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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자식 간의 의무사항에 대한 소인국의 개념은 우리의 그것과는아주 다르다. 그들은 남녀의 결합을 자손을 낳아 종을 존속하라는 자연의 위대한 법칙에 바탕을 둔 것으로 여긴다. 인간의 남녀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성적 욕망에 의해 결합되고 그에 따라 자식을 낳아 그자식을 사랑하게 되는데 이는 자연의 법칙이다. 이 때문에 자식은 그를낳아준 아버지나 이 세상에 나올 수 있게 길러준 어머니에게 고마움의의무를 느낄 필요가 없다. 인간 생활의 비참함을 감안할 때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것은 혜택이 될 수 없으며, 또 그의 부모가 의도한 것도 아니었다. 부모가 성적 결합을 할 때에 그 목적은 다른 데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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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의 경쟁은 경제 성장과 번영에도 필수적이지만, 능력 본위 원칙에 따른 계층 이동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중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시장이 보상하는 종류의 능력을 키울 기회가 모두에게 공정했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안타깝게도 현재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것은 ‘계층 이동성 없는 능력 본위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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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 소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76
앨리스 먼로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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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먼로 의 책은 처음 접해본다.

제목이 마음을 끌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제목만 접했을 때는 식상하게도 어려운 형편의 소녀가 굳게 일어나 역경을 헤치며 나아가는 모습을 생각했다.

 

로즈는 장학생인 것을 제외하면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평범하게 보여진다. 다른 것이 있다면 사람과 상황에 대한 시각이 섬세하다라는 것일까. 거친 학교생활, 어려운 가정형편, 여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 그리고 굴복하고 적응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자신에 대한 회의, 충동,상실감등이 가슴을 콕콕 찌르는 데도 화자는 사는 게 다 그렇다며 담담히 이야기한다. 그런 이야기 방식이 비꼬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격한 감정은 배재되어있다.

같은 여성으로서 가족이 로즈를 대하는 태도, 패트릭을 포함한 남자들이 그녀를 대하는 행동등을 볼 때 분노가 일기도 하지만 그것또한 그들은 '남자이기때문에 가능하다' 라는 이야기만 남길 뿐이다.

 

"누군가가 어떤 사람을 원하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무엇을 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안에 무엇이 있어서인데, 자기 안에 그것이 있는지 아닌지를 어떻게 알 것인가? 그녀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아내, 애인, 하고 생각을 했다. 그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말들. 그 말들이 어떻게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을까? 그것은 기적이었다, 실수였다. 그것은 그녀가 꿈꿔온 것이었다, 그녀가 바라지 않는 것이었다" -147p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그 말들에는 여자로서의 순종이 들어가 있는지도 모른다.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가정을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로 살기위해선 포기해야할 수도 있는 그 온화하고 사랑스러운 말들. 가정을 이루기 전 로즈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 아닐까 싶다.

21세기를 사는 현재도 많은 여성들은 이런 고민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

 

앨리스 먼로의 글에서는 갈등하는 한 인간의 마음이 서로 다른 말로 반복적으로 보여지며 그 이야기들은 직접적으로 하지않아도 혼란스러운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화법이 처음 읽을 때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이해할 수가 없었으나 점점 작가의 화법에 녹아드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고 화를 내는 것도 아니면서 설득하려고도 하지않고 질문도 아니면서 그냥 그런 일이 있었다라는 그녀의 말이 작은 돌에서 점점 커지며 가슴속에 가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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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이상한 나라 - 꾸준한 행복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심리 여행
송형석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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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라는 이상한 나라            송형석 지음.  (2018.  알에이치코리아)


 

요즘에 자존감, 인간관계에 관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어떤 상황에 이런 방법으로 대처하라든가 어떤 사람을 만났을 때 이러한 태도로 대응하라든가 삶 속에서 지친 마음을 감성적인 언어로 다독여주기도 한다. 답답한 상황에서 이러한 책들을 읽으며 사이다같은 통쾌함을 맛보기도 하고 상처받은 마음에 위로를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것은 해결책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위로는 받았으나 문제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이 말속에 기본 중에 기본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나를 알아야한다.
나머지는 그 후의 얘기다. 학업문제나 가족문제나 사회생활, 인간관계까지 가장 기본문제는 '나'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얼마나 알고 있느냐이다. 스스로를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계속 시도해야한다. 객관적으로 나를 보기 시작하면 시야가 점점 넓어지면서 심각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좀더 단순해지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을 찾는 것이 쉬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그 정도쯤되면 해탈의 경지가 되지 않을까?

 
자신에 대해 탐색하다 보면, 내 능력이나 성향이 어떠한지, 내가 집착하거나 싫어하는 것이 무엇에서 비롯된 것인지 점점 이해하게 된다, 이는 직업, 결혼, 양육 방식등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참고가 되는 것은 물론, 수많은 일상의 갈등이나 고민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사실,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대부분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곤 한다. 자신을 모르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자기 패를 보지 않고 도박을 하는 것과 같아서,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기 쉬운 것이다.

-들어가는 글 p008

 

책은 총 3부로 나누어져 있고 각 부는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 나 들여다보기 연습]은 내 마음에 들어가기 위한 방법을, [2장 나라는 이상한 나라로]에서는 내 마음을 읽는 방법을 알려준다. 마지막 [3부 마음의 영토를 한 뼘 더 넓히려면]에서는 내 마음의 넓이를 확장시키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전문적인 용어나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도 쓰여진 곳은 없다. 편안하게 '나'라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 지, 어떤 방법으로 접근해야하는 지, 나의 성향이나 성격이라고 생각했던 말들과 행동들이 어떤 마음에서 혹은 어떤 무의식에서 기인한 것인지 알아갈 수 있다. 어쩌면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속마음을 들켜버리는 것은 불편할 수 밖에 없으니까.

 

인간은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스스로를 도덕적이라고 믿고 자신과 타인을 기만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정의와 도덕을 주장하는 사람과 대화를 해보면, 그와 어울리지 않는 융통성없는 엄격함이나 내면의 분노가 명백히 느껴져 언밸런스하게 보일 때가 있다. 타인은 그 불균형을 쉽게 느끼지만, 본인은 왜 자신의 주장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실제로 도덕성의 커다란 부분은 자기 판단이 틀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신중에 있는데 말이다.

- 3장/ 내 마음은 왜 이런 모양일까 p145

 

 

객관적인 시점으로 자신을 들여댜보려고 하다보면 자신의 모습도 보이지만 상대방의 모습도 보인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언행과 행동을 보이는 사람을 만났을 때, 전에는 '뭐 저런 사람이 다 있어!!' 하고 어이없어 하거나 화를 내는 반응을 보였다면 나를 알고 난 후에는 '아, 저 사람 스스로 인지못하는 사이에 방어기재가 발동했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지 않을까? 상대방의 모습이 보이면 나 자신도 그로 인해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아무 자극이 없는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문제가 생겨 불안해지는 상황이 오면 언제나 시야가 좁아진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음을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초조해져 다른 일은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잠을 이룰 수가 없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객관적인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이다. 싸움이 나서 투닥거리는 당사자들보다는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좀 더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게 마련이고 상황판단이 더 빠른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입버릇처럼 말한다. 초연해지고 싶다고. 문제가 생기면 안달복달하는 내 모습이 나도 싫었으니까. 내 성격 탓만 하며 정작 내 마음을 들여다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을 방치한 내 마음에 다가가보고 망치로 방어기재를 부수고 어떤 집이 지어져 있는지 여행을 시작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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