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마쓰우라 야타로 지음, 김지연 옮김 / 가나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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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한 발 내딛으며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일상회복에세이

 

<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가나출판사.마쓰우라야타로지음. 2020.4.10 발행

한 때 나는 주업과 부업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여러개의 직업을 가지고 살았었다. 사회적 관계와 모임이 다양했고 그 안에서 실무를 도맡아야 하는 역할에, 틈틈이 역량 개발까지 신경쓰다보니, 조직에서 나를 일컫는 닉네임은 '나와라 만능 가제트'였다. 그러는 동안 오래된 연인과의 시들어진 마음은 이별에 가까워졌고, 모임 속 관계에도 지치고, 그럴수록 일에 집중하여 만들어낸 업무적 성과는 내 것으로 남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 허무함이 너무 컸다. 그 무렵 대수롭지 않다고 지나갔던 2~3차례의 교통사고와 한차례의 큰 교통사고는 내 몸에 커다란 여파를 남기고 있었다. 2년 가까이 재활 치료를 하면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을 때 시작한 것이 걷기였다.

<삶이 버거운 당신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의 작가인 마쓰우라 야타로는 독립출판 편집장으로서 스트레스로 인해 수면장애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등의 신체적 증상을 극복하기위해 무작정 달렸다고 한다. 그의 나이 마흔셋! 그리고 그렇게 달리기를 9년간 지속적으로 하면서 정리한 이 책은 달리기의 과정을 통해 일과 생활에 변화를 찾아가는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는 일상회복 에세이이다.

이 책의 작가가 참 반가웠다. 일과 생활의 바탕이 되고 도움을 주는 지혜의 마음가짐이 담긴 <일의기본 생활의 기본 100>을 얼마 전에 접했기 때문이다. 마음에 새기고 내 생활에 적용하고 싶었던 글들이 많이 있어서 작가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기 괜히 반가웠다.

 

운동으로서 걷다가 옆 트랙에서 뛰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한번 달려 볼까 생각이 들어 뛰어보는데 뜀박질이 쉽지 않았다. 전력질주로 뛴 것도 아닌데, 200미터나 뛰었을까? 호흡이 고르지 않아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여전히 그지 같은 나의 체력에 놀라웠다. 숨이 고르게 쉬어지지 않다보니 지속할 수 없음을 알았고, 뛰면서는 진짜 아무생각이 안 들었다. 온전히 자신과를 만나러 가기는커녕 골인지점인 저기까지만 가자라고 다독임의 혼잣말만 할뿐이었다. 달리기 쌩 초자의 솔직한 마음이다.

 

프리랜서에게는 허물을 지적해주는 사람이 없기때문에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그러려면 항상 일상을 돌아보고 시간을 어떻게 쪼개써야할지 고민하면서 바로잡으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프리랜서로서 자유를 누리기위해서는 일상의 루틴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p184~185)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처럼 이 책 또한 제목만 그러할 뿐 ‘본격 달리기 권장도서’는 아니다. 작가가 왜 달리고, 달리기가 왜 필요하고 달리면서 자신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하지만 그러니까 너도 한번 달려봐라 이야기 하지 않는다. 꼭 달리기가 아니어도 나에게 맞는 걸 찾아서 꾸준히 하면 된다고 어깨 툭 치면서 지나갈 뿐이다. 나처럼 달리기에 딱히 관심은 없지만, 주어진 삶을 잘살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과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집중해보고자 한다면 이 책 한번 읽어보자. 작가의 참 괜찮은 삶의 태도에 반해서 나도 한번 달려볼까 하는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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