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한 척 무례했던 너에게 안녕 - 칠 건 치고 둘 건 두는 본격 관계 손절 에세이
솜숨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해


어설프거나 애매한듯한 폭력들로 나를 지키는 법을

가르쳐 주는 책이다.


밑줄이 늘어갈 수록 

입에 씁쓸한 맛이 느껴지는 것은

단지 기분탓일까?

단순함이란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줄이는 것이라고도 한다. 나에게서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을 구분해 잘라내는 일. - P7

알고 보면 착한 사람, 알고 보면 따뜻한 사람, 알고 보면 여린 사람 등 그동안 내가 관계를 이어온 ‘알고 보면 좋은 사람‘들을 떠올려 보니 그들은 대체로 타인을 대하는 태도가 무례하고 조심성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기분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자기 자신이 우선인 사람들이었다.
- P19

가뜩이나 꼬투리 잡는 건 쉽고 칭찬하기는 어려운 회사 생활에서 험담이라는 일에 나를 소진시키지 않는 방법은 맞장구치지 않는 것이다. 험담에 동의하지 않을 것. 동요하지 않을 것. 동참하지 않을 것. 어떤 대화는 대답하지 않을 것. - P34

나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게 아니라 가끔은 당당하게 남 탓도 하면 좋겠다. 그동안 자기 검열하느라 수고한 나에게 조금은 관대한 사람이 되어보는 건 어떨지. 그렇게라도, 상처받는 일이 덜해졌으면 한다. - P38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말을 자주 곱씹어 본다. 당신 하나만 참으면 모든 것이 순조로우리라는 뜻을 상대방에게 은밀하게 비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약육강식의 먹잇감이 된 기분이 든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이야기는 약자들의 세계에서나 존재하는 법칙 갇았다. - P44

아이를 낳고 키우는 삶은 경이롭지만 결혼도 아이도 없는 내 삶도 마찬가지로 경이롭다. 다른 차원의 문을 열지 않고도 이 사회에서 ‘노처녀‘, ‘결혼 못한 딸‘ 같은 차별의 언어로 배제당하지 않으면서 나로서 충만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 P88

중심이 똑바로 서면 쓸데없이 뱃살이 찌는 일도 없고 사람이 커 보인다. 네가 가진 능력을 굳이 세우지 않아도 저절로 티가 날 거야. 닫힌 문 틈으로도 꼭 새어 나오는 빛처럼 아무리 막으려 해도 티가 나는 반짝이는 무언가가 여기서 너의 무게중심을 단단하게 잡아준단다. - P99

역시, 잘하는 것을 오래 하는데 화려한 기술이나 편법 같은 건 필요 없다. 오로지 ‘힘을 줘야 하는 데선 힘을 주고, 힘을 빼야 하는 데선 힘을 뺀다‘일 뿐. 간결하지만 깊은 맛은 힘을 줬다가 빼는 순간, 즉 치고 빠지는 타이밍에 나온다. - P113

힘을빼는 건 세상 모든 이치에 통달한 고수들이나 할 수 있는 일 같으니 나는 가지고 있는 힘의 절반만 쓰기로 한다. 무리하지 않고 내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서. 지금의 나를 돕는 건 과거의 경험이다. 시간을 들여서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는다. 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도 적당히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때는 온다. 그때를 위해 절반 정도 남은 오늘의 힘을 백업해놓는다.

속으로 삼키고만 있지 않고,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히 사과하지 않고, 적절한 때와 장소에서 또박또박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싶다. 그건 분명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일 것이다. - P135

화를 정확하게 낸다. 정확하게 고르고 고른 단어로 나를 설명한다. 그러면 상대도 알아준다. 화를 내는 것도 결국 관계 맺기의 한 부분인 것이다. 화를 참기만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화를 낼 때 정확한 언어로 나를 표현하면 타인도 자세를 고쳐 앉고 귀 기울여 들은 다음 제대로 된 사과를 한다. 목표가 명확한 화살은 과녁 정중앙으로 힘껏 날아가 꽂힌다. 명중이다. - P135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해. 근데 그보다 더 중요한 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야. 나는 사람들 앞에서 절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아. - P231

마지막으로, 투명하게 사랑하고 정확하게 미워한다. 내가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사람은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 어떤 기준을 벗어나 지나칠 정도로, 맹목적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도록 아낀다. 같이 있으면 내가 소모되는 기분이 들거나 필요할 때만 나를 찾고 이용만 하는 사람과의 관계는 굳이 어정쩡하게 남겨두지 않는다. 태도나 말에 예의가 없는 사람은 비난하고 원망한다. 왠지 모를 꺼름칙한 느낌은 직관에 가깝고, 직관이란 우리가 살면서 쌓아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경고음이다. ‘저 사람은 너에게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는 유형이야!‘하며 마음속 안테나가 바짝 곤두 서는 것이다. 더 이상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나를 내 던지고 기어이 거절당해 속상해하고야 마는 일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에는 한계가 있다. - P241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마음의 오류가 개선되지 않을 땐 내가 어떠한 노력을 하든 그와 무관하게 좋지 않은 결과로 끝나는 일들이 있음을 받아들인다. 정 힘들어서 못 참겠다 싶으면 소중한 사람들이 내어준 나만의 안전구역으로 도망친다. 도망치는 것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 - P24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