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사랑하기 때문에”, “구해줘” 를 읽었을 때 나는 이 분이 우리 나라 출판계에 몰고온 유명세를 의아하게 여길 정도로 별 감흥을 못느꼈다. 이 분이 전하려는 메시지가 뭔지는 알겠는데, 과거현재를 왔다갔다하며 추리소설의 긴장과 궁금함을 유발하는 등의 장치들이 재밌고 빠져들게 하기 보다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되고 지루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전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기대감에 빌려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이 분만의 소설 전개, 패턴은 내 스타일은 아닌 걸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분명 이 분이 매력적인 스토리텔러임을 말해준다. 두 번째 삶에 되돌릴 수 있을까, 세 번째 삶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과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스토리가 가진 힘. 이런 것들이 내가 이 책을 완독하게 한 매력일 것이다. 말하자면 내가 이 분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책 자체는 흥미롭다고 하겠다. 이 분의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물론 엄청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 분이 능력있는 작가라는 것도 확실하고. 그런데 누구에게는 큰 의미가 되는 것이 또 다른 누구에게는 그저 그럴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그래서 내 맘에 꼭 드는 책, 나와 같은 결을 가진 작가를 발견하는 감동은 정말 값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