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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과로 말한다 - 열심히 한 만큼 인정받자!
류랑도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11월
평점 :
[조직의 성과문화를 궁금해 하는 신입사원에게 추천,
만년대리, 만년과장 신세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더더욱 추천!]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할 생각을 해라."
이직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새 직장의 상사가 나에게 항상 해 주던 말이 있었다. 이제 학생도, 인턴 신분도 아닌 직원 신분인만큼, 이 말이 더욱 와 닿았던 기억이 난다.
이제는 조금씩 이해할 수 있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왜 해야 하는지 모르고 무작정 일을 하는 것 그 자체에 몰두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2011년, 처음 직장 생활을 하고 나서 이런 저런 직장을 거치며 겪었던 직장 문화는 사회 초년생의 입장에서는 신기하기 그지 없었다. 조직의 크기를 막론하고 인사평가, 성과평가 등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제도가 존재 자체로 신선했다. 직원 15명 정도 규모의 출판사에서 인턴을 할 때는, 외부 컨설턴트를 불러 놓고 조직 평가 문화를 다시 세우는 모습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당장 내가 겪은 일이 아니라 바라보는 입장에서 그저 신기하기만 했지만 나도 이제 성과와 관련하여 평가받는 입장에 놓였으니, 그저 신기해하던 입장에서 벗어나야 할 때이다. 마침 연말을 앞두고 내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직원이 성과와 관련하여 고과평가하는 시즌이 다가왔고 신입사원인 나는 그 평가 대상이 아니지만 회사에 감도는 약간의 긴장감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나는 성과로 말한다]는 (주)레인보우푸드라는 대기업의 다니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는 네 명의 등장인물의 에피소드와 함께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성과 관련 프로세스를 소개한다.
총 5부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각 장에서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마다 어려운 용어를 먼저 이야기하는 대신,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 한번쯤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을 먼저 제시하여 독자들이 책에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조직, 직장, 성과에 대해 알고 싶어서, 또 공부하고 싶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추천. 그리고 다른 책들을 통해서보다 '더 알기 쉬운' 책을 원한다면 더더욱 추천한다. 이 책이 [나는 성과로 말한다]라는 딱딱한 제목과 표지가 풍기는 뉘앙스 때문에 겉모습만 보고 '어렵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
책을 읽다 보면,얼핏 보아서는 예전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한참 붐이 있었던 베스트셀러인, 다산북스의 [~~천재가 된 홍대리]시리즈물 포맷과 유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서가 한창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던 그때 그 책. [나는 성과로 말한다]를 읽다 보면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인 김태웅 대리는 입사 7년차, 한마디로 회사에 모든 것을 바치며 일하지만 회사에서의 평가는 그다지 좋지 않은 인물이다. 이 인물과 대비하여 회사에서 말하는 가장 훌륭한 인재상을 형상화한 존재인 장유진 팀장이 등장한다.
이 둘을 비유하자면, 학창시절 공부도 운동도 잘하고 리더십 있는 인기 만점 학생회장과, 자기 딴에는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항상 성적도 친구관계도 좋지 않아 좌절하는 평범맨 정도가 되겠다. 이 둘이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이 책의 근간이다.
책의 주제는 간단하다.
"성과를 내기 위해 계획을 짜고,
그 성과를 체계적으로 달성하여,
그 변화를 눈에 보이게 할 수 있는 사람"
이런 교과서적인 사람이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라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주제. 이 책의 주제가 이렇다보니,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화도 마치 [수학의 정석]을 푸는 것처럼 하드하다.
"우와, 김 대리. 내 미션도 아닌데 괜히 마음이 흥분되고 설레네요. 김대리도 그런 느낌이 들지 않나요? 뭔가 가슴속으로부터 확 올라오는 숭고한 사명의식이랄까. 나도 내친김에 다시 한 번 미션을 재정립해 봤어요. '나는 유통사업과 관련된 회사 내 구성원들의.....'"
"장 팀장님 미션도 굉장히 멋진데요.
그래서 팀장님께서 그동안 그렇게 구성원들의 성과경영 코칭에 심혈을" 기울이셨던 거군요...."
[나는 성과로 말한다] p.p 234~235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느껴지는 이 책의 매력이 있었으니!
보라! 교과서적인 매력을 폴폴 풍기지만 가끔 이렇게 등장하는 매력 만점 대화들이 짱구는 못말려의 모범생, 철수가 짱구에게 동화되어 울라울라 춤을 추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이 책의 매력을 정리하자면,
1. '조직'의 '성과'와 관련한 여느 출판사의 책들과 다르게, 그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2. 출퇴근하며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럽지 않다(홍대리 시리즈의 오글거리는 표지와 다르다! 물론 캐릭터를 못 살린 건 아쉬운 점 중 하나. )
3. 그리고 읽기도 수월하다.
4.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있게 하는 깔끔한 편집이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