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1
김훈민.박정호 지음 / 한빛비즈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경제는 어떤 위상을 가지고 있을까?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사회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경제란 것이 어떤 실체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은 나 뿐인 것일까?

우리는 끊임없이 화폐를 사용하여 물건의 가치를 매기며, 물건을 구입하고 판매한다. 하지만 경제에 있어 화폐만이 경제인것일까?

어렸을 적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팔이나 무릎을 베개 삼아 듣던 재미있던 동화 속 이야기와 초중고 교과과정에서 읽게 되는 "레 미제라블" 같은 문학 도서까지 우리는 수많은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고 생활한다.

이번에 리뷰하게 된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는 인문학을 경제학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인문학 관점에서 경제학을 쉽게 풀어낸 책이다.

수천 년 전에도 경제는 꿈틀대었다

먼저 단군신화부터 그리스 신화를 넘나들며 신화를 통해 신화를 경제학적으로 파헤쳐 본다. 그리고 나서 뒤이어 북유럽 신화의 오딘과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 헤라클래스의 이야기를 통해 경제학 용어인 매몰비용과 절대우위, 비교우위를 설명해 낸다.

뒤이어 공주에 반한 병사 이야기와 한 영사기사와 소년의 우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를 프레임으로 한계편익과 한계비용을 설명해낸다.

경제학의 단어 설명을 인문학 이야기와 맞닿아 설명해내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요소를 없애 생각보다 재미있게 경제학을 설명해낸게 좋았다.

역사는 화폐를 따라 움직였다

어떤 물건의 공급자 입장에서 물건의 공급량과 수요자를 예측해 수요량을 어떻게 판단해낼 수 있을까? 저자는 맨체스터 상인이었던 오웬스의 이야기로 수요와 공급에 대해 설명해낸다. 교과서엔 사실 이런 얘기가 잘 나오는 편은 아니지만 말이다.

4,000년 전에도 가격통제를 법률로 강제했다? 세계의 명문화된 법전의 시초라고 불리우는 함무라비 법전에는 당시의 국민들에게 시장에 경제를 맡기지 않고 정부가 직접 통제했다고 한다. 학교에서 함무라비 법전에 형벌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는 배웠지만 법전에서 경제를 다뤘다는 사실은 정말 뜻밖이었다.

중국의 아편전쟁과 미국의 부동산 거품의 근본적 원인은 어디에 있는걸까? 저자는 글로벌 불균형을 아편전쟁과 미국의 부동산 거품과 연결지어 설명해낸다. 역사학에선 전쟁 그 이상의 사실을 알 수 없으나 전쟁을 경제학적으로 볼 수 있는 괜찮은 시각을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했던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사태는 많은 서민들의 가슴을 멍들게했다. 그런데 이런 일이 18세기에도 있었다? 영국의 남해거품사건을 통해 발생된 영란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뱅크런 시도가 있었다. 그 당시 영란은행은 조직적인 행동을 통해 뱅크런을 막았다지만 한국에선 정부의 안이한 대처로 인해 저축은행이 망가졌다는 사실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시도로 국민들의 자발적인 뱅크런 시도는 왜 내용에서 빠져있던것인지.. 사실 저축은행 사태보다 하나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자발적 뱅크런 시도가 더 맞는 거 같은데 말이다.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로 평가받았던 아인슈타인. 그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된 '마찰적 실업'. 그런데 마찰적 실업에 대안의 원론적인 제시와 현실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없는거 같아 아쉬웠다.

지난 2009년 고금리 대출로 인한 서민 피해를 막고자 한 미소금융의 출범. 그런데 정말 미소금융이 서민에게 도움을 주고 있을까? 방글라데시의 유누스에 시작된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은 자활의지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다. 그런데 한국의 마이크로크레딧 제도인 미소금융 사업도 정말 그럴까? 이런 분석이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주인이 없는 푸른 목장과 금이 가득한 금광. 주인이 없다면 사람들은 너도나도 소를 몰고 푸른 목장에 가고 인부들을 데리고 금광에 가서 금을 캐낼 것이다. 이와 같은 일은 주인이 없는 공유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한때 TV 광고를 자주했던 "우리강산 푸르게~푸르게~" 라는 광고 카피를 기억하는가? 특정 기업의 광고 카피였던 이것은 우리강산의 산림을 아끼자라는 뜻으로 해석될 만큼 뜻깊은 광고 카피였다. 일제가 한국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했던 일들 중 하나는 공유지에 대한 재분배였다.

일제는 공유지 문제를 특정인에게 사유지로 줌으로써 공유지의 비극을 풀어냈다고 하는데, 공유지 문제를 사유지로 만들어서 풀어내는게 정당한 접근 방법인지는 조금 의심스러웠다.

책 속의 인물들은 경제적으로 움직였다

여기에선 소설과 동화 이야기를 접목해 자칫 따분해질 수 있는 GDP, 시간비일관성, 내쉬균형, 가격차별, 디플레이션,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학 개념을 쉽게 풀이해준다.

특히 파우스트를 통해 설명된 태환제도와 함께 "검은 오벨리스크"를 통해 설명된 인플레이션 제도에 대한 설명은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예술이 태동할 때 경제가 있었다

예술을 즐기는 많은 이들은 때묻지 않은 마음이라고 하지만, 예술도 하나의 산업으로 가정하고 봤을때의 관점은 어떨까?

여기에선 예술을 산업적으로 분석해 인위적인 문화 부양과 명화를 주제로 한 과시적 소비의 개념을 설명해낸다.

이후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를 가지고 멕시코의 발전 상황을 풀이해 낸 것도 새로운 시각이었다.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앵글로 아메리카와 스페인의 지배를 받았던 라틴 아메리카를 비교해 경제학을 설명해낸 것은 단순히 문화 예술품이 향유 대상이 아닌 경제와 역사를 추측해볼 수 있다는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철학적인 인간과 경제학적인 인간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은 당대의 유명한 철학자였고, 지금 현재를 사는 모든 사람들은 굉장히 경제적인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철학과 경제학도 접점이 있을까? 여기선 같은 이와 관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다산 정약용과 애덤 스미스의 이야기와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 공리주의 학자였던 벤담의 이야기와 신용에 철저한 유대인이 금융업에서 성공하게 된 계기를 흥미롭게 끌어낸다.

마지막으로 경제학자들에게 윤리 강령이 필요한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도서의 앞쪽에서 나오는 포획이론이 어쩌면 경제학자들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은 경제학에도 윤리는 필요하다라는 걸 역설한다.

본 도서를 읽고 나서 그동안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경제학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었는데 한편으론 인문학에서 경제학 이론을 끌어내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지 아쉬움이 있었다.

도서 중간중간 경제학 용어 설명에 있어서도 본문에 박스 처리된 것과 본문의 내용이 상당히 겹쳐져 있거나 도서 후반으로 가면서 뜬금없이 나오는 경제학 용어 설명은 당황스러웠다.

도서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도서에 대한 개인적인 평가는 경제학에 대해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했으며, 경제학 이론을 이렇게 풀이하면 배우기 좋겠다라는 느낌을 갖게 했다.

시장에 이런 도서가 나오면 주변의 지인들이나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하지만 도서에 대한 평가 점수는 별 5개에서 별 3개만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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