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의 침묵 - 제3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이선영 지음 / 김영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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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 만에 정말로 참한 소설을 한 권 읽었다. 조선일보 문예 당선작이니만큼 아무래도 신인다운 풋풋함이 많을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이문열을 능가할만한 능숙함과 노련함이 더 많이 엿보였다.
작가의 수학적 이해와 역사적 포괄성이 놀랍고, 그에 곁들여진 세속적이고 야비한 인간사의 모습이 또한 놀라웠다.
당치도 않은 가설에서 시작해서 정말 이렇지 않았을까 싶을만큼의 설득력으로 정통적 역사관이 잠시나마 송두리째 흔들림을 경험하는 것도 재미있다.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수를 숭배했고 피타고라스 정의라는 놀라운 숫적 비밀을 밝혀냈던 신비로운 학자 피타고라스와 그의 학파간에 있었음직할, 그리고 이제는 있지 않았다고 믿기가 힘들어진 음모와 배신, 열애와 애증의 생생한 이야기가 2500년 전이라고는 믿기 힘든 현실성을 차려입고 우리에게 다가온다.

단숨에 빨려드는 빠른 이야기 구성과 다양하고 구체적인 인물 설정, 사실적인 상황묘사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2500년의 세월과 공간을 훌쩍 넘어선 작가의 세계 안에 푹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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