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오스터는 고흐가 아니다.. 그의 힘들고 고난했던 과거 이야기를 들어주는데 들인 시간은 아까우리만치 길고 지루했다..별 시덥잖은 일들을 하면서 이익에 눈이 먼 속물이기보다 순수한 자유를 갈망하는 예술가이기를 선택했다는 그의 목소리는 그다지 설득력 있어 보이지 않는다..끊임없이 가난하게 살았으며 그것에 익숙해져 가난하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사는듯 보이는 모습에는 과연 정말 그것이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나 하는 의심마저 든다.. 지금껏 폴 오스터가 써온 그리고 우리말로 번역된 그의 책 중 가장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일기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단조롭고 사실의 나열이며..한사람의 연대기라기엔 필요없는 군더더기가 적잖이 눈에 띈다.. 폴 오스터가 누구인가에 대한 그 자신의 목소리이기에 한번쯤, 그의 추종자라면, 읽어봄직하지만..결코 그의 작품을 들어본적조차 없는 이에게는..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혹 자신의 불행한 과거를 지금의 성공에 비추어 또 하나의 역경을 이겨낸 성공스토리로 그려보고자 한것일까..모르겠다...그 진심이 무엇이었는지는... 다만...말했듯이..폴 오스터는 고흐가 아니며..그가 존경을 받을만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