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아이
김민기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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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범죄는 어린이 유괴살해다. 최근 들어 신문 사회면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행과 유괴 사건을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의 불행이다. 특히 피해 어린이는 물론이고 그 부모들이 겪는 고통이란 이루 형언할 수가 없다.

아동 실종사건 발생 건수가 최근 5년 새 230%가량 늘어났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평소에 위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꾸준히 반복하여 연습해 둘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 대한 무서운 일들, 아동 성범죄, 유괴, 안전사고 등 이런 일들이 요즘 우리 주변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것을 보기도 하고 매스컴을 통해 전해 듣기도 한다. 예전에는 범인들이 아이들을 유괴하는 이유가 거의 돈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성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하기도 하고 또 그것을 은폐하려다 보니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어느 날, 사랑하는 딸이 사라졌습니다. 사랑하는 내 딸을 다시 찾을 수만 있다면....” 오래전에 조카를 데리고 서울에 갔다가 어느 다방에서 친구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중 조카가 다방 밖으로 나간 것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친구들과 헤어지려다가 조카가 없어진것을 알고 얼마나 헤메이며 찾았는지 결국 경찰에 신고하여 찾기는 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식은땀이 흐른다.

장편소설 <가슴에 새긴 너>와 <들꽃향기로 남은 너>등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김민기는 <눈물의 아이>에서 유괴살해 사건으로 딸을 잃은 아버지 선재에게 시선을 맞춘다. 선재는 사랑하는 아내와 예쁜 딸과 함께 새 집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중 사랑하는 딸이 괴한에게 납치 된 뒤 싸늘한 시신으로 변해 돌아왔다. 딸을 잃은 아내는 심신미약 상태에 빠져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선재는 현장검증에서 범행을 태연하게 재연하는 범인 박태수를 보면서 그는 자신의 딸을 그렇게 만든 가해자와 세상을 향해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선재는 선천성 심장병으로 입원해 있는 박태수의 딸 하늘이를 찾는다. 그러나 부모에게조차 버림받은 채 병상에 누워 있는 하늘이에게 인간적인 연민을 느낀다.

“용서? 무엇을 용서한다는 거야! 저 살인마가 이제 와서 잘못했다는 입에 발린 몇 마디를 했다고 해서 용서를 해야 한다는 거야? 당신 딸이 그렇게 당했다고 생각해 봐! 당신 딸이 다 쓰러져가는 산속에 있는 폐가에서 버려진 짐승처럼 죽어갔다고 생각해 보라고! 그 어린 것이 온몸이 망신창이가 된 채 죽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면, 그래도 그런 말을 할 수 있겠어? 예은이가 당신 딸이라고 생각해 보란 말이야!”(p.91)

이 책은 사랑과 증오, 용서의 의미를 일깨워 주는 작가의 부드러운 감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충격적인 사건 이면에 고통 받고 있는 가족의 아픔과, 복수와 용서라는 화두 아래 딸을 잃은 아버지의 내밀한 심경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이 소설이 복수로 전개됐다면 그저 평범한 작품이 될 뻔했지만 작가는 증오를 사랑으로 풀어가는 선재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 감동을 엮어낸다.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이 리얼하게 그려져 있어 소설을 읽는 내내 눈물을 닦아내지 아니할 수 없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전하는 사랑과 용서, 화해의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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