿속으로 회전하기 테스트가 나왔는데 정답을 맞히지 못했다. 내 눈엔 a, b, c, d가 모두 정답 같았다) 이래서 내가 길을 못 찾나 봐, 하며 합리화를 하다가 나중에 자녀를 키우게 되면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키워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핀란드와 스웨덴처럼 여성이 동등하게 자원과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나라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길 찾기 능력의 차이가 가장 작았다. 연구에 따르면 생물학적 현상보다는 문화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교육을 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공간 능력이 좌우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지금부터라도 성차별적인 인식을 조금씩 깨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다음 여행에서는 딱 하루만이라도 GPS를 끄고 주변을 느끼며, 하나하나 관찰하면서 돌아다녀야겠다. GPS에 끌려다니는 여행이 아닌, 내가 있는 곳을 알고 내가 가야 할 곳을 아는 그런 여행을 해야겠다. 세상에는 지도에 담기지 않은 매력적인 것들이 수없이 많으니까. 거리에 핀 꽃들, 파란 하늘, 고양이 같은 것들은 지도에 담을 수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문장 하나 인용하면서 마무리해야지.

“우리는 길을 잃고 나서야, 바꿔 말하면, 우리는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우리가 있는 곳과 우리 관계의 무한 확장을 깨닫는다.” / 322p

#이니의한줄

첫 번째 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찌 보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치 사는 것과 떠나는 것이 모두 동일한 여행의 일부였던 것처럼 말이다. 길은 인생이 펼쳐지는 곳이었다. 사람들이 실제 여행이나 비유적인 여행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는 것처럼, 길 위의 인생에는 어린 시절의 깨달음이 깃들어 있다. 그러한 과정을 통하여 공동체 의식 또한 발전했다. / 32p

우리는 우리가 가는 곳이 어디인지 제대로 알지 못해도 세계 어느 곳에나 갈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대부분 정착해서 산다. 맹수의 공포에 두려워 떨거나 식량과 물을 찾아 끊임없이 길을 떠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선조가 사용한 방법과 똑 같은 식으로 지명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 우리는 여전히 길을 찾아다닌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우리의 주변 세상을 발견하는 데 필요한 인지 장비를 갖추고 있다. 우리를 둘러싼 물리적인 환경은 우리의 행동과 감정에 영향을 미친다. / 36p

GPS를 이용해 길을 찾아가는 것은 맹목적으로 남에게 이끌려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해마를 훈련하는 데 효과적이지는 않다(사실 뇌의 완전히 다른 부분을 사용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형을 연구하고, 내가 가려고 하는 곳과 내가 있는 곳의 상대적인 위치를 그려서 (다시 말해, 인지 지도를 구축하여) 길을 찾는 것이 인지 능력이 풍부해지는 길이다. 이것은 특히 우울증이나 PTSD 등의 장애로 해마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에게 좋을 수 있다. / 140p

하지만 아델은 늘 자신이 있었다. “저는 깨끗이 포기할 겁니다. 그리고 다시 무엇이든 해볼 겁니다.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는 시간이 있고, 하고자 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 대부분 할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 193p

하지만 GPS에 의존하면 잃는 것이 많다. GPS는 세상을 디지털 기기에 내장된 추상적인 개체로 바꿔버린다. 공간에서 우리의 위치에 대한 절대적 확실성에 대한 대가로 우리는 위치 감각을 희생한다. GPS를 이용해서 길을 찾으면 주변의 윤곽과 빛깔이 어떤지 알아보거나, 우리가 지나온 교차로의 수가 몇 개인지 기억하거나, 풍경과 특징에 주목하거나, 얼마나 지나왔는지 기록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주변 환경에 무관심해질 수 있고, 주변 환경에 무관심해지면 무지해진다. 여행을 다녀와서 할 이야기가 없어지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길잡이가 될 수 없다. / 31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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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 -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힘은 무엇일까? 테드 사이콜로지 시리즈
댄 애리얼리 지음, 강수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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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월급이 쥐꼬리만해서 일할 맛이 안 난다며 친구들에게 불평을 하곤 했다. 놀라웠던 점은 돈을 많이 줄수록 생산성이 그에 비례하여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생산성이 감소한다고 한다. 연봉 올려주고 상여금도 주면 더 열심히 일할 텐데 하며 친구들과 한탄하는데 돈이 동기부여가 안 된다니..!

인센티브를 주면 그다음 날엔 ‘어차피 오늘은 더 주는 것도 없는데 대충 하지 뭐’ 하며 사기가 떨어져서 돈을 받지 않은 그룹보다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더 놀라운 건 돈보다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가 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돈도 주고 칭찬도 해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돈, 피자, 칭찬, 대조군 네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는데 칭찬이 제일 효과적이었다. 생각해보니 한 프로젝트를 끝내고 '어떻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도 안 하냐'며 동료들끼리 뒷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말은 즉 우리는 인정받길 원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직원들의 노력을 인정해 주면 그들의 근로 의욕은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을 잘 해냈을 때 팀장님이 따봉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척 올려주곤 하는데 그날은 평소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어떻게 동기 부여를 얻을 수 있을지, 팀원에게 어떻게 동기 부여를 줄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20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분량이라 금방 읽을 수 있다.

*동기란 무기력함을 극복할 때, 아주 미미할지라도 삶을 제어하는 능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때에 자라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22p

*그러니 당신도 매일 반복해야 하는 일이 지겹고, 그 지겨움까지도 지겹다면, 그래서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권태롭다면, 이렇게 생각하라. ‘어차피 돌은 굴려야 한다. 그렇다면, 재미있게 굴리리.’ 작은 생각의 변화가, 당신은 물론이고 당신 주변 사람들에게도 좋은 ‘다름’을 가져다 줄 거다. / 60p

*한정된 파이를 나누려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파이 자체를 확장하려는 태도는 어디에서나 필요하다. 이는 곧 직장에서도 돈 외에 다른 형태의 인센티브를 도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 114p

*나는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지만, 이것만은 말할 수 있다. 노동이 가지는 더 큰 의미를 파악하지 못 하면, 우리는 현대판 핀 공장 노동자로 전략하고 만다. (중략) 우리가 하는 일에 의미 있게 몰입할 때, 우리의 행복과 생산성은 커진다. 아무도 지지 않고, 모두가 이기는 방법인 것이다. / 1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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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해석 - 당신이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말콤 글래드웰 지음, 유강은 옮김, 김경일 감수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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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블랜드라는 여성과 앤시니아라는 경찰관과의 대화로 시작해서,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 발생하는 오류 3가지를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처음의 사례에 적용하며 마무리 짓는다. 말도 안 되는 사건으로 시작해서 과연 이 사건의 내막에는 어떤 일이 있는 건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독자로 하여금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세 가지 오류에 대해 요약하자면, 진실기본값 이론은 상대방이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미리’ 판단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놓고 거짓말하는 스파이를 몇 년 동안 눈치채지 못한다.

다음으로 투명성 가정의 실패는 내면(불안함)과 태도(말을 더듬는)가 불일치할 때 진실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며 불안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쉽게 알아낼 수 있지만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초조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보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오해한다.

마지막으로 결합의 파괴는 금문교의 예를 들며 금문교에서 자살 행위가 많이 일어나는데 80년도 더 지난 뒤에 자살방지 구조물이 설치되었다고 말한다. 구조물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자살할 사람들은 구조물을 설치해도 다른 방법으로 자살할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살하려는 결심과 그 특정한 다리가 결합되어야만 자살행위가 일어난다.

처음에는 이해가 잘 안돼서 몇 번이고 다시 읽었는데 세 가지 오류에 대해 알아가고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빠르게 읽혔다.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라는 상황 하나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저자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중간쯤 읽으니 어느 순간 몰입해서 읽고 있었다. 물론 이 책을 완독하고 나서도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똑같은 오류를 범하겠지만 이러한 이론이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낯선 사람을 보고 곧바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그의 말과 행동에만 집중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 사람이 어떤 세상에서 살아왔고 어떤 세상으로 가려 하는가도 봐야 한다. / 10p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 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은 미묘하고 복잡하며 불가해하니까. 하지만 낯선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75p

당신이 누군가를 믿는 것은 그에 관해 아무런 의심이 없기 때문이 아니다. 믿음은 의심의 부재가 아니다. 당신이 누군가를 믿는 것은 그에 관한 의심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 107p

우리는 낯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탐색에 실제적인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절대 진실의 전부를 알지 못할 것이다. 온전한 진실에 미치지 못하는 어떤 수준에서 만족해야 한다.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올바른 방법은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하는 것이다. / 3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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