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쇼크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한집에 산다고 가족일까?
EBS 미디어 기획.EBS 가족쇼트 제작팀 지음, 이현주 글 / 윌북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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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들은 좋은 작품들이 많다. 그리고 더 좋은 건, 그 다큐 들이 DVD로도 제작되지만 책으로도 제작되어 나온다는 것. 미처 보지 못한 작품들을 책으로도 만날 수 있어, 문자로 만나보고 내용이 더 궁금하면 다시 DVD나 동영상으로 찾아볼 수 있어 좋다.

이 책도, EBS 9부작 다큐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그런데, 이 책, 보기 힘들었다.

특히나 2부, 중간에 몇 번이나 책을 덮고 마음을 추슬러가며 읽어야 했다.

가족이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기에,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무심함, 독설, 이기심 등등 내 모습이 가족들이 떠나고 난 뒤에 얼마나 큰 자책과 아픔이 될 지...

 

1부, 요즘의 젊은 부부와 어린 자녀들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책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프랑스 육아법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고, 2부에서는 작년, 온 나라를 슬프게 했던 세월호의 꽃같은 아이들과 남겨진 가족,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3부에서는 1인 가구와 고독사, 새로운 형태의 가족 프로젝트에 대해 다룬다. 4부에서는 이주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이야기와, 공동체로 살아가는 키리위나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1부를 읽을 때만 해도, 그냥 육아서적이나 자녀교육에 관한 다른 책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라고 생각했으나 2부를 읽으면서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해서든, 질병으로 인해서든, 떠나가는 사람과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옆에 있을 때, 살아 있을 때 말 한마디라도 더 나누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보고 해야할텐데, 사랑만 주기에도 모자랄 시간일텐데.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유로 서로의 아픔을 건드릴까봐 너무 조심해서, 서로를 너무 생각해서 오히려 악화되는 관계들. 양가 부모님과 나의 아이들이 이미 있는, 확장된 가족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2부를 읽으며 참 여러번 책장을 덮어야 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늦은 결혼이나 독립, 이혼, 사별 등의 이유로 1인 가구를 꾸린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 번 씩 모여 밥을 같이 먹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고 생활이 바뀌고 건강까지 바뀐 모습을 보여준 3부는,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의도는 굳이 '가족'이 아니어도 된다 라는 의도였던 것 같으나, 읽는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래서 '가족' 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공고해졌다. 남들과 함께 밥만 먹어도 이렇게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고 긍정적인 변화들이 생기는데, 가족들과 함께라면 오죽할까.

가족들이 다같이 저녁식탁에 둘러앉는 일이 뜸했던 올 한해를 생각해보고 뜨끔해졌던 3부였더랬다.

 

이주 노동자들의 이야기와 공동체 생활의 이야기를 보여준 4부. 몇십년 전 우리네의 모습이기도 했던 이야기들이기에, 이들의 이야기에도 마음을 울리는 것들이 있다. 돈 많이 벌어서 가족들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의 모습,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얼굴도 못보고 전화로만 결혼식을 올리고도 한 가족이 되는 모습들. 예전과 지금의 '가족'은 많이 다르다 하나, 결국 '가족'은 '가족'이다 라는 생각을 다시 가지게끔 한다.

 

 

 

날라리

음악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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