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1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1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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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에 상해 항주 주가각 이렇게 패키지 여행을 갔었다. [판관 포청천]이나 [마지막 황제]를 보며 중국에 관심이 있었고, 고등학교때도 중국어를 아주 조금 배워놓아서 여행가서 중국을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았지만 중국은 내가 모를 장대함이나 신비로움, 그리고 아득함이 있었던 것 같다. 역사책을 읽더라도 중국과는 예전부터 문물을 교류했다고 하여서 우리와 비슷한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았는데 정말 우리와는 달랐고, 어느 장소를 가더라도 워낙 큼직큼직해서 스케일에 압도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중국은 워낙 다양한 민족이 있고 땅도 넓어서 중국이란 나라를 한번에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 것 같았다. 그런 아쉬움이 [중국인 이야기]를 읽었던 계기가 아닐까 싶다.

[중국인 이야기]는 제목을 보면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가 생각나지만 약간 다르다. 로마인이야기가 시대별로 쓰여진 이야기라면 [중국인 이야기]는 인물 위주로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중국인 이야기는 역동적인 중국의 근현대사를 다룬다. 중국 근현대사는 청나라 말기부터 문화혁명까지이고 중요한 인물은 위안스카이, 쑨원, 마오쩌둥, 장제스, 덩샤오핑 정도라고 정리해 놓으면 읽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주로 이 인물들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관계도를 그려서 읽어보면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특별히 구분되어지지는 않지만 책은 크게 혁명가 지식인 예술인 세 부류로 나뉘어 진다. 마오쩌둥/류사오치/린바오/저우언라이의 중국공산당, 장제스/장징궈/후스등의 국민당, 허쯔전/천제루 등의 혁명가의 부인과 여성혁명가, 마지막으로 중국 예술인 예첸위, 치궁, 등서우핑 등으로 나뉘어 진다. 그리고 책은 그 인물들을 역동적으로 그려 놓아 마치 살아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인물들의 사진이나 일기 편지가 많이 나와있는데 덕분에 각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편했다.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진을 보면 사진에서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았고, 훨씬 풍부하게 상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마다 두명의 인물정도만 서술하기에 각 인물들의 성격들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류사오치가 잘난척하고 주도하는 인물이라면 마오쩌둥은 알수없는 이야기를 하고 한발 물러서서 쳐다보고, 린바오는 옆에서 그런 마오쩌둥을 옹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장제스가 중국 국민당 총재라면 그 아들인 장징궈는 러시아에서 사회주의를 배우고 러시아에서 아버지를 원망하고 욕하는 글을 썼다는 것도 많이 대비되었다. 인물 위주의 이야기이지만 프랑스에서 두부 장사를 해서 근공검학생을 모집하고 혁명을 이룬다는 이야기나 참새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중국공산당에 보내서 전국에 있는 참새를 소탕한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며 극단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되었다. 중국은 사회주의의 실험이 여러 곳에서 이루어 졌고, 그것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문화혁명이었다. 그 문화혁명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많은 문화유산들을 잃었다. 또한 사회지도층들은 너무 순수했기에 공산당의 생활지침에 맞춰 살았다. 류사오치는 유언으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죽으면 엥겔스 처럼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라. 5대양을 떠돌며 전 세계를 보고 싶다. 나는 평생을 무산계급으로 살았다. 너희들에게 남겨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p.62)”는 말을 했고 마오쩌둥의 두 딸들이 아버지의 혜택을 못 받은 것을 보면 그래도 지금의 정치인들에 비해서는 순수함이나 청렴함이 남아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예술에서도 예첸위가 예술은 사회와 인민의 것이다. 나를 키워준 고향에 보답할 것이라곤 이것 밖에 없다. 미술작품을 놓고 불량한 상황이 발생할 날이 머지 않았다. 경고가 필요하다.(p.343)”을 보면 사회주의는 정치 사상뿐 아니라 문화 예술에도 영향을 끼쳤다.

살면서 중국의 중요성을 언론을 통해, 주변 사람들을 통해 셀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동안 중에 관련된 책 한권 읽어본 적이 별로 없었다. 이번 기회에 중국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아직은 나에게 미지의 세계이지만 아주 조금, 중국이란 나라를 알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근현대사는 중국사람들의 현재의 삶과 삶의 태도를 형성하였기에 중국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은 꼭 배워야 할 내용일 것 같다. 중국 근현대사는 무겁고 방대한 내용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어느순간에 중국 근현대사를 쉽게 알게 되는 것 같았다. 우리에게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을 책으로나마 이해하기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앞으로 기회 있으면 중국을 더 자주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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