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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회 - 타인의 공간에서 통제되는 행동과 언어들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6년 11월
평점 :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라는 글을 커뮤티니에서 스치듯이 본 적이 있다.
이번에는 '지방시'의 작가가 본명을 내걸고 대리사회를 펴냈다.
2015년 말에 몸담고 있던 대학을 나와 대리운전에 뛰어들었다. 그전까지는 현대소설연구가이자 글쓰기교양 시간강사였다.
김민섭작가는 시간강사는 교수도 학생도, 재직증명서 발급대상도 아닌 '경계인'이라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시간강사가 대학에서 어떤 대접을 받는지 처음 알았다.
작가는 이 글이 '우리가 이 사회에서 주체성을 가진 온전한 나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것이라고한다.
벌써 '대리사회'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지않으신지?
읽으면서 어떻게 이 리뷰를 써야할까 고민인것이, 혹시라도 흘러흘러 이 리뷰를 작가님이 볼 것이 너무 신경쓰였다....
여태 그런 적이 없었는데 교수님이라서 그런걸까...작가님이 이 리뷰를 첨삭해주실 것만 같다.
이제 내년 2월에 졸업하는 지방대 국문과 4학년......

지방대 시간강사에서 맥도날드 알바생, 대리운전기사까지.
잘 쓴 글일 뿐만 아니라 묵묵히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의 의지가 느껴지는 책이다.
자기전에 조금만 읽어야지하고 폈는데 다 읽고 말았다.
중간 중간 유러스러운 짧은 산문이 삽입되어서 책장을 계속넘기게 했다.
이쯤읽어야지 하면서 계속 넘기게 되는 마법..?
강약조절이 훌륭한 구성이다.
작가가 대리운전을 하며 겪는 이런저런 일들, 따뜻한 일이나 기분나빴던일. 그것에서 깨닫게 되는 것들.
사회는 우리를 '대리인간'으로 만든다. 나아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게 한다.
그러한 대리사회의 욕망은 결국 모두를 집어 삼키고, 주체로서의 자리 역시 빼앗는다.- '대리사회' 중
나도 늘 주체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고 느끼지 않는다.
어릴적 경멸하던 인간상 그대로 살고 있는 것은 참 가슴아픈 일이다.
작가는 고인물같은 대학을 박차고 나와 대리인간이 아닌 그대로의 자신으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대리사회'는 요근래 읽은 책 중 나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자꾸 교수님이 썼다고 생각되어서 각잡고 읽혀지는 부분빼고.....
가장 좋아하는 교수님도 전임교수가 아니기때문에 그 교수님이 자꾸 떠올랐다.
이미 사회는 누군가를 대리인간으로 만들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갑을 을을 대리로 내세운다. 을은 또 다른 병을 대리로 내세운다.
우리는 분노하지만 가끔 그 분노는 엉뚱한 상대에게 표출될 때도 있다. 또 다른 을이나 약자에게 화를 내버린다.
분노는 주변의 을이 아닌 저 너머의 갑을 향해야 하고, 공고하게 구축된 시스템에 닿아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을은 계속해서 동원되고 희생될 것이다. -'대리사회' 중

가장 유쾌했던 꼭지. 기욤뮈소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귀여니로 잘못 들어 벌어진 해프닝. 하하하 내배꼽 ~@
잠깐 쉬어가는 코너랄까. 그만 읽고 자려다가도 더 읽을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준다.

아내가 편의점에서 물을 사다달라고했는데 무심코 "물은 500원이야."라고 말해버렸다.
500원을 벌기위해 몇백미터를 운전해야하는지 생각하며.
아내분은 가슴아프면서도 서운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사실 돈을 버는 이유는 가족들과 행복하기 위해서인데....
작가님과 아내분이 이 사실을 잊지않고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예쁘다.
아내에게 자신의 역할을 대리시키고 있지 않나 반성하는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굉장히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약해보이던 그가 점점 대리운전을 통해 단련되어지고 성장해가는 모습이 응원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