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할머니와 나
야베 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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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문 한켠에 실린 시사만평 같은 그림체, 세상 화려한 웹툰 속 그림체에 익숙해져있어서

책을 읽기 전 그림이 확 끌리는 편은 아니었다.

또한 일본의 출판문을 번역한거라, 책 자체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야함이 있어서 불편은 하지만,

금새 야베타로와 집주인 할머니의 에피소드에 빠져들게 만든다.

 

전 집주인과 재계약을 못하고.

새로운 독립생활을 꿈꾸며, 8년 전 월세방을 얻은 무명개그맨 야베타로...

그런데,

혼자 사는 느낌은 아니다.

조금 별난 집주인 할머니와 무명개그맨의 일상에서의 감성 촉촉하게 만드는 에피소드로 묶은 에세이집이다.

읽는 내내 빵 터지는 웃음은 없지만, 피식 미소짓게 되고,

그냥....부모님 생각이 마구 났다.

그리고 그는 아직 마흔 중반 가까운 나이에 아직 할머니의 댁 2층에서 따로 또 같이 산다.

그럼, 책속으로 들어갈 볼까?

 

EP.1 잘 다녀 오셨습니까? 

 

방을 구하는 시점에서 부동산 아저씨의 이상한 부탁??

혼자사시는 할머니는 참으로 기품있으시고, 멋지신 분이시지만....

연세가 많으셔서 무슨 일이 생기면 부탁한다니.....

그리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인사말...

건강하고 안녕하냐는 의미의...태어나서 처음들어보는 할머니의 인사말....

 

강녕하십니까?

 

그리 할머니와 안면을 트고 생활을 하는데....

비오면 비온다고, 빨래젖는다며...퇴근해서 집에오면 잘 들어왔나면서...

시도 때도 없이 할머니의 연락에 불편(?)하다.

"뭔가 혼자사는 것 같이 않아요~"

선배와 한잔하면서 이만저만 불편함이 많다고 토로하고 집에 들어오는 현관 손잡이에 묶여있는 낯선

보자기...

그 보자기엔 할머니의편지가 야베의 빨래와 함께 있다. (뭉클...)

 

그리고...귀찮아서 피하기만 했던 할머니의 전화를 냉큼 받고,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한다.

이들의 관계는 이렇게 시작된다.

 

EP.3 집주인할머니의 방

월세를 직접 드리면서 가까워져..

차 한잔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주고....

할머니께선 야베타로에게 소개팅(?)을 해주시려고도 한다.

할머니 나이에서 두바퀴아래 띠동갑....그래도 환갑이 넘은?? 히히힛

 

할머니의 이상형은 애수젖은 분위기의 맥아더장군이라니.. 재밌으셔~

 

EP.4 전등과 오야키

 

할머니는 야베가 계단아래 자전거를 세워두려고 센서 전등을 달아둔것을.

야베가 자신을 위해 지나갈때마다 어두울까봐 신경써서 전등을 켜준다고 생각하시기도한다.

 

EP.5 나눠주기

할머니는 자신의 음식을 나눠주면서 그릇도 함께 가져가라고 한다.

자신이 죽기전에 물건을 어서어서 줄여야 한다면서.

혼자사는 야베의 싱크대엔 할머니가 나눠주신 접시로 가득가득하다.

EP.6 가락국수와 반딧불이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

할머니랑 손 꼭 부여잡고, 가락국수를 먹으러가는 야베.

집주인 할머니가 점심먹자는 말에....

할머니 모시고, 할머니니의 사연가득한 가레로 가락국수를 먹으러 간다.

당시에는 전화가 이 가게에서만 가능했고,

이앞엔 반딧불이 많았고,

그러면서....언제, 이곳에 햄버거가게가 생겼냐면서...

시공을 초월하는 대화를 계속하게 된다.

 

EP.9 생일 서프라이즈

 

 

이동카트 없으면 넘어져서 자칫하면 죽거든요^^ 할머니의 저승유머~

세입자에게 생일전날 생파해주는 센스있는 할머니.

생일당일엔, 다른사람들과 기쁘게 보낼테니...미리해주신다는 센스가득한 할머니,

근데 마땅히 생일날에도 야베는 한가하다...

그래서..야베는 생각한다.

다음부터는 생일날 딱 맞춰주셔도 된다고~ ㅎ

 

할머니의 죽음을 대하는 자세, 저승유머가 참 센스있다.

 

 

 

 

87세라는 할머니...

연락처에는 살아있는 사람들보다. 죽은 사람들이 많고,

그렇기에 자신도 자신의 물건을 하나하나 정리하고 있다는 할머니.

당장 내일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기때문에,

할머니는 넘어지면 죽는다는 표현을 서슴지않고 하고, 이제 자신이 여행할 곳은 요단강밖에 없다고 아무렇지도 않고 유머스럽게 얘기하시나.... 듣는 사람입장에선 섬뜩섬뜩 하다.

 

 

야베가 할머니의 생신에 선물로 준 옷은...

외출할때 입는다면서 저승길갈때 입어야겠다고, 또 저승유머 날려주시니...

야베도 참 수명이 짧아질듯~

 

EP.17 강녕하십니까

 

 

야베가 토크쇼에서 평소 할머니와의 놀던 (혈압재고 누가 더 낮은지) 에피소드가 빵 터지자...

방송관계자들은 할머니를 촬영하러 온다.

참...이 할머니 웃으면서 잘 멕이는 스타일,말재주가 뛰어나시니 은근 방송쟁이다.

늘 방송에서 썰렁한 야베가 이날 할머니 본 후 자신이 방송에서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던 일화이다.

 

EP.21 입원

 

 

할머니가 입원하셨다.

야베는 제일 절친인 할머니가 없어져 버려 마음이 텅빈것 같아진다.

 

 

 

EP.23 집주인할머니와 나 

 

 

 

 

 

할머니는 더이상 이제 집주인이 아니어서....

여기서 오래 더 살 수 없을 것 같았던 어느날,

할머니 에게 거동에 불편이 되는 턱을 없애는 공사 리모델링을 한다.

그리고 할머니가 돌아오셨다.

 

할머니는 야베에게 좋은사람이 있는 지 묻고,

없다는 걸 듣자마자

그럼, 우리 2층에 계속 있어서 되겠네요 라고 말씀하고

야베는

 

내년에도 이렇게 나란히 앉아 벚꽃을 보구 싶어요~

 

라고 얘기하자...우리할머니....벚꽃말고, 매화라고 지적하면서. 이 책이 끝난다!!

비가 오는 날에는 빨래를 개어 넣어주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날엔 거리낌 없이 나누어 주는 할머니의 모습은 혼자의 생활에 익숙한 젊은층들에게 외롭지 않게 사람의 온기를 전해주어 일상에서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는 것 같다. 또한 차를 마시고 쇼핑을 가는 소소한 일상부터 서로의 생일을 축하해주고 함께 여행을 가는 특별한 나날까지 함께 보내는 야베와 할머니의 두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관심사와 세대를 뛰어넘으며 우정과 연대가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할머니의 강녕과 작가 야베타로님의 삶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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