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깡이 (특별판) 특별한 서재 특별판 시리즈 3
한정기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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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깡깡이 (특별판)/ 한정기/ 특별한서재/

2020.8.27 발행

 

한 손에 쏘~ 옥 들어오는 크기( 일반 책 크기의 2/3정도)

조선소의 바다를 바라다보고 있는 어린 남매들이 담긴 표지 그림에서 시대가 가늠이 되었다.

얼마 전에 읽은 한정기 작가님의 장편소설 <깡깡이>는 흡사 ‘몽실 언니’나, ‘아들과 ’딸 같이 비슷한 시대의 모습을 보여줄거간 생각에 책을 폈다.

 

<깡깡이>

대다수가 가난했던, 70년대 초중반 부산 영도 대평동 2가 143번지 동네의 5남매와 엄마의 이야기이다.

첫 목차부터 대평동 2가 143번지 라고 나오니까 ,대평동이 2가가 어디인지 궁굼해서 지도를 찾아봤다.

오남매의 맏이인 정은이는

경제적 무능함에 책임감 없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만나 돈에 쪼들려 억척스럽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어머니를 대신해 집한 살림과 동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학업을 포기한다.

 


아버지의 이 말은 꼼짝없이 묶여 기특한 딸이 되어야 했다. 칭찬은 좋은면 만은 있는 게 아니었다.

엄마의 이 말은 가족에 대한 책임감을 늘 불러 일으켜서 기댈 곳 없는 부모님께 힘이 되어드리겠다는 생각에 정은이는 스스로를 일찍 철이 들었다.

아버지가 사고 친 뒷수습은 늘 어머니 몫.

"교복은 엘리트보다 스마트가 더 예쁘지!"

오잉? 스마트와 엘리트가 이렇게 오래된 브랜드였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다

.

일찍 철든 정은이는 또래 친구들이 중학교 교복 이야기 할 때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자신의 집 망한 이야기를 남의 일처럼 얘기하는 숙희를 통해 정은이는 자신만 어려운 형편이 아니라는 게 위안이 되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일자리 구한다고 집을 나간 아버지를 대신하여 엄마는 오남매를 책임지기위해 깡깡이 일을 나선다. 젖먹이 막내 동우가 있어서, 정은이는 중학교진학을 포기하고 일하러 간 엄마대신 살림을 한다.

 

깡깡이 아지매들

낡은 배를 수리하거나 새로 페인트를 칠할 때 배의 녹을 떨어뜨리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깡깡이 아지매들은 자신들의 삶에 녹처럼 붙어있는 가난을 떨어내듯 안간힘을 다해 망치질을 했다.

“깡깡깡깡.......“

쇠와 쇠가 부딪쳐내는 깡마른 그 소리에는 가난한 살림을 붙들고 사는 깡깡이 아지매들의 결기도 섞여 있었고 칡뿌리처럼 감겨드는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기도 했다.

본문 p47

 

 

엄마와 함께 다섯 자식을 낳아놓고 다른 여자한테 가버린 아버지. 아버지를 대신한 엄마의 노동을 지켜보며 아이답게 자라지 못한 정은의 어린 시절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응어리 졌고 남자라는 인간 전체를 믿지 못하게 되었다.

막내아들은 여섯 살 때 길을 잃어버려 생사소식을 알 수없고, 장남인 동식이는 엄마의 집착을 피해 결혼 후 외국으로 떴다. 요양원에 계신 치매엄마. 발작에 정신은 온전치 않치만 엄마와의 그 시절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딸들에게는 자유롭게 살라던 엄마가 한없이 가엾고 이해가 간다.

맏딸이라는 책임감에서 벗어나자 엄마도 동생들도 비로소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이지 시작했다....(중략).... 스스로 자유로우니 동생과 엄마도 자유롭게 바라볼 수 있었다.

그것은 엄마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본문 p167

 

 

 

 

지나온 세월이 있으니, 어릴 적 자란 동네의 골목길의 그 모습이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그 어린 시절을 보낸 골목길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동네를 보고 있으면, 그 시절 지금 내 나이보다 훨씬 어린 엄마와 나를 마주볼 수 있을 것 같아 더 그리워지는 것 같다.


45여년 전 배경의 이 소설은 섬마을이 고향인 오남매의 딱 중간이었던 우리 엄마의 어린 시절, 어느 동네에나 있을 법한 아무개의 이야기 인 듯 담겨있는 듯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시대 상황들과 사투리 어투들이 낯설기는 했지만 마치 화면영상처럼 생생하게 보이고 음성지원되는 것 같았다. 한정기 작가님의 어린 시절 대평동에 살 때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화 했다고 하나,  자전적 이야기도 담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짐작해본다.

어른이 된 딸과 치매로 아이가 된 엄마. 그들은 서로를 마주하며 상대의 모습에서 자신을 발견하기도, 메울 수 없는 간극을 느끼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가족의 애틋함을 느낄수있는 <깡깡이> tv 소설 드라마 같은 이야기 이다. 처음 접해 본 한정기 작가님의 책 인데 다음 소설도 기대해 보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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