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 -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설은아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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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시를 기획한 이가 있었다는 것,
이곳에서 자신의 가장 은밀한 속마음을 털어놓은 관람객이 있었다는 것,
모두 기적 같고 아름답다.

나와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고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완벽한 타인에게라면 나도 쏟아내고 싶은 답답한 마음들이 있다.
내 마음이 편견없이, 판단없이, 시기나 질투 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면…

450편의 사연들을 읽고 있자니
우리는 모두 비슷하구나, 우리는 모두 안쓰럽구나
이런 저런 이유로 참고 상처받고 외로워하고 슬퍼하고 사랑에 목말라 하는구나…
위로 아닌 위로를 씁쓸히 느끼지만
그런데도 아닌척 하면서 소통할 수 없다는 사실에인간관계의 절망과 쓸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비록 상대에게 직접 전하지 못한 부재중 전화가 되더라도 내 마음을 쏟아내야 나는 살 수 있을 것 같다.
상대가 없다면, 상대를 차마 볼 수 없다면,
글을 쓰거나, 글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허공에 외치더라도 내 마음을 발견하고 확인하고, 언젠가 진심이 전달될 순간을 기다려야,그나마 살 수 있을 것 같다…
전시회의 공중 전화 부스 안의 사람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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