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말할 필요 없이, 인생은 유머러스 - 최양락의 인생 디자인
최양락 지음 / 대림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대한민국에는 코미디가 없다고 한다. 얼마 전 7년간 방송을 탔던 SBS <웃찾사>가 폐지됐고, MBC <꿀단지>도 방송 4개월 만에 문을 닫는다고 한다. 코미디의 전성기라고 불리던 1970~80년대는 <유머1번지>와 <웃으면 복이 와요>, <쇼! 비디오자키> 등은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정치적으로 억압됐던 당시에 시사 코미디는 시청자에게 약방의 감초 같은 존재였다.

개그맨 최양락씨는 <두말 할 필요 없이, 인생은 유머러스-최양락의 인생 디자인>에서 시대적으로 변화된 씁쓸한 코미디의 이면을 드러냈다. 특히 이 책은 최양락이 유명 개그맨이 되기 전의 성장 과정을 자세하게 이야기 하면서 개그맨으로서 활약하며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 화학 시험에서 영웅 심리로 백지 시험지를 내서 선생님을 화가 나게 해놓고도 계속 장난을 치면서 “애구머니나~” 하며 볼에 바람을 잔뜩 넣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이성을 잃을 정도로 화가 나셨던 선생님에게 호되게 맞았고 친구들이 최양락이는 원래 저렇다며 말려 겨우 목숨만은 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개그맨으로 활동을 하면서는 선배 이홍렬에게 대놓고 장난을 쳤다가 맞은 일, 전유성씨에게 대놓고 “형은 싸가지가 없어요”라고 말했다가 혼이 났던 일, 임하룡씨에게는 “노인네”라고 했다가 욕을 먹은 일…. 등등 지나친 개그 본능이 불러온 좌충우돌 사건과 개그에 대한 최양락의 열정과 노력의 순간들이 흥미롭게 기록하고 있다.

이 책에서 최양락씨는 개그에는 3단계가 있다고 했다. 1단계는 자학해서 웃기는 개그라고 한다. 이 경우는 듣는 사람은 아무도 상처받지 않지만 본인의 자존감이 낮아질 수 있다. 2단계는 남을 망가뜨려서 웃기는 것인데 이 경우는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은 웃길지 모르나 개그의 소재가 된 상대는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3단계는 아무도 망가지지 않는데 웃긴 것이다.

최양락은 “태어나면서부터 웃긴 사람과 안 웃긴 사람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은 유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그것을 자기 삶에 적용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라고 집필 동기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박중훈 쇼>에 출연했을 때 박중훈씨의 “웃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묻는 질문에 “웃음은 십전대보탕입니다.”라고 했다. 십전대보탕은 한약 처방의 하나로 원기를 돕는데 쓰는 약이다. 즉 웃음이 기운을 돋울 수 있다는 뜻이다. 많이 웃는 것이 건강에 좋은데 웃을 때 나오는 호르몬이 몸에 아주 유익한 활동을 한다.

그는 후배 유재석과 강호동의 옆에서 보조 진행자로 서기도 했다. 갑자기 변한 상황이 후회스러운 점도 있지만 좌충우돌하면서 버티면서 그런 현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자리를 즐길 줄 아는 개그맨이 되고자 한다. 평생 개그맨으로 살아왔고 남은 인생도 개그맨으로 살 것을 자신과 대중에게 약속한다. 인생은 짧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마라톤이기 때문에 힘들면 쉬었다가 잠시 웃고, 다시 달리면 된다. 그는 30년 가까이 개그맨으로 살았고 남은 인생도 개그맨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한다. “웃음은 십전대보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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