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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평점 :
이기적 감정 / 랜돌프M네스 / 더퀘스트
2020.8.24발행
대개 사람들은 나쁜 감정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한다. 나 역시 불안함을 인지하고 해소하기 위한 스스로의 방법을 찾고 애쓰고 있다. 그러던 중에 알고 읽게 된 책.
[이기적 감정]
처음에
‘감정은 유전자를 위해 움직일 뿐, 당신의 행복을 원하지 않는다’ 라는
카피가 눈에 들어 왔다.
부정적이고 고통스러운 감정들은 유전자를 위한 것이며, 인간본성에 관한 21세기 정신의학의 최전선의 보고라는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그럼, 우리가 감정을 바라보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줄 것이지 않을까. 위기가 일상이 된 코로나 블루 시대에 필요한 감정을 다루는 삶의 방식을 무엇인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책을 펼쳤다.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있으면 전체적으로는 14장의 작은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1부 왜 인간의 마음은 쉽게 무너지는가 에서는
어찌 보면 숙명일 수 있는 인간의 정신장애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과연, 정신장애가 질병인지 아닌지, 질병이라면 무엇인 문제인지 , 왜 인간만 유독 정신 장애에 많이 시달리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다. 물론 아직 답은 없다. 1부 마지막쯤을 넘기면서 더 혼란스럽고 머릿속엔 물음표가 가득차고 있었다.
1장 새로운 질문
인간은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했다. 그런데 왜 나쁜 감정들은 진화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았을까? 왜 우리는 여전히 고통스런 감정에서 시달리는가?
2장 우리는 아직도 정신질환을 모른다.
정신의학 진단은 불명확하다. 증상과 질병을 혼동하고 각각의 정신장애에 특정한 원인이 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제 진화적 관점으로 정신의학을 바라 볼 필요가 있다.
3장. 감정은 당신의 행복에 관심이 없다.
진화적으로 인간의 마음이 병에 걸리기 쉬운 여섯 가지 이유가 있다. 감정이 우리의 행복을 위해 진화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착각일 뿐이다.
2부 감정의 이기적 기원 에서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울과 불안이라는 대표적인 부정적인 감정에 관해 기술하고 이 감정들이 진화적으로 어떤 유용이 있는지 설명한다. 수 많은 정신장애 중 그래도 진화적으로 설명이 가장 잘 정립된 두 질환이 우울증과 불안장애다. 여전히 가설이 경합하고 있지만,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주제다. 저자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실제로는 유리한 형질이라는 식의 적응 주의적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논의를 전개한다.
4장 나쁜 기분을 느끼는 좋은 이유
감정은 개별상황에 알맞게 특화된 작동체계로 바라봐야 한다. 상화에 따라 불안, 우울, 슬픔 등의 나쁜 감정도 유용할 때가 있다. 이 사실을 알면 나쁜 감정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
5장 당신의 불안이 당신을 보호한다
슬데없이 보이는 불안도 정상일수 있다. 마치 화재감지기가 과민해서 거짓경보를 울려도 진짜 불이 났을 때 바로 울릴 것이라는 확산을 주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처럼.
6장 ‘가라앉은 기분’이 멈춰야 할 때를 알려준다.
순조로운 상황에서 기분이 들뜨면 기회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순조롭지 못한 상황에서 기분이 가라 앉는다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 전략이나 목표를 바꿀 수 있다. 상황에 따라 기분을 달리하는 능력은 진화적으로 유리하다.
7장 좋은 이유라곤 없는 끔찍한 기분
기분조절 시스템은 상황 변화에 따라 기분을 가라앉히거나 들뜨게 하고, 상황이 끝나면 기분을 기준선으로 되돌린다. 이 시스템이 고장 나면 양극성장애를 비롯한 중증 정신장애가 유발된다.
3부 사회적 삶의 기쁨과 슬픔 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더 심도 있게 전개 된다. 진화적 설명에서 더 나아가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철학적 시각을 느낄 수 있다. 개인의 감정과 행동, 도덕적 행동과 사회적 선택, 심지어 무의식적 억압과 인지왜곡이 가진 의미에 관해 본격적으로 진화적인 논점으로 전개한다.
8장.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삶과 감정의 맥락을 읽어야 한다
개인의 정서와 행동은 그 사람의 인생 목표와 계획이라는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개별기술적 접근과 법칙정립적 접근을 통합해 감정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다.
9장. 죄책감과 슬픔, 깊이 있는 관계를 만드는 힘든 감정
자연선택은 대가 없이 관계의 이득만 주지 않는다. 사회불안과 남들의 시선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이 그 대가이며, 최적의 배우자와 협동적인 친구가 그 이득이다.
10장. 억압과 왜곡, 때로는 나를 모르는 게 약이다
우리는 살면서 원하는 것을 다 얻지 못한다. 이때 무의식적인 억압과 방어기제는 정신적 고통을 피하고 가능성 있는 과업에 집중하게 해준다. 또 도덕적인 사람이 되도록 해주고 생존에 유리하게 만들어준다.
4부 고장 난 행동과 심각한 정신질환들 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비교적 발랄하고 가볍게 다룬다. 성기능장애, 그리고 신경성 식욕부진이나 폭식증 같은 식이 관련 정신장애에서 흔히 우리가 중독이라고 부르는 물질남용장에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간다. 과거 사회에는 없었거나 있어도 대수롭지 않았을 장애다. 현대문명이 새롭게 만들어낸 병이라는 말이다. 진화의학에서는 종종 냉소적으로 ‘ 인간이 만든병’ 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저자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식의 반문명적 주의적 처방을 제시하지 않는다. 인간이 없었어도 세상을 어떻게든 변했을 것이다. 변화에 저항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적응할 방법을 찾야야한다고 말한다.
11장. 나쁜 섹스도 유전자에는 좋을 수 있다?
불감증, 조기사정, 절편음란증(페티시) 섹스에 관한 문제는 왜 자주 발생할까? 다시 말하지만 자연선택은 인간의 행복이나 쾌감이 아니라 번식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12장. 원초적 식욕이 당신의 다이어트를 지배한다
체중을 줄이려고 몰두하다 보면 폭식으로 이어지고, 체중이 늘까 두려워하고, 이어서 더 강력한 다이어트를 하고, 체중의 기준점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탄생한다. 신경성 폭식증과 식욕 부진증에도 걸릴 수 있다.
13장. 끝없는 갈망이 당신을 좀비로 만든다
왜 인간은 뭔가에 쉽게 중독되는가? 인간 정신과 환경의 부조화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지금, 약물은 우리의 행동조절 시스템을 순식간에 장악하여 좀비로 만든다.
14장. 조현병, 자폐, 양극성장애, 적합도의 벼랑 끝에서 만난 정신질환들
조현병, 자폐, 양극성장애 같은 불행한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아직도 끈질기게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화적 관점을 따라 태생적 취약성, 적합도 지형, 통제 시스템에 새롭게 주목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감정 외에 다양한 정신장애에 관한 진화이론과 가설을 섭렵하고 있다.
평생 환자를 치료한 정신과 의사이자 진화의학 연구자로서의 학문적 경험과 지혜가 듬뿍 묻어나는 책이다.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정신장애를 둘러싼 개념적 혼란에 대해 개괄적이고, 진화적 접근법의 필요성을 설득한다. 우울과 불안을 중심으로 기존의 다양한 가설을 전개하면서 고통스러운 감정에 어떤 진화적의미가 있는지 이야기한다.
500페이지에 가까운 어마무시한 두께에 실린 내용을
한 마디로 정신장애를 진화론이란 틀에 집어넣은 책이다.
사회불안이 이렇게 보편적이고, 불안과 기분저하가 우리에게 필요한지, 궁극적으로 왜 우리가 나쁜 감정을 느껴야 하는지 가설과 예시로 쉽게 설명해준다.
어려울법한 진화 생물의학을 쉽고 흥미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이 책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라는 말의 의미를 알고 싶지 않은가?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