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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불빛의 서점 - 서점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배운 한 남자의 이야기
루이스 버즈비 지음, 정신아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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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식. 책으로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성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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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마음으로 찍은 풍경 - 문인 29人의 춘천연가, 문학동네 산문집
박찬일 외 엮음, 박진호 사진 / 문학동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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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들의 청춘의 기억을 빌려 춘천의 텍스트를 읽다 나의 '춘천'을 꺼내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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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펭귄클래식 38
진 리스 지음, 윤정길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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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십자수로 만든 비단 장미들.  

우리는 자신이 원하는 색깔로 장미를 수놓을 수 있었고,  

나는 나의 장미를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으로 수놓았다. (72쪽)  

 

영화 <제인 에어>를 보고 난 뒤 원작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그러다 진 리스의 이 책을 알게 됐고,  

<제인 에어>가 간과한 비극적 운명의 아름다운 여인 앙투아네트를 다시 이해하겠다 됐다.  

소설은 제3부로 구성돼 있다.  

'태양'을 품은 소녀 앙투아네트의 유년기와 어머니 아네트의 비극적 삶을 통해  

앙투아네트의 슬픈 운명을 짐작게 하는 복선이 짙게 깔려 있는 1부 쿨리브리.  

쿨리브리는 온통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 일색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런 빛깔들은 불안한 삶 속에서도 건강한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에너지를 채워준다.   

그러나 앙투아네트의 지참금을 노리고 결혼한 로체스터의 독백으로 듣게 되는 2부 그랑부아는  

1부의 빛깔이 더 짙어지면서 위협적인 공포를 불러 일으키며  

앞으로 전개될 비극적 결말을 더욱 분명하게 예감케 한다.  

영국인 로체스터가 짙은 푸른색, 청록색 속에 둘러싸여 위험을 느끼듯  

로체스터 곁에서 앙투아네트는 자신의 정체성을 말살당하며 극도의 불안을 느낀다.  

제국주의, 가부장제의 상징으로 등장하지만 그 역시 희생자일 수밖에 없는 로체스터는  

자연과 여성성의 상징인 앙투아네트에게 저당 콤플렉스를 느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앙투아네트는 장모인 아네트와 같은 운명으로 가둬버린다.  

3부의 제목이기도 한 손필드는 '광녀'로 낙인찍힌 앙투아네트가 갇혀 지낸 영국의 집이다.  

<제인 에어>에 등장하는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앙투아네트의 눈에 비친 영국은 '뻣뻣하고 누런 마분지로 만든 세상이다.'  

'갈색이거나 짙은 빨강, 그렇지 않으면 노란색' 천지다.  

앙투아네트를 구제해줄 힘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직 그녀 안의 태양에만 기댈 뿐이다.  

그리고 앙투아네트는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마지막 시도를 하는데...  

 

소설을 읽는 내내 한 편의 연작 그림을 감상하는 듯했다.  

태양 아래 원색으로 충만한 초록, 파란 빛깔의 쿨리브리와 그랑부아의 자연은 생명력이 넘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예기치 않은 위험이 도사린 곳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자연의 순리에 따라 극복이 가능한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밝은 태양을 찾아볼 수 없는 누런색의 손필드는 앙투아네트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  

앙투아네트의 운명과 나란히 하는 이 빛깔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면서 어지럽게 뒤섞이다  

끝내 '광녀'라는 낙인을 찍어버리고 만다.  

<제인 에어>와 또 다른 완성도를 갖춘 이 소설이 내내 제기하는 문제는  

여성의 광기는 어떻게 그리고 왜 만들어졌는가이다.  

마녀사냥의 굴레 아래 희생되어간 수많은 된 여인들의 슬픈 사연 중 하나지만, 소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타자를 바라보는 시선, 관점의 문제인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진 제도, 관습, 체제 하에 비주류로 낙인찍혀 희생을 강요받는 수많은 이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대부분은 의심 없이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앙투아네트가 로체스터가 모두 내 안에 존재함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안에 빛났던 태양이 빛을 완전히 잃기 전에 낙인을 지워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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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라
스테판 에셀 지음, 임희근 옮김 / 돌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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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그것은 저항이며  

저항, 그것은 창조다.  

스테판 에셀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남기는 이 한 문장은  

젊은이들에게 고하는 지성의 분노이자  

자신의 지난 삶을 회고하는 거장의 독백으로 들린다. 

묵직하게 읽히더니 뼈아프게 새겨진다.  

전날 <88만원 세대>를 읽으면서 느꼈던 고통이 무뎌지던 찰나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이다.   

거장의 굵고 짧은 주장들은 그야말로 진정으로 와닿는다.  

그만큼 이 시대 그리고 다음 시대를 바라볼 때 절박하기 때문일 테고,  

개인의 욕망 실현이 아닌 전 인류를 위한 순수한 당부여서일 것이다.  

목숨을 위협받는 공포가 엄습하는 상황에서도, 이기적 욕망이 난무하는 좌절스러운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진보의 희망을 놓지 않는 노장의 끈질긴 시선은 숭고한 한편 천진하기까지 하다.  

버트런드 러셀을 읽고 난 뒤여서인지 양심을 실천하는 두 지성의 목소리가 내 안에서 종종 겹쳤다.  

인류를 향한 사랑의 내용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했다.  

그들이 있어 세상에 희망이 존재함을 실감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큰 빚을 지고 사는지 통감했다.  

 

분노하라!  

인간의 책임이라는 이름을 걸고 참여하라!  

무관심만큼 위험한 적은 없다.  

분노하고 도전하면서 역사는 좀더 나은 방향으로 진보해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변에는 분노할 이유가 너무나 많다.  

개인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책임을 묻는 이 책 앞에서 한없이 부끄럽다.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오로지 대량 소비, 약자에 대한 멸시, 문화에 대한 경시,  

일반화된 망각증, 만인의 만인에 대한 지나친 경쟁만을 앞날의 지평으로 제시하는  

대중 언론매체에 맞서는 진정한 평화적 봉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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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엇을 보았는가 - 버트런드 러셀의 실천적 삶, 시대의 기록
버트런드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박병철 해설 / 비아북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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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trand Russell's Best.’ 책의 원제다.  

제목에서 보듯 러셀 대표 저작의 명문장을 엄선하여 6가지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러셀은 제1차 세계대전, 나치의 유대인 대량 학살, 냉전 이데올로기의 시대,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이유로  

캐나다 등지로 이주당한 두호보르파, 제2차 세계대전, 히로시마 원폭 투하, 한국전쟁 등  

인간이 인간에게 자행한 역사의 비극적 사건들을 목격했다.  

탐욕이 부른 참상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했다.  

그리고 인류의 자연스러운 진보를 가로막는 지배적 권위, 우상 숭배, 인습 들의 실체를 폭로하고 저항했다.  

권력에 의해 만들어지고 비틀린 진실에 맞서 과학적 탐구 결과 발견한 자신의 진실과 사회적 진실의 융합하기 위해 투쟁했다.  

인류의 행복한 삶을 고민하고, 부조리한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글과 방송을 통해 정의와 진실을 부르짖고  

대중에게 행동할 것을 호소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치열한 삶으로 이끌었을까?  

단순하지만 누를 길 없이 강렬한 세 가지 열정이 내 인생을 지배해왔으니  

사랑에 대한 갈망, 지식에 대한 탐구욕,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거의 한 세기를 살았던 위대한 사상가의 열정적 기록은 인류를 향한 뜨거운 사랑의 표현이었다.  

러셀은 진정한 로맨티스트였던 것이다! 때로는 위트를, 때로는 독설을, 때로는 눈물을….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사랑의 외침이었음을 이제야 알겠다.  

위대한 지성의 절절한 고백에 우리는 어떻게 화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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