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감정을 스스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고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나 화났다"는 감정을 이모티콘으로 표현하고, 읽을거리를 복사해 올리면서 "나는 당신을 잊지 않았다"는 안부를 전한다. 연애나 여행은 액자형 관찰예능 프로그램으로 대신 경험하고, ‘대신 욕해주는 페이지‘에 들어가 차오른 스트레스를 푼다. 본능적이고 삶에 필수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맡기는 것이다. 사람들은 감정대행인‘을 보며본인이 실제로 그 감정을 경험하는 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고, 감정대변인‘을 통해 복잡한 감정을 대신 전한다. 그리고 본인의 상황에 맞춰 감정을 큐레이션해주는 감정관리인‘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한다.
어릴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가까이 상호작용하며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더 힘들어하는 디지털 원주민들, 온갖 걱정을 안겨주고 동시에 행복을 강요하는 감정 과잉 사회속에서 정작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진 사람들이 감정대리인을 찾고 있다.
이처럼 현대인의 약해진 감정 근육을 보살피고 키워줄 존재가 필요해진 시대에 체험경제는 이제 감정경제로 진화 중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9, pp. 29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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