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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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작별 인사를 할 그 마지막 순간은 이변이 없는 한 누구에게나 온다. 또한 나에게 의미있는 누군가를 먼저 떠나 보내야 하는 순간 역시 피할 수 없는 우리 인생의 한 과정이다. 그런 순간에 과연 돈, 명예, 업적,권력,품위 등이 여전히 중요할까? 난 아닐 것 같다. 단연코 아니다.

남아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상처 주었던 일, 내가 그들을 얼마나 생각하는지 그 마음을 올바로 표현하지 못한 일, 지나고 생각해 보면 중요하지도 않은 일 때문에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 더 자주 내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일 등등이 사무치게 남을 것 같다. 특히, 인생을 좀 더 살고난 후 돌이켜 보았을 때 아~무 것도 아닌 일, 전혀 중요하지도 머리를 싸매지도 않을 일에 목숨이라도 걸 것처럼 휘둘렸던 일이 가장 후회로 남을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결국 남는 것은 무엇일까? 그 순간은 진짜라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무언가(직업, 돈, 품위, 자존심 등)를 위해 희노애락의 감정을 절제하고 인내하며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조차 밀어내는 것. 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 순간 나의 모든 것을 절제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믿으며 정진해 온 일. 그러나 인생의 말로에서 반추해 보았을 때, 최선을 다한 나의 모습에는 후회가 없으나 그동안 놓치고 등한시해 온 모든일이 후회와 눈물로 남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네 삶에서 죽는 순간까지 절대 미루어서도 안되며 주저해서도 안되고 품위와 신의와 모든 절제와 인내로 지켜가야 할 것은 바로 사람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어리석게도 어떤 일을 겪고 있을 때는 결코 깨닫지 못하다가 지나고 난 후 돌이키기 어려운 순간에 마침내 알게 되고 후회한다.


가장 소중하고 후회하지 않을 일은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내 주변의 모든 이들을 지금 이 순간 격하게 사랑하는 것,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지 말고 이들과 정감있는 소통을 하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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