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디자인 2 Design Culture Book
조창원 지음 / 지콜론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지콜론북 위로의디자인이 시리즈로 위로의디자인2가 탄생되었다.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은 만큼 나에게도 기억되는 책 중 하나였는데... 

표지부터 또 마음에 든 위로의 디자인2 모서리를 접은 페이지가 넘쳐난다. 그만큼 위로의 디자인2는 볼거리가 많은 책이다. 


만화의 왕국. 일본의 예술가 가와치 고시는 화분이 아닌 오래된 만화책을 텃밭으로 활용했다. 

베란다나 옥상에 텃밭을 만드는 것이 아닌, 오래된 책에 빨간 무를 심어 싹을 내다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싹을 내는 결과물을 내다니. 


사라지는 것들을 위하여. 쓰이고 소비되며 끝내 사라지는 것이 숙명인 사물들이 있습니다. (중략) 사라짐은 미학이 됩니다. 

나란히 줄 선 빨래집게들이 특별할 게 있을까? 어둠이 내리고 빨래를 걷은 후에는 알록달록 작은 불빛이 아름답다. 빨래를 집어주는 역할을 끝낸 후에도 철야를 자처하는 빨래집게들이 동네를 밝혀주고 있다. 편리한 제품을 넘어 아름다운 제품으로 탄생되다니 이런 발견은 너무나도 기분 좋은 액션이다. 


오늘의 잔해. 종이로 형상화된 휘발하는 시간을 목격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미래로 흐른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인쇄소 "디지털은 잊기 위한 것이고 아날로그는 기억하기 위한 것이다." 

독일 출판계의 거장이자 인쇄업자 게르하르트 슈타이들의 말이다. 디지털이 생산과 소비 그리고 망각을 반복하는 동안 아날로그적인 인쇄는 좀 더 개인적이고 예술적인, 소장하기 위한 것들을 찍어낼 것이다. 외식이 잦을수록 집밥이 그립고, 세상이 디지털화되어갈수록 손맛이 그리워지는 법. 


무한도전 젝키 편을 보면서 자동화 시대. 로봇과 만나는 이 시대. 아날로그의 대한 생각을 문득! 하게 되었다. 단순히 그들만이 아는 추억팔이가 아닌 첨단 기술 세상에서도 감정을 소통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았으면 한다. 수작업으로 하는 작은 인쇄소 역시 나에게는 그런 의미였다. 


위로의 디자인들은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필요로 인한 것에만 머물지 않고 환경과 공존하며 공간을 빛내기도 한다. 스토리를 담아, 추억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동물의 꼴 

동물의 형태에 매료된 이탈리아의 디자이너는 위트 있는 동물 모양의 가구를 만든다. 센딩 애니멀스. 이름 그대로 누군가가 보낸 동물들이다. 배를 타고 긴 여정을 거쳐 우리 집에 도착한 동물 수납장이라는 스토리가 담겨 있다. 디자인의 역할은 위대하다. 


혼이나 마음은 실체가 없다. 그러나 사물이 존재한다. 평범한 나무 소품 하나가 매개가 되어 공감과 소통이 일어난다. 같은 사물을 좋아하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말을 건넨다. 이 모든 마음을 실체로 만드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며 창작이 아닐까? 디자인은 그렇게 우리에게 말을 건넨다. 디자인은 이렇게 우리에게 마음을 나눈다. 


일상에는 혼란과 불규칙, 비정상과 환상이 허용되는 찰나의 축제가 필요하다. 

미친 것 같은 순간이 있어야 진짜로 미치지 않는다. 


동화 속 가구들 

가구는 사람을 닮아간다. 오래 쓴 물건은 '딱 그 사람 같다'고 느껴진다. 사람을 닮아가다가, 사람이 되고 싶은, 그래서 진짜 사람이 된 가구를 상상해본다. 다소 황당한 상상력은 디자인을 통해 실용적이면서도 미소 짓게 만드는 훌륭한 사물이 되었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 


나만의 작은 동굴 

디자인은 관찰에서 시작된다. 자신들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관찰하는 것이다. 모두가 너무나 바쁘다. 바쁜 생활 탓에 즐거움을 잃는다. 오스트리치 필로는 '삶을 즐기지 위한 것'이라고 믿는 디자이너이기에 만들 수 있는 재치 있고 기지 넘치는 디자인이다. 


소음을 디자인할 수 있다면 

다들 각자 무신경하게 만들어내는 소리들이 결합하여, 아주 우연히도 듣기 좋은 소리를 만들어낼 때가 있다. 부엌에서 도무 두들기는 소리와 냄비 끓는 소리가 나고, 거실에서 책상 넘기는 소리, 방문 여닫는 소리가 들리는 일요일 오후의 집 안을 상상해보라. 그 무심한 소리들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질 때, 멋진 타악 합주곡이 된다. 


현재의 삶과 사람에 충실한 공간에서 미래의 문이 열린다. 


안과 밖, 경계에서 

살결은 바깥공기와 맞닿고 햇살은 천연 조명이 되어 책을 비춘다. 비가 오면 축축한 비 냄새를 느끼고 바람이 불면 머리카락도 흩날려본다. 경계를 디자인하자 사치는 일상이 되었다.  리폼을 위해 발코니 제품을 디자인한 마이클 힐거스 멋지다! 갖고 싶다! 


한 장 한 장 떨어지는 빛 

마음의 불을 밝히는 책이 이제는 물리적 빛을 주는 사물이 되었다. 이 지적인 샹들리에가 불을 밝히면 우리 생활에도 지혜의 빛이 쏟아질 것 같다. 


위로의 디자인 2는 목차 별 페이지가 본문보다 작은 사이즈의 그린 페이지로 나눠져 있다. 

책의 챕터를 구분하고, 챕터를 소개하고 있는 

시작 페이지. 이 작은 페이지는 큰 힘을 가진다. 다음 챕터가 시작되기 전 이 전 챕터의 위로의 디자인들을 생각해 보고, 새롭게 만날 위로의 디자인들의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집중하게 된다. 


위로의 디자인2는 단순히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열거식으로 소개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 그리고 작품을 공유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람에게 위로 받지만, 때론 사물에게나 책 한 구절에 마음이 동요되어 다양한 감정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위로의 디자인 2가 역시 나에게는 그러하다. 위로의 디자인 1을 다시 봐야겠다. 


위로의 다자인 2에 작품들은 내 일상 속에 투영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뿐 만이 아니라, 디자이너들의 생각들을 담아 일상에서 실천하고 싶다. 위로의 디자인 시리즈가 앞으로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위로받는다는 건 좋은 것이다. 위로할 수 있다는 건 더 좋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어 공간과 사물을 바라보며 삶을 더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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