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아는 남자, 외롭지 않다 <남자의 클래식> 안우성/ 몽스북/2020.8.10
좋아했던 프로그램 ‘신서유기’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작곡가와 제목을 맞추는 게임을 한 적이 있다. 하나같이 다 들어본 곡인데, 우와....누구의 곡인 줄 모르는 신서유기 멤버들이 비단 , 나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었다. 어릴 적에 그렇게 오랫동안 피아노를 쳤는데도 말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서평할 책 제목을 보자마자, 맨 처음 신서유기멤버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왜 제목이 <남자의 클래식>일까 생각을 들었다. 그럼, <여자의 클래식>도 있을까 하면서 책을 폈다.
그러고 보니, 여기에 나온 모든 음악가들이 모두 남자였다니~ 그래서 <남자의 클래식> 이런 엉뚱한 생각을??
이 책은 지휘자 겸 바리톤 겸 음악 칼럼니스트 안우성님이 “클래식은 불편하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클래식에 대한 기초를 알려드리고 싶어 글을 썼다”고했던 기사를 본적이 있어서. 클래식 모지리인 나에게 음악적 교양미를 뿜뿜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총 30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을 읽다보면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브람스 등 유명 클래식 작곡가의 삶과 대표적인 곡들의 탄생 배경을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알려준다. 책을 읽다보면 재미없을 것 같은 클래식의 잘 몰랐던 배경 지식을 알게 되면서 클래식에 대한 흥미와 이해가 쑥 높아지는 것 같았다. 챕터별로 내용을 관통하는 명화그림 한 장과, 플레이리스트와 QR코드의 안내가 너무나 친절하게 되어있다.
예를들어 헨델의 <수상음악> 챕터 한견에는 마네의 <뱃놀이> 그림이 배치되어있다
이 음악이 궁금하여 바로 QR코드 스캔하면 유뷰브 영상으로 바로 연결된다.
모든 음악을 플레이하면서 책을 읽다보면, 책 읽는 호흡이 다른 책보다 길어진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자신의 스승인 슈만의 아내 클라라를 사랑했던 브람스에게 남자의 고독이 느껴지고, 이미 첼로의 성자로 불리는 파블로카살스는 95세의 나이에도 매일 6시간씩 연습하는 그는 아직도, 매일 조금씩 실력이 좋아지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인터뷰에 예술가로서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 전 생애를 통해 보여주는 음악가라는 알게 된다.
레퀴엠을 들으면서 마음의 위안을 주는 법과 조용히 타인을 위로하는 법을 배워보고도 싶고,
연습실에 찾아온 플라시도 도밍고에게 짧은 레슨의 친절함과 대가의 우아함을 느낀 저자는 도밍고의 고상한 기품과 친절함이 세기를 풍미한 불세출의 테너를 있게 한 마성의 근본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모차르트가 이런 음악도 썼구나. 18세기 유머코드는 이런 식인가?
“레크 미히 임 아쉬”(내 엉덩이 안을 핥으시지) 들으면 모차르트의 뻔뻔한 유머가 느껴진다
“젠틀하게 턱시도를 갖춰입은 남성중창단의 능청스러움, 조심스럽고 단정하게 서로 호흡과 화음을 맞춰가며 노래하는 뻔뻔스런 표정이 떠올라 웃음이 절로 나온다.”p281
“젠틀하게 턱시도를 갖춰입은 남성중창단의 능청스러움, 조심스럽고 단정하게 서로 호흡과 화음을 맞춰가며 노래하는 뻔뻔스런 표정이 떠올라 웃음이 절로 나온다.”
궁금하면 QR코드 스캔해서 들어보시길~ 2분 23초의 짧은 곡.
https://youtu.be/C78HBp-Youk
차이코프스키는 동성애자? 드뷔시는 나쁜남자?
차이코프스트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기 위해 아내와의 결혼생활을 파탄이 난 상황에서 도망치듯 떠난 유럽여행, 재충전으로 감당할수 없는 시련을 털어버리고 바이올린협주곡을 완성한다. 드뷔시는 소위 나쁜남자에 가까운 인물이고 끌리는 대로 탐미적 욕구를 추구해온 생애답게 그의 음악역시 인생의 가장 활홀한 순간에 대한 포착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https://youtu.be/97_VJve7UVc
드뷔시 달빛 (조성진피아니스트)
단아한 악상으로 우아하게 자아내는 선율보는 것 은 마치 호숫가에 부서지는 달빛을 듣는 것이 아닌 한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은 감상을 갖게한다. 마치 유럽의 성 안에서 무도회가 한창인 가운데 몰래 빠져나와 조용한 테라스에서 발코니에 턱을 기대어 앉아 아득히 들려오는 무도회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달빛을 바라보는 느낌이 들정도로 황홀한 피아노의 선율이다.
나를 뭉클하게 만든 백건우피아니스트의 섬마을 연주회
2013년 통영의 외딴 섬마을 사량도 앞바다의 야외 가설 무대 위의 피아노무대.
베토벤소나타 1~3장 모두 우리가 들어본적이 있는 익숙한 곡이다. 베토벤 소나타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인 선율을 가지고 있어 클래식에 대한 이해가 적은 사람들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이 대곡을 완성했을 이 무렵부터 베토벤의 귓병이 시작되었으니, 뮤지컬 루드윅의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https://youtu.be/TqtdehDHz_4
클래식은 우리의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구실을 한다고 강조한 저자는 특히 우리나라 남성들이 클래식을 가까이 하기를 권한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남자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남자답지 못하다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성적이며 냉정한 것을 남자답다고 추앙한다고한다. 평소 사회인 합창단을 지휘하며 접하는 직장 남성들이 감정을 억누른 채 살아가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란다는 저자는 클래식은 굳어있는 감정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며 자신의 감정을 감추지 않고 드러낼 수 있어야 타인과도 소통할 수 있다면서 균형미 있고, 질서와 배려들을 배울 수 있는 클래식을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권한다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하지만 나처럼 클래식 모지리가 읽어도 어렵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어서 괜찮은 책이다. 책한권 읽었는데, 전시회와 연주회를 다 다녀온 느낌이드니 일석삼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