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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왕, 루프스 1~4 세트 - 전4권
윤하영 지음 / 뮤즈(Muse) / 2018년 1월
평점 :
# 나만의 키워드 : 판타지로맨스, 초월적존재, 차원이동, 복수, 오해, 나쁜남자, 후회남, 개과천선남, 상처녀, 강단녀(?)
# 남주 : 라이칸(26세), 늑대 수인 / 수인들의 왕 '루프스'
여주 : 한유채(19세), 고등학생 / 루프스의 '레티티아'
이세계, 그것도 동물형으로 변하는 수인과 인간이 공존하는 '스티폴로르'로 갑자기 떨어진 유채. 폭력으로 시작한 이곳에서의 생활은, 수인들의 왕 루프스에게 애완동물 '레티티아'로 불리며 구속된다. 그로부터 도망치는 유채를 향한 추격전이 이어지며, 형식적 평화는 깨지고 갈등은 점차 심화된다. 결국 떠나려는 유채와 끝없이 붙잡는 루프스의 기나긴 이야기, <늑대왕, 루프스>였다.
양극단에 서있는 루프스와 유채, 결국 '노맨스' 판타지?
루프스와 유채는 사랑은커녕 서로를 마주하기엔 너무 멀리 온 사이였다. 폭력도 폭력이지만 복종을 위한 정신적 학대로 얼룩졌기 때문. 유채에게 공포와 죄책감만 일으키고 심지어 이름조차 레티티아로 바꿔 부르던 루프스. 유채가 그렇게 치를 떨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건 너무 당연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루프스와 유채 사이의 '로맨스'는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달까.
이후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루프스는, 치열한 전쟁 중임에도 집중하지 못한 채 유채에게 집착한다.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고 또 용서를 구하지만 글쎄. 유채도 자존심으로 그 시간을 버티며, 거의 극 후반부까지 루프스를 밀어낸다. 돌고 돌아 겨우 외전에서야 유채의 '라이'로서 사랑을 받을 수 있던 그였지만. 로맨스 소설 속 '소유욕' 남주치고 이렇다 할 매력이 없어 아쉬웠다.
극을 관통하는 '복수'에 매몰된, 수인과 인간의 평행선!
<늑대왕, 루프스> 속 서사의 중심은 복수심. 스티폴로르를 몰락으로 치닫게 하는 수인 전쟁 역시 서로 복수심에 취해 타인의 희생을 간과한 탓이었다.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이간질하는 헤임달도 자신의 복수를 명분으로 내세웠고. 수인도 마레 위르(인간)도 지난 상처에만 급급해, 현재 자신을 비롯한 주변의 고통을 돌아볼 줄 몰랐다. 복수와 맞물리는 오해 또한 점점 커져, 이들의 갈등은 도돌이표였다.
다만 네 권의 분량을 얽히고설킨 오해와 복수로 끌어가기엔 뒤로 갈수록 지루했달까. 1부까지는 꽤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2부 이후 각종 사연이 터져나오며 결말까지 흥미가 반감됐다. 순진무구한 매력의 토끼 블루벨 등 그 안에서 찾은 몇몇 캐릭터의 매력은 좋았지만. 루프스와 유채의 관계와 더불어 다소 평면적인 전개는 아쉽지만, '노맨스' 판타지로 생각한다면 나쁘지 않은 로맨스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