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박정희
최상천 지음 / 사람나라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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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우리 사회에는 박정희라는 무서운 유령이 떠돌고 있다. 보수언론이 키워놓은 여론의 싹은 IMF 사태를 비롯한 전반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그 열매를 맺고 있는 중이다. 젊은 층에까지 번지고 있는 박정희 신드룸은 그 실체가 분명치 않아도 허구적 이미지를 통해서 끊임없이 재생산되어 아직 우리 사회에 완전히 정착되지 못한 민주주의를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하지만 이는 어쩌면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에 기반하고 있는 듯하다. 박정희가 통치하던 시대를 살지 않은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살았던 사람조차도 그의 실체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도발적이면서도 계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태아시절부터 죽음을 목전에 둔 시점까지 박정희라는 한 인물의 행각을 낱낱히 밝혀 놓았기 때문에 그동안 가려져 왔던 진실들이 하나둘 씩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왜곡된 그의 삶은 왜곡된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저자는 과거 역사를 바로잡고 민주주의에 기반한 새 시대를 열기 위해서 박정희와의 결별을 선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다카기 왕국의 극복없이는 과거의 굴레로부터 우리모두 한발짝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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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평전
프랜시스 윈 지음, 정영목 옮김 / 푸른숲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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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인 것은 사물의 뿌리로 돌아가는 것이다. 사물의 뿌리는 바로 인간 자신이다'는 마르크스의 말은 그 자신에게 되돌려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마르크스에 부여된 이미지는 그 자신의 진실된 모습과는 상관없이 추종자와 비판자들에 의해 크게 왜곡되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마르크스의 영향력과 비례해서 수많은 오류들을 낳아왔다. 특히 사회주의국가의 몰락은 이러한 경향을 더욱 부채질하여 그의 사상을 접하는 것조차 낡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를 짓누르는 자본의 전지구적 공세속에서 마르크스의 사상이 조금씩 복권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마르크스의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그 사상이 가지는 유의미성과 현재성을 고찰하기 위해서 기존의 편견에서 벗어난 인간 마르크스 그 자신이 모습을 고찰해 볼 때도 된 것같다. 프랜시스 윈은 방대한 자료 수집을 통해서 마르크스의 모습을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간에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 책 속에서 묘사된 마르크스는 다정다감하면서도 냉철하고 천재성을 띄면서도 무능력한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위대한 사상가인 그조차 지극히 현실적인 한 인간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살던 시대의 모순을 목도하고 그에 편승하거나 타협하지 않고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성찰을 통해 더 나은 무엇인가를 지향하려는 정열적인 삶의 자세가 이 책의 저변에 일관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주된 메시지일 것이다. 이러한 메시지에 주목하면서 우리의 삶을 반성해보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흔히 범재들은 시대에 순응하며 살아가지만 천재들은 시대를 앞서가며 살아간다고 한다. 주어진 현실을 분석하는 탁월한 혜안은 그를 시대의 아들이면서도 동시에 시대의 선지자로 만들고 있다. 마르크스의 탁월함은 이 시대에도 유효한 화두들을 끊임없이 던져준다는데 있다. 그것을 다시 현실극복의 한 계기로 삼고 이를 실천하는 것은 지금 이 땅을 사는 우리들에게 남겨진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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