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가 왜 여기에...

나는 수학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지만, 나에게 수학적 재능이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다른 차원의 시공간을 상상하고 거기에 숫자와 기호 들을 배치하는 일은 기이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나는 좌표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기호 체계들의 자족적 논리에는 혐오감마저 들었다. 미분이나적분의 세계에는 인간과 인간의 관계가 결여되어 있다. 경제학과를 가지 않고 사회학과를 택한 건 그런 이유였다. 차라리 문학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랬다면 나는 또 문학이라는 그 가련한 뜬구름들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가 문득 낯설어지고 증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비약하는 시의 세계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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