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벽 - 벽으로 말하는 열네 개의 작업 이야기
이원희.정은지 지음 / 지콜론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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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prologue

 

벽 속의 세계 : 은밀한 작업실의 벽으로

Kristin Texeira (페인터)

Steven Beckly (포토그래퍼)

이소영 (식물 세밀화가)

호상 근 (작가, Artist)

 

작업과 벽의 사이 : 방문객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벽으로

이지연 (쇼콜라티에)

Workhorse Press (독립 출판 스튜디오)

박기철 (원예가)

HEY Studio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우리 모두의 벽 : 작가의 작업을 나의 벽으로

Mimi Jung (위빙 디자이너)

Wurstbande (벽화 아티스트)

Sarah Benning (현대 자수가)

Soña Lee (벽화 아티스트)

CHIAOZZA (아트 듀오)

MOMO (벽화 아티스트)

 

Contributor




'당신에게 벽은 어떤 의미인가?'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누군가에게는 '메모장'이고 누군가에게는 '우정의 의미'다. 

열네 명의 벽의 대한 의미를 들어보는 시간. 신선하다. 

'벽'이라는 단어에서 상대와 함께하는 부정적인 의미를 먼저 떠오르는 게 사실이다. 

벽에 대한 이야기들이 다양하다니 새롭다. 


아무것도 없는 것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  벽은 그런 존재이다.  자기만의 공간이며 채워지는 순간 공유할 수 있는  우리의 벽이 된다. 

처절하게 외롭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없어서 오히려 넘쳐나 보이기도 한다. 벽을 열면 내가 모르는 세상이 가득할 것 같아  설레기도 한다. 


AVEC 매거진을 만들고 있는 이원희와 정은지. 그리고 벽으로 벽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표지부터 궁금했고, 다 읽고 나니 벽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특별한 시간이었다. 


페인터, 포토그래퍼, 식물 세밀화가, 작가, 쇼쿌라티에, 독립출판 스튜디오, 원예가,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위빙 디자이너, 벽화 아티스트, 현대 자수가, 

벽화 아티스트, 아트 듀오 ... 열네 명의 아티스트의 벽으로 하는 이야기 


예술과 디자인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벽 이야기 

아티스트들의 작업이 만들어지는 공간을 슬며시 들여다보는 고마운 시간. 벽은 그 시작과 끝을 함께 한다. 


나에게 벽은 가능성을 의미한다.  벽은 아주 큰 메모장 같다. 가게도 많고 사람도 많은 지난날과 앞으로가 공존하는 을지로에 <호상근재현 소>를 운영하는 그림을 그리는 호상 근씨의  작업실 벽은 메모장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작업실인데 호상 근재 헌소를 가 보고 싶어졌다. 


누군가를 상대로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벽에 등을 대고 있어야 한다 - 모리스 블랑쇼 

작은 초콜릿 가게를 운영하는 이지연 씨의 쇼콜라 디제이 광화문의 큰 오피스 단지에 작업실 겸 가게가 있다.  직접 가 본 쇼콜라 디제잉 원테이블로 모든 손님과 같이 

합석할 수 있고 작업실이기 때문에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새로운 곳을 찾아가 보는 나는 이미 오래전에 다녀온 곳!  자부심과 철학을 짧은 시간에도 엿볼 수 있었다. 배고파서, 당이 부족해서 하나씩 꺼내 먹는 초콜릿이 아닌 아티스트의 작품을 감상하고 그의 취향을 초콜릿으로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었다. 

특히 벽은 심플하지만 공간의 기능을 나눠주고 있다. 손님의 자리는 채워지지 않아 주문한 초콜릿을 기록할 수 있고, 작업자의 공간은 초콜릿으로 언제나 채울 수 있을 많은 재료들을 담고 있다.  '작업할 땐 벽을 넘어오지 마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따뜻한 카리스마가 생기길 바란다.는 이지연 씨! 다음에 쇼콜라 디제이를 찾는다면, 작업자의 벽을 기웃거리는 나에게 이지연 씨가 나만의 벽이라고 따뜻한 카리스마를 발휘해 주신다면, 더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벽을 일종의 캔버스나 프레임처럼 활용한다. 카피라이터에서 현재는 원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박기철 씨의 작업실은 운니동에 자리 잡고 있다. 

빌딩과 빌딩 사이게 거리에서 한눈에 보이는 1층 공간에 ㄱ자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디스플레이된 쇼룸이 너무나도 궁금한 공간이다. 박기철 씨의 말처럼 벽은 식물을 나타내기에 한없이 좋은 캔버스이다. 사진으로 기록된다면 아름다운 작품이 된다. 벽의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삶과 작업의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일과 연애, 친애하는 것들과 함께하는 건강하고 긴 삶을 가장 큰 관심사로 말하는 박기철 씨. 그의 작업실, 식물의 대한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커지는 순간이다. 


벽은 혼자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고 주인의식을 갖게 한다. 직조는 직물을 만들기 위해 실을 엮어내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아티스트 미미 정 씨의 작품들은 실을 엮어 만들어진다. 작품의 자부심이 남다른 듯한 미미 정 씨. 사진으로 만난 구조적인 형태의 작품은 실제로 보고 싶을 뿐이다. 모든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라는 작업실의 벽! 함께하는 시간만큼 혼자만의 시간을 중시하는 아티스트 미미 정 씨는 벽을 통해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외롭고 쓸쓸한 그런 벽이 아닌 복잡함을 정리하며 자신을 더욱 키워나가는 성장의 벽! 누구에게나 그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벽은 책상의 확장판이다. 뜨개질, 자수처럼 손으로 하는 반복적인 행동을 하며 작품을 만들고 있는 사라 베닝! 스페인 메노르카 섬에서 살며 자수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녀의 작품이 너무나도 탐났다. 자수를 해 본 적 있는데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한 땀 한 땀 정성스럽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같은 사물이어도 디테일한 실의 표현으로 자수는 작품이 되곤 한다.  내가 기억해야 할 것, 기록한 것, 많은 스케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이미지를 붙여놓는 사라 베닝의 작업실 벽 

벽에 붙어 있던 모든 것을 떼고 비어있는 하얀 벽을 가만히 본 적도 있다고 한다. 모든 걸 진정시킬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사라 베닝의 이야기를 공감한다. 나 역시 화이트 옷장을 벽면 사만 수집 한 일러스트 엽서, 스티커를 붙여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갑자기 채워진 벽을 빈 공간으로 만들었다. 현재는 다시 채워진 벽이지만, 벽은 나만의 스케치북이 되어 그려지고 채워지고 다시 쓰인다. 


지콜론북에는 인터뷰 형식으로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책이 많다. 최근에 김어진 작가의 '작업으로 말하는 사람들'도 그중 하나다. 

삶을 디자인하는 모든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접해볼 수 있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인터뷰 형식으로 예술가(아티스트)들의 작업 이야기를 벽을 통해 담고 있는 그리고 벽. 

벽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벽에 대한 이야기를 생각해 보며 책을 통해 대화하는 기분을 느꼈다. 

작업실 그리고 벽 이야기. 아티스트들의 작업실에 벽의 존재감은 확실했다. 

모두에게 벽은 가지고 있다. 그 벽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다.  그리고 벽에 대한 이야기는 들을수록 재미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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