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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컬렉션 - 호암에서 리움까지, 삼성가의 수집과 국보 탄생기
이종선 지음 / 김영사 / 2016년 1월
평점 :
리 컬렉션은 삼성가의 이병철, 이건희 부자의 호암, 리움 미술관의 컬렉션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저자인 이종선씨는 삼성가의 명품 컬렉션을 주도하고 박물관 설립과 성장을 이끌었다고 한다. 고고학자이자 수집가, 박물관장으로서의 경험과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수집의 이야기, 작품의 이야기, 하나의 작품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전시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교과서에서 볼 수 있던 낯익은 작품들도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 있어 흥미롭다. 우리는 박물관에 쉽게 가서 보고 그만이지만 하나의 작품이 거기에 놓여져 있기까지의 과정은 실로 대단한 것이라는 걸 다시금 느꼈다. 특히 한 개인의 수집이 박물관이 될 정도의 과정 속에는 작품을 보는 눈과 관심, 그리고 정보력과 결단력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삼성가가 보유한 국보급은 국보 37, 보물 115건이라고 한다. 외국으로 넘어간 문화재를 들여오는 과정, 반출된 문화재를 다시 가져오는 과정을 읽고 있노라면 손에 땀을 쥐게 할 정도이다. 각종 사연이 담긴 문화재와 사연을 듣고 보고 있노라면 박물관에 가서 해설을 듣는 느낌이 든다.
리 컬렉션은 단순 삼성가의 수집 이야기가 아닌 박물관과 문화, 작품에 관련된 이야기에서부터 문화재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준다. 우리 문화재를 지키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에서부터 수집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과 문화재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사랑해준다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다시 간다면 전시된 작품을 슥 보지 못할 것 같다. 그 작품이 거기서 빛을 발하고 우리에게 보여지기까지의 그 험난한 과정을 함께 느끼게 될 것만 같다.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관심이 있거나 곧 갈 예정이라면 미리 보고가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펼치며 가장 먼저 보였던, 인상깊은 구절을 남기며 마무리해 본다.
만약
수천년에 걸쳐 남겨진 인류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단 하루밖에 없다면,
저는 주저 없이 바로 '박물관'으로 향하겠습니다.
헬렌켈러
밑줄 북북
p.315
박물관은 쉽게 만들어질 수 없다. 박물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좋은 소장품의 확보는 단순히 돈만으로 성사되지 않음을 이 책에서 보았을 것이다. 수집은 갈망과 행동력의 영역이지, 부자(富者)의 영역이 아니다. 끊임없는 탐구와 철저한 지식 그리고 집요한 정성이 있어야 한다. 물론 수집을 할 수 있는 물질적 여건 또한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