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 디 아더스 The Others 7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푸른숲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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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먹는 밥이 얼마나 기운이 나겠니."  

엄마는 전화할 때마다 걱정을 하신다.  

내 나이 삼십대 중반임에도 엄마는 늘 혼자인 나 때문에 편할 날이 없다고 하신다.   

촌에서 자라는 내내 엄마가 해주시는 집밥에 잘 길들어 입맛이 까다롭기는 하다.  

조미료에 민감하고, 재료의 신선도에 예민하게 군다. 엄마 덕분이다.   

<카모메 식당>을 읽는 내내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이 그리웠다.  

봄이면 직접 산나물을 뜯어 생멸치를 넣고 된장국을 끓여주셨고,  

여름이면 노릇노릇 감자전을 부쳐주셨다.  

가을이면 싱싱한 야채를 넉넉히 넣어 전어회무침을 해주셨고,  

겨울이면 따뜻한 시래기국을 항상 상에 올려주셨다.  

지극히 단촐한 밥상이었지만,  

따뜻한 밥 한 그릇과 함께 놓인 엄마의 밥상이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었고  

매사에 긍정하며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지켜갈 수 있도록 기운을 주었다.  

사치에가 꿈꾼 식당이 바로 그런 곳이다.  

유난히 엄마가 그리웠던 오늘 아무렇지 않은 듯 전화를 걸었다.  

"엄마가 해주는 따뜻한 밥이 먹고 싶네."  

수화기 너머로 엄마가 소리 죽여 또 눈물을 훔치신다.   

몹쓸 짓을 했다.  

부모에게 자식이란 늘 이 모양일 수밖에 없다.  

언제쯤 엄마 마음을 다 헤아릴는지.  

부디 너무 늦지만은 않기를.   

 

핀란드에서 새 삶을 꾸린 세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카모메 식당>은  

소박하고 담백한 그러면서 늘 그리울 것 같은 따뜻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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