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의 기도
오노 마사쓰구 지음, 양억관 옮김 / 무소의뿔 / 201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다라는 곳은 참 특이한 곳이다. 누구에게는 잠깐의 일탈을 느낄 수 있는 짧은 여행지가 될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생의 터전일 수 있다. 도시와 다르게 뭘 해보겠다고 쉽게 직업을 바꾸기도 힘들고, 그러기에 한번 정착해서 살면 끝까지 살아야 할 곳인지도 모른다.

 

 [9년전의 기도]는 처음에는 각각의 단편 소설로 읽었는데 점점 연결되는 4개의 소설이라는 것은 소설 마지막에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각각 같은 공간인 바다에서 펼쳐지는 인물들의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는 '바다'에서 이루어지고, 어느 순간 그 인물들이 엮여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옴니버스 영화같기도 하다.

 

 첫번째 단편소설인 [9년전의 기도]에서는 사나에라는 여자가 도시에서 살다가 다시 고향인 어촌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나온다. 그녀는 외국인과 결혼했다가 이혼하고 아들 케빈을 데리고 바닷가에 오는데, 아이가 약간 장애가 있는 것 같다. (소설에선 '지렁이'로 표현했다) 사나에가 좋아하는 밋짱언니는 그런 케빈을 예쁘게 봐준다. 그런 밋짱언니의 아들(다이코)이 뇌종양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어서 사나에는 재앙을 쫓아준다는 조개껍질을 가러 문섬에 갔다 온다. 그때 케빈에 대해 생각하며 자신의 인생과   

밋짱 언니의 인생에 대해 생각해본다.

 

 [바다거북의밤]은 세명의 대학생이  학기중에 수업을 제끼고 바다에 와서 느낀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마노 잇페이다는 자기의 아버지의 고향에 온다. 가서 아버지의 집이란 곳을 찾아보지만 거기에는 다이코라는 사람이 산다. 그 다이코라는 사람도 자기 엄마와 똑같은 뇌종양으로 입원해 있다는 것을 듣고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문병]은 도시야가 바다에 온 세명의 대학생중 한명인 잇페이다의 어머니가 위독해졌다는 말을 듣고 잇페이다가 도쿄에 있는 병원에 갈 수 있게 경비를 대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면서 도시야는 다이코를 떠올린다.

 

 [악의꽃]에서는 치요할머니의 이야기가 나온다. 치요할머니는 젊었을때 마을에서 안 좋은 말들에 시달린 사람이다. 아들을 낳으려고 온 집안에서 아들을 낳지 못하고 남편은 죽는다. 그래서 치요할머니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들만 하는데 세월이 지난 이제는 그런 말들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그녀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다이코이다.

 

 이렇게 연작 소설은 인물들이 되풀이 되고 이야기가 엮여져서 다 읽어야 이 소설의 얼개가 이해가 될 수 있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연결이 되고, 그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해서 조금 복잡하다. 인간사가 사람들이 다 엮여져 있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 나가는게 이야기이니까...  조금 어렵기도 한데 읽으면서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