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과 철학하기 -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12가지 행복 철학
김광식 지음 / 김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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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광석씨는 너무나 좋아하는 가수 중 하나다. 그분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노래 속에서 영혼이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마음을 후벼파는 거울 같다. 예리하지만 따뜻하기도 하고 차갑기도 하고 정신을 번쩍이게도 하고 나를 되돌아보게도 하는 거울 같다.

노래 속에 예전의 내가 있고 지금의 나도 있고 어쩌면 앞으로의 나도 보이기에 더 매력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김광석씨의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그날들 >뮤지컬도 본 골수팬이 나로는 이 책은 제목만 들어도무조건 소장하고픈 책이다.

 

김광석씨는 남긴 수많은 명곡들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듣고 있다.  가사 하나하나가 아려오는 곡들.

<거리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그녀가 처음 울던 날>,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등 다수의 명곡은 지금도 우리에게 그를 기억하게 한다.

 

 

 

 

이 책은 제목부터 이상하다. 가수 김광석과 철학을 한다? 가수로 알던 그에게 철학을 입힌다는 것 자체가 색다르며 궁금하게 다가온다.

부제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위한 12가지의 행복 철학'이라고 되어 있다. 저자는 김광석씨와 이름이 한글자만 다른 김광식 교수님이다.

인지과학의 성과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철학을 지향하는 분이다. 거대 담론적인 철학보다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친근한 철학, 대중과 일상 속으로 다가갈 수 있는 철학을 지향하고 있다. 다수의 매체에서 행복 철학을 전하고 있다. 이 책도 서울대학교 및 평생교육원에서 여러 학기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차례를 보면 김광석의 노래를 철학자와 하나씩 묶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걸 알 수 있다. 목차를 보다보면 과연 이 철학자와 이 노래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곡이 있을 때는 그 부분부터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보아도 괜찮지만 좋아하는 곡이나 궁금한 철학자가 나오면 순서에 상관없이 보아도 된다.



 

 

작가의 쉽게 풀어 쓴 이야기와 철학자의 저서 원문을 대조하여 볼 수 있도록 해주어 원문으로도 직접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철학 원문은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 하지만 쉬운 해설과 비유가 곁들여진 이 책을 읽으면 독자들은 용기를 가지게 될 것이고 여러 철학자에 관심도 가질 것 같다. 철학에 관심을 가지고 가지를 뻗어나가게 해 줄 용기를 주는 책이라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인상깊게 본 파트는 김광석씨의 <슬픈 노래>라는 곡과 니체 초인의 철학을 엮은 파트이다. 파트별로  시작하기 전 첫 부분에 먼저 노래 가사를 보여준다. 가사도 하나의 시라고 보면 읽다보면 작가가 어떤 생각을 하며 이 노래를 쓰게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그냥 노래로 들을 때와 텍스트를 하나하나 꼼꼼히 낭송해볼때는 또 다른 느낌이다.

가사에서 ‘어린아이에게서 어른의 모습을 볼 때’ ‘이룰 수 없는 이와 사랑에 빠졌을 때’ 슬픈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왜 그런걸까? 저자는 김광석의 노래 속에서 ‘어린아이의 철학’을 언급한다. 어린아이의 자유분방함과 순수함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사회적, 자연적 구속에 얽매어 살고 있는 어른들을 향해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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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언급했듯이 ‘어린아이다움’에 초인의 비밀이, 행복의 비밀이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니체의 행복 철학의 핵심은 어린아이처럼 자유롭게 되는 사는 것이다.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에서 말했듯 낙타에서 사자로 그리고 궁극적인 목적은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다. 자신 밖의 세계가 내리는 명령과 억압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의지와 감정, 열정에 충실하게 살아갈 때 우리는 행복하다. 그렇지 못할 때 우리는 노래처럼 자신에게 ‘슬픈 노래’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익숙하고 들어본 노래 가사 속에서 여러 철학자들의 철학을 비교하고 찾아낸다는 것이다. 내용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그렇다고 아주 겉만 스치는 것이 아니라 공감과 신선함을 준다. 발견해 내지 못한 부분을 새롭게 의미를 찾아내 속시원히 긁어주기도 하며 노래를 다시 한번 들으며 그 의미를 음미할 기회도 준다.

 

한마디로 말하면 책과 음악 그리고 철학이 함께하는 카페에 온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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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파트에서 저자인 김광식의 철학을 이야기하며 끝맺음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다른 철학자들의 철학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 자신의 철학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생각이 아니라 몸이라는 지행합일의 ‘몸의 철학’을 소개하면서 이름이 비슷한 두 저자는 그렇게 만나고 헤어진다.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김광석의 노래를 통해 생각해보고 어떻게 살아야 슬픔을 넘어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는지 그의 노래를 통해 찾아보는 색다를 기회였다. 행복을 위한 철학콘서트에 한번 가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밑줄 북북

 

 

p.19

꿈결의 철학, 그것은 우리가 삶에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나 가치라고 믿는 소중한 것들이 한순간에 ‘꿈결처럼’ 덧없이 변하거나 사라질 수 있다는 깨달음이다.

p.21

행복하게 살려면 꿈결의 철학을 삶의 철학으로 삼아야 한다. 다른 모든 것과 절대적으로 구별되는 ‘그 무엇’은 없다. 다른 어떤 것도 ‘그 무엇’이 될 수 있다. 절대로 변하지 않는 영원한 ‘그 무엇’은 없다. 얻으면 행복해지고, 잃으면 불행해지는 ‘그 무엇’은 없다.

p.33

삶의 궁극 목적은 대체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이라고 대답한다. 행복은 다른 것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없으며, 더 이상 다른 것을 보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p.35

행복은 삶의 방식, 곧 라이프스타일이다. 행복은 명사가 아니라 부사다. ‘행복’이 무엇인지 묻기보다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p.41

행복은 잘 사는 방식이다. 행복은 잘 사는 순간마다 나타났다 꿈결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라이프스타일이다. 행복은 실체가 아니라 중용을 지키며 지나침과 모자람 사이의 경계를 꿈결처럼 넘나들며 사는 라이프스타일이다.

p.136

문제는 이성에 대한 신뢰가 아니라, 맹목적인 신뢰가 문제다. 이성에 대한 합리적인 신뢰, 반성을 통한 비판적인 신뢰만이 시시포스의 돌을 다시 정상을 향해 더욱 높이 올릴 수 있다.

p.155

인과법칙이란 객관적인 ‘자연의 법칙’이 아니라 우연한 상상과 거듭된 습관을 통해 몸에 밴 ‘우리의 믿음’에 지나지 않는다.

p.183

‘행복하다’는 인식은 물질과 같은 외부 환경에 의해 감각경험을 통해 주어진 것이 없다면 공허하고, 어떤 것이 행복하다는 이성의 판단이 없다면 맹목적이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p.213

자기 속에 머물러 있던 정신(정립)은 자기 밖으로 나가 자기에 맞서 있다가(반정립) 마침내 앞의 두 가지 자기를 모두 부정하여 자기이면서 자기에 맞서 있으면서도, 자기인 자기인식이란 전체로 거듭나는(종합) 정신의 변증법을 통해 자유를 실현한다.

p.258

모든 구속을 넘어서라는 김광석의 ‘어린아이의 철학’은 어린아이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우리 어른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어린아이의 자유분방함과 순수함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사회적, 자연적 구속에 얽매여 살고 있는 어른들을 향해 내리치는 죽비다.

p.261

니체의 행복 철학의 핵심은 어린아이처럼 자유롭게 사는 것이다. 어린아이는 자신 밖의 세계가 내리는 명령에 무관심하다. 오로지 자신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의지와 감정, 열정에 충실하게 따르며 산다. 그렇게 살지 못할 때 우리는 자신들을 향해 ‘슬픈 노래’를 부른다.

p.266

초인은 현재의 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고 끊임없이 더 뛰어난 단계로 넘어가는 삶을 사는 인간을 이른다. 초인은 초인의 단계라고 정해진 어떤 특정한 단계로 ‘이미 넘어간’ 인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더 뛰어난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 또는 그러한 태도로 사는 인간이다. 다시말해 위버게엔더 멘쉬Uebergehender Mensch다.

p.272

반면에 주인의 도덕은 자긍심의 도덕이다. 주인의 도덕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판단으로부터 시작한다.

p.289

하이데거에 따르면, 불안이야말로 우리를 행복하게 살도록 만든다. 평온함이야말로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삶의 행복은 절절함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p.291

결국 존재의 의미는 신이든 인간이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자에 의해 결정된다.

p.293

나와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주어진 세계 속에서 사물처럼 살아가지 않고, ‘내’게 던져진 세계 속에서 ‘나’의 관심이나 목적에 따라 세계를 ‘나’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만들며 살아갈 수 있다. 이 깨달음이 ‘자유’라는 본래 의미에 충실한, 본래적인 행복한 삶을 살아갈 실마리를 던져준다. 결국 존재의 의미는 신이든 인간이든 ‘나’든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여 의미 있는 존재로 만드는 자에 의해 결정된다.

p.295

실존을 위한, 본래적인 존재를 위한, ‘실존적인 결단’이다. 죽음이나 죽음의 불안을 피하지 않고, 죽음과 대결하여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실존적 결단을 내리면, 지금까지의 모든 비본래적인 삶이나 존재들이 무가치한 것(비본래적인 것)으로 변한다.

p.298

죽음을 미리 체험하는 실존적 결단을 통해 본래적인 삶의 방식으로 돌아오면, 죽음은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삶의 끝이 아니라, 나의 삶의 방식을 뒤바꾸고 세계를 ‘나의 세계’로 고유하게 드러내는 창조의 원천으로 나타난다. 나는 본래적인 ‘나의 삶’을 살아가는 온전히 홀로 선, 실존하는 존재가 된다.

p.319

롤스의 ‘케이크 정의론’의 핵심은 무엇이 옳은 행동인지 미리 결정하여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옳은 행동을 자유롭게 결정하게 만드는 데 있다. 다시 말해 ‘이것이 정의다’라고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정의를 찾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절차 또는 계약’만을 따르도록 하여 무엇이 정의인지 스스로 찾도록 만드는 거다.

p.326

부처는 모든 욕심이 ‘나’가 있기 때문에 생긴다고 한다. 부처는 ‘나’는 실제로 있는 실재가 아니라 허상일 뿐이라고 가르친다. ‘내’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나’를 위한 모든 이기적인 욕심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해탈’이다.

p.337

김광식의 인지문화철학, 곧 ‘몸의 철학’은 무엇보다 지식과 행동 사이의 통일을, 곧 지행합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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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은 한국사 - 왜 한국사는 세계사인가?
안형환 지음 / 김영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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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사회 과목 중에 역사 과목이 제일 재미있었다. 국사, 근현대사를 선택한 나는 역사를 배우며 감정이입을 하는 것을 좋아했다. 직접 그 시절을 체험하지는 못해도 그 때 그 사람들의 입장과 마음을 떠올리며 공부하는게 재밌기도 했다. 일제 강점기 시기를 보면 너무나 분노하며 읽기도 하고 관련 야사나 이야기도 좋아했다. 시간이 흘러 여러 세세한 부분은 잊어버리기도 하지만 역사를 배운 내가 가장 생각나는 시기는 조선 후기과 일제강점기 시기이다. 유교의 원래의 의미를 잊어버리고 틀에만 집착하여 굉장히 폐쇄적인 사회, 그리고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들.

 

 생각해보면 국사를 배울 때에도 우리 역사에서는 자랑스러운 부분도 많았지만 침략을 받거나 약탈을 당하는 부분이 많았다. 개방적인 시대인 고려나 그 전 시대의 역사는 자세히 배우지 못했던 것 같다. <국경을 넘은 한국사>는 열린 사고를 통한 세계사적 측면으로 한국사 를 다시 보게 해 준 책이다. 제목을 봤을 때부터 한국사가 세계사의 한 축을 어떻게 담당했을까 궁금증이 솟아나며 기대가 되었다.

 

 

 

 

한국사는 고조선부터 시작하여 굉장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긴 시간만큼 그 역사의 뿌리는 깊고 넓다. 예로부터 단일 민족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이 과연 사실이고 또 자랑스러운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사실은 중국이나 몽골, 심지어 이슬람 민족까지도 신라, 고려시대부터 활발한 교류를 했고 왕래도 활발하였다. 또한 고구려의 역사를 보면 한반도를 넘어 중국 대륙까지 뻗어나갔다는 사실도 있고 실제 유물이나 유적도 그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점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굉장히 개방적이고 타국과 활발한 교류도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바라볼 때 <국경을 넘은 한국사>는 한국사를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준 것 같다.

 

이 책은 한국사를 되돌아볼 때 가장 번성하고 개방적인 시기를 중심으로 한국사가 어떻게 세계사적 측면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그 시기란 8세기 신라, 11세기 고려, 15세기 조선을 말한다. 목차를 보면 1부에서 4부까지 나누어 시대별, 인물별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8세기에는  당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높은 정치적, 문화적 수준을 이룩한 통일 신라는 당 제국과의 활발한 교류로 개방된 국가였다. 신라방, 신라촌이 만들어지고 굉장히 많은 인재들이 당에 가서 등용되기도 했다. 책에는 관련 사진과 사료들이 많이 나와있어 읽기에 편하고 이해도 쉽다.

 

 

 

11세기 고려도 무척 개방적인 시기였다. 고급관료에 외국인을 등용했을 뿐 아니라 무역항 벽란도를 통해 서역인들과 교역을 활발히 하였고 고려에 귀화하는 외국인도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그 당시 고려는 동아시아 최고의 국제 국가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여성의 자유와 지위도 높았고 재혼이나 연애도 생각보다 더 자유로울 정도였다고 한다. 책에서 이러한 고려의 역동성과 개방성을 아주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15세기 조선은 통일신라부터 고려를 거쳐 최고의 번성기를 누렸던 시대다. 그 당시 조선의 임금은 가장 훌륭한 왕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이다. 과학문물의 발달과 훈민정음 창제, 인재등용까지 모든 부분에서 큰 발전을 한 시기였다. 백성을 아끼는 마음으로 백성의 의견을 듣기 위해 최초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하는 부분은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다. 이 시기 조선은 고려와 마찬가지로 외국인들에 대해 개방적이어서 이슬람,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서 귀화한 외국인들이 많았고 이들도 적극적으로 등용했다고 한다.

 



 

 

 

 

이 책을 보면 공통점이 느껴지는데 바로 개방성과 포용성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선의 쇄국정치와 일제시대의 지배의 역사와는 사뭇 다르다. 물론 그런 시절도 있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우리역사의 개방성과 자유로움, 번성함을 더 느끼게 해주는 역사책이었다.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고 이를 응용하는데 거리낌이 없고 적극적인 문화적 교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이 책을 통해 과거 한국사의 새로운 면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한국사의 세계사적인 측면을 강조하느라 약간 과장된 부분도 없지않아 있지만 그건 지나치지 않고 개인이 알아서 걸러서 보면 될 것 같은 정도이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기초 삼아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살아가기 위함이다. 과거의 잘잘못은 확실히 따지고 짚어야할것은 짚어야 하며 그것을 기초삼아 미래를 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무작정의 개방과 교류가 아닌 기본이 있는, 역사가 바로 선 다음에 이루어지는 화합과 개방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덮고 넘어가는 역사는 후대가 기억할 것이며 올바른 처세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역사 문제로 말이 많고 안타까운 요즘 이책을 만나 더 위로를 받은 느낌도 들고 제대로 된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을 참고한다면 시사하는 개방성과 열린 마음을 가지고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잣대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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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법칙
편혜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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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의 새로운 소설이자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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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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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중요성, 현대사회에서 진정한 읽기의 의미를 되짚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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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세형 씨의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를 재밌게 읽어서 이번 신간도 무척 기대를 가지고 펼치게 되었다. 우선 책 제목 ‘나를, 의심한다’ 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나를 의심한다는 것, 이것은 뭘까? 사람들은 ‘의심’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느끼기 쉽다. 하지만 타인이 아닌 ‘나’를 의심한다는 발상은 과연 부정적일까? 그렇다기보단 뭔가 낯설다. 평소에 자기를 의심해보는 태도는 그리 일상적이지만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그리고 나의 지식과 경험이 많아질수록 나에 대해, 나의 생각, 느낌, 모든 것을 망라하여 ‘이것이 맞나? 괜찮을까?’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이 적을 것이다. 당연히 그럴것이라고, 더 나아가서는 선입견과 편견 속에서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며 이름하여 ‘꼰대’가 되어간다. 반면 어린 아이들은 세상을 처음 보는 것처럼 의심하고 질문하고 계속 생각한다. 오늘 나는 세상을 과연 어떻게살고 바라보았나? 너무나 당연한듯이 무감각하게 넘겨버린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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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런 편견과 고정관념적에 사로잡힌 삶의 태도에 물음을 던져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저자가 라디오 작가인 만큼 문체를 읽다보면 누군가가 말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독력도 좋고 주변 사람들에게 낭독해주기도 좋을만큼.

 

 

 

목차를 보면 ‘나를 의심한다’는 큰 제목 아래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있다. 제목도 궁금증을 일으킬 것 같은, 꼭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일상적인 이야기 속의 작가의 생각, 느낌이 중간 중간 자연스럽게 삽입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라디오 작가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독자가 쉽게 상상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느낌이다. 누구나가 경험하고 느껴봤을 감정을 적절히 표현 해놓아서 독자가 ‘아하, 이 문장이었어!’ 하고 무릎을 탁 칠 부분이 군데군데 있다. 아주 꽉 찬 에세이의 느낌이 좋았다. 시처럼 표현한 부분, 글씨 색을 다르게 한 부분들 모두 색다르면서 뭔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작가가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 나도 모르게 책 제목처럼 한 번 더 의심하고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 ‘도움을 받다’ 라는 제목을 달고 레퍼런스를 작성한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인용한 책, 영화, 음악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작가가 언급한 것들도 읽고 보고 들어보고 싶어지는 마음도 생길 것이다. 특히 책을 더 읽고픈 독서욕구가 마구 솟아오른다.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사실과 거짓, 진실과 환상, 현실과 꿈, 그 사이를 헤매는 우리 모두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책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겨울 날 따뜻함을 많이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 지인에게 선물하는 것도 추천한다. 나에 대해 늘 돌아보고 의심하고 바라볼 수 있는 내가 되기를 다짐하며 책장을 덮어본다.

 

 

 

 

 

 

밑줄 북북

 

p.29

무엇인가가 가장 간절해지는 순간은 언제나 그 때. 사람이 가장 그리워지는 순간 또한 언제나 그때. 이제 다시는 그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으리라는 걸 알게 되는 바로 그 순간, 그때였으니까.

 

p.53

어쩌면 세상엔 100% 나쁜 것, 100% 싫은 것, 100% 좋은 것은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내가 그를 단단히 찍어 놓고 한쪽 면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

 

p.58

더 이상 아무것도 되고 싶은 게 없는 어른 쪽은, 아무리 기웃거려 봐도 영 재미가 없다. 내 마음, 아무리 외면해 보려 해도 자꾸만 불안한 어른 쪽으로 기운다. 남들에겐 헛된 꿈이나 꾸는 몽상가로 비췰지라도, 여전히 다른 꿈 하나를 품고 사는 어른 쪽으로.

 

p.132

달라진 너의 일상과 삶을, 아직도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착각, 달라진 너를, 아직도 세상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착각. 그러니 너도 아직, 나와 같은 마음일 거라는 착각. 그 착각을 기반으로 실수를 하고 또 실망을 했다. 달라진 나는 이해받길 원하며 달라진 너는 이해하지 못하는 사이 실수와 실망은 쌓여 갔고, 우리는 어른이 되어 갔고, 더 이상 만나지 않게 되는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늘어 갔다.

 

p.158

내 안에서 예쁘다와 아름답다를 구분하는 기준은 슬픔이 아니었을까. 어쩌면 세상 모든 아름다움 안에는 슬픔이 있는 게 아닐까.

 

p.161

그래서 나는 조금 더, 현재에 관대해지고 싶다. 과거의 나를 미화하고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의 내 삶에만 너무 엄격한 잣대를 부여하지 않기를. 그렇게 현재의 내 기쁨마저 내 스스로 망쳐놓지 않기를.

 

p.193

그럼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느끼는 걸까. 그렇게 앞으로 앞으로 쉼 없이 계속 더 나가기만 해야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이렇게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랑살랑 바람의 움직임만 바라보며... 아 행복하다, 느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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