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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 콘셉트부터 디자인, 서비스, 마케팅까지 취향 저격 ‘공간’ 브랜딩의 모든 것
이경미.정은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7월
평점 :
실리콘 밸리에서 만난 RetailNext
2년전, 실리콘 밸리에 장기간 출장을 다녀왔다. 두 달 동안 실리콘 밸리의 우수 스타트업을 알아보고 회사에 적용할 만한 점을 찾아보는 출장이었다. 부담감도 많았지만 대체적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실리콘 밸리라는 동네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기도 했다.
스타트업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실리콘 밸리였던 만큼 다양한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때 만난 스타트업 중에 RetailNext라는 회사가 있었다. "소매업의 미래"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의 회사였다. 이 회사는 자기네만의 CCTV 분석 기능 등을 활용해 소비자의 동선을 분석하고 최적의 공간 구성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공간 분석 솔루션을 가진 곳이었다. 온라인에 특화된 소비자의 동선을 오프라인에 접목했다는 측면에서 흥미로운 회사였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공간을 구성하는 것이 매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이 회사의 기술력을 보고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한국에도 이를 접목시켜보고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출장을 다녀오고 난 이후 흐지부지 되고 말았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얼마 전 쌤앤파커스 서평단 활동 두번째 책을 받았다. 책은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였다. 이 책에서는 공간 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공간 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호도와 브랜드의 퀄리티가 달라진다는 이야기였다. 공간 구성과 매출과의 연관성에 대한 책 제목을 보면서 미국 출장에서 만난 RetailNext라는 기업이 생각났다. 물론 취향이라는 다소 주관적인 느낌과 동선이라는 객관적인 수치는 분명 다른 것이지만 공간 구성과 매출을 연계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는 이경미, 정은아 두 저자가 함께 쓴 책이다. 그런데 이 두 저자의 직업이 특이했다. VMD라는 직업이었다. 비주얼 머천다이저라는 직업이었다. 에필로그에서 이 직업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국내에서 생소했던 만큼 VMD는 그 영역이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20년 전에는 브랜드의 비주얼 및 판매 활성화를 위한 스타일링, 상품 코디네이션, 디스플레이가 주된 업무였다면 이후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이 급부상하면서 인테리어 디자인 또한 업무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브랜드의 공간 콘텐츠 구성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기획합니다. 모두 목적은 같스비다. 오프라인 공간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p238~239)
그리고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즉 오프라인 공간을 매력적으로 만들어 고객들에게 어필하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공간에 대한 인사이트를 던져주려 하는 것이었다. 국내외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얼마나 고객 지향적인 공간 설계가 중요한지에 대해서 책을 통해 이해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목적을 잊지 마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 책은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 '목적'이다. why를 찾아, 그것에 맞춰 공간 구성을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새로운 공간을 계획할 때, 혹은 리뉴얼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목적'을 명확하게 하는 것입니다. '너무 당연한 것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단계를 거듭할 수록 원래의 목적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거나, 세부적인 사항들에 치우쳐 본연의 목적을 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과정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p.20)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목적'을 염두에 두는 공간 구성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당연하기 때문에 오히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 또한 많다. 비단 공간 구성에만 그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목적을 정확히 설계하고 글을 쓰더라도 흔들리는 경우도 많다. 하물며 글도 그럴진데 스케일이 훨씬 큰 공간 구성의 경우 목적을 잡았다 하더라도 구성하는 과정에서 수없이 흔들릴 수 있을 듯 싶다. 고로 흔들리지 않는 뿌리같은, 목적을 갖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
'콘셉트'를 잘 잡아라
목적을 잘 잡았다면, 다음에 필요한 것은 '콘셉트'를 잡는 일이다. 최근들어 '콘셉트'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콘셉트'가 경쟁력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공간의 콘셉트를 세 가지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첫번째로 판매와 전시 등 기능만을 강조한 '기능적 콘셉트', 두 번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제일 많이 고민하는 '디자인 콘셉트', 마지막으로 도시 재생 혹은 특별한 공간의 의미를 강조하는 '업사이클링 콘셉트'입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p.27)
기능을 강조하든, 디자인을 강조하든 콘셉트를 잡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성이라고 본다. 개성을 잘 갖춘 공간이냐 아니냐는 공간의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콘셉트는 공간을 이용하는 고객의 타깃층에 대한 면밀한 분석 또한 수반되어야 한다.
디테일도 중요하다
공간 구성을 위해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디테일'이다. 작은 소품 하나가 공간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별거 아닌 것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것이 브랜딩이 될 수 있다.
스쳐지나가기 쉬운 부분이라 신경 쓰는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도 공간을 만든 사람에게는 이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화룡점정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소비자 1명이라도 ' 아, 이 브랜드는 이런 작은 것 하나까지도 신경 쓰는 브랜드구나'하고 인지해주는 순간 공간은 소비자와 교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취향을 팝니다. p.85)
특히나 SNS가 발달하면서 소위 말하는 디테일한 구성 하나가 고객 마케팅의 접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인스타존'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인스타그램에 그것을 올리는 것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바이럴을 기대할 수도 있다.
공간 구성과 글쓰기
취향과 연계한 공간을 구성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서 글쓰기가 생각났다. 공간 구성과 글쓰기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목적, 콘셉트, 톤앤매너, 그리고 디테일까지... 공간구성 못지 않게 글쓰기에도 중요한 요소들이다.
둘 다 이용하는 사람들 또는 글을 읽는 사람을 설득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일이 없다면 설득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결국 소비자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내가 전달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잘 이해하는 것이 공간을 잘 구성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런 원리가 글쓰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할 수 있었다.
취향을 저격한다는 말,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말이다. 고로 항상 이를 유념해여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