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바람이다 2 - 나가사키에 부는 바람 일공일삼 86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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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조선인 도예촌에 몰래 숨어살던 해풍이.

기독교를 믿는걸 들켜 큰 위기를 겪지만, 자신보다 남을 위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연수를 보며 도망가려던 마음을 바꾸어 처벌을 기다린다.

오히려 이런 믿음과 용기 있는 모습으로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목숨을 구하고, 해풍이는 기무라를 따라 나가사키로 가게 된다.

 

일본에도 몰래 온 해풍이 이기에, 귀머거리에 벙어리 일본 아이 행세를 하며 기무라와 함께 지내며 나가사키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견문을 넓히고, 기무라의 지시에 따라 하멜 일행도 만나고 홀란드로 함께 가기로 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습격을 받아 기무라가 심하게 다치고, 부교의 명령으로 홀란드인들이 살고있는 데지마의 문도 굳게 닫히게 된다.

 

여수에서 시작된 해풍이의 모험이 일본의 나가사키를 거쳐 홀란드까지 이어지려 하는 2권.

1권보다 더욱 흥미진진하고 눈을 뗄 수 없다.

개항을 한 일본 나가사키의 풍경과 거대한 홀란드 범선들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세세하게 묘사해 놓은 김남중 작가의 글솜씨가 다음 권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불러 일으킨다.

아울러, 얼마나 많은 조사와 준비 끝에 이 이야기를 풀어내었을지, 그간의 노력또한 눈에 보이는 듯하다.

 

아버지를 찾겠다는 마음 하나로 하멜의 배에 몰래 올라탔던 해풍이는, 기무라가 제안한 뜻밖의 홀란드 행 소식에 많은 고민을 한다. 지략가인 기무라는 해풍이에게 홀란드로 가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교묘한 수법으로 해풍이의 마음을 흔들지만, 결국 결정은 해풍이의 몫. 해풍이의 결정에 조선인 도예촌 마을 사람들의 안위도 걸려있지만, 가장 많이 변할 것은 해풍이 자신의 운명이지만 용감한 이 아이는 낯선 땅 홀란드로 가기로 결정한다. 그런 해풍이에게 항해사가 되어 구할 수 있는 한 많은 지도와 해도를 구해 오라는 기무라의 말은 무섭기까지 하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시기를 알고 있기에 더욱 무섭다.

 

이번 2권은 당시의 조선과 일본의 현실을 대비시켜 잘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기무라의 입을 빌린 작가의 마음과 안타까운 심정이 더욱 와 닿는다.

'쇄국은 외국의 침략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조선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교류는 경쟁의 다른 말이었다. 먼저 출발한 자와 나중에 출발한 자가 경쟁을 하는 건 불공정하지만 그게 현실이었다.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히는 경주에서 조선과 일본의 쇄국은 포기를 뜻했다.'

 

이런 세상에서 기무라는 전쟁을 하지 않고 옮겨갈 수 있는 땅을 찾아 무역을 하기를 원했고, 그 때문에 해풍이를 홀란드에 보내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오게 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기무라의 주군인 영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그의 계획은 수포가 되려 한다. 그럼에도 우여곡절 끝에 홀란드로 떠나는 범선에 어렵게 올라 하멜 일행과 홀란드로 향하는 해풍이. 일본에 올 때도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던 해풍이는 홀란드로 갈때도 존재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 떠난다.

 

탄탄한 작가의 사상과 이야기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글 솜씨가 버무러져 2권 또한 한 장 한 장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책장을 넘기게 된다. 장장 14권에 걸쳐 풀어낼 나머지 이야기들이 더욱 궁금하다.

아니, 당장 3권에서 해풍이는 어떻게 될까.

 

 

날라리

음악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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