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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버스
존 고든 지음, 유영만.이수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에서는 행복한 인생을 위한 10가지 룰을 소개한다.
1. 당신 버스의 운전사는 당신 자신이다.
2. 당신의 버스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은 '열망', '비전', 그리고 '집중'이다.
3. 당신의 버스를 '긍정 에너지'라는 연료로 가득 채워라.
4.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그리고 당신의 비전에 동참시켜라.
5.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6.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 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7. 승객들이 당신의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그들을 매료시킬 열정과 에너지를 뿜어라.
8. 당신의 승객들을 사랑하라.
9. 목표를 갖고 운전하라.
10. 버스에 타고 있는 동안 즐겨라.
특히나 5번, 6번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룰로 보인다. 6번의 '에너지 뱀파이어' 라는 말 덕에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했는데, 6번 룰 외에도 다른 룰들도 큰 도움이 됐다. 긍정적인 마음 가짐으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지 점검해 보기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책에서 에너지가 뿜어나오는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룰들을 실천하면서도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겠지만, 읽기만 해도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기계가 튼튼해지는 기분이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을 소설로 잘 녹여냈으며, 소설의 배경과 주인공 또한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라서 더 이입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좋게만 읽은 건 아니다. 불편했다. 심리 상담을 받을 때, 공부할 때 느꼈던 그것과 같았다. 환경의 '무시'. 물론 환경 탓만 하며 노력하지 않는 이들이 참 많고 에너지 버스 또한 그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책을 썼을 것이다. '아무도 나를 응원해 주지 않아요' 정도까지는 이 책의 얘기가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정말로 환경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태어나자마자 빚더미에 앉은 사람, 당장 입고 먹을 돈조차 없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에너지 버스 같은 책들이 '하면 된다' 라고 외칠수록, 사람들은 그걸 '안 했으니 안 됐지' 로 받아들이는 현실이 개탄스럽다.
에너지 버스에서는 링컨의 예시를 든다. 링컨도 이렇게 힘들었지만 대통령 됐잖아요? 당신도 될 수 있어요! 노력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돼요!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 나라의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만 40세부터 대통령 선거 출마에 나갈 수 있다. 평균 수명인 80세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한 사람에게 약 7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건 아니다. 대통령을 꿈꾸는 사람들이 대기표를 뽑고 줄을 서있다. 이럼에도 비전이 없어서, 노력하지 않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네가 이 모양 이 꼴이라고 할 것인가? 물론 모두가 대통령을 꿈꾸는 것은 아니며, 어떤 직업을 가지면 행복하고 어떤 직업을 가지면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분명히 자리는 '한정' 되어 있으며, 한정을 외면한 긍정적인 태도는 분명히 악이라는 것이다. 한계를 말하고 싶지 않다면 한정은 말해야 한다. 이게 이 책의 맹점이다.
나도 긍정이 좋지만, 현실을 제대로 확인하고 달려가는 게 아닌 긍정이 만병통치약인듯한 태도는 불편하다. 세계가 긍정, 노력이라는 마약을 하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