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그늘 - 남한의 지하혁명조직과 북한
한기홍 지음 / 시대정신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요즘 대선을 앞두고 종북주사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솔직히 정치에 그리 많은 관심은 없어서 신경쓰지 않다가 연일 이슈를 삼는 언론 덕분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저 사람들이 뭐길래 저렇게 신경을 쓸까 싶었고, 도대체 종북 주사파가 뭔지 싶었다. NL이든 PD든 이번에 처음으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간단히 이 책 소개를 하면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는 것은 NL에 대해서 이다. NL Nation liberty(민족해방, 민족주의계열)이고 PD People democracy(민중민주주의, 사회주의계열)이다. 운동권에 NL세력들이 주로 차지했다고 한다.

1부에서는 1990년대 NL계열 지하당 운동(신좌익)에 대해 이야기 한다. 1980년대에 자생 주사파라는 것이 생겼는데, 북한의 방송과 주체사상 비판 서적을 배운 김영환이라는 사람이 원조이다. 황장엽씨가 만든 주체철학에다 민족주의, 마르크스-레닌주의 사상이론, 수령론등이 섞여있는게 주체사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엔엘 운동의 기본 이념이 되었다. 민혁당(민족민주혁명당)사건, 중부지역당(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 구국전위사건, 일심회사건등이 NL의 계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2002년에 있었던 일심회사건은 국가기밀을 수집해 북한에 보고했던 사건이었고, 그때 민주노동당에서 종북을 청산하지 못한것이 안타까운 사실이다.

2부에서는 1960년대 좌익 지하당 운동 (구좌익)에 대해 설명한다. 1960년대에는 사회주의 혁명을 목표로 하는 지하당 운동이 있었다. 주로 해방이후 6.25전쟁 이전까지 남조선 노동당(남로당)세력이 중심이 되어 지하당 운동을 한 것인데 통혁당(통일혁명당), 인혁당(인민혁명당),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준비위) 등이 있다. 이 정당들은 친북사회주의혁명을 목표로 삼았고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세대적 단절이 생긴다. 그 이후로 자생 주사파들이 지하당 운동을 이어받게 된다.

사실 종북지하당 운동에 대한 책은 처음 읽는 것이고 관련된 인물들이 너무 많아서 읽기에 힘들었다. 이런 책을 읽어본적이 없고 내용이 너무 생소해서 읽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어려웠다. 엔엘이 뭔지, 피디가 뭔지 솔직히 알고 싶은 생각도 그리 많이는 없었고, 내가 아는 사건도 거의 없다보니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그들이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지하당을 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었던 점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우리나라 정치상황이 분단 상황으로 인해 진보든 보수든 심하게 왜곡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정책에 대해 진보적인 입장을 취할수도 있고,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수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관된 방향을 요구한다. 중간에 있는 사람은 회색분자가 되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가면 수구꼴통, 왼쪽으로 가면 좌빨이 된다. 보수에서는 애국을 강조하며 시시때때로 공격할때 종북을 이슈로 삼고, 진보에서는 보수에서의 부패와 비리, 성희롱등을 안주 삼아 씹어댄다. 그렇게 서로를 헐뜯다보면 국민들을 위하는 그런 정당은 생기기 어렵고, 어느 순간에 그들이 모르는 사이에 국민들은 정치 무관심으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종북 주사파에 대해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지금 존재하는 종북주사파는 2006년 일심회 사건때 없어져야 할 세력들이었다. 그리고 통합진보당도 미리 종북주사파 세력이 당권을 잡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고 물갈이를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것을 못했기에 주사파들이 비례대표를 구렁이 담 넘듯이 자리잡은 것이고 그러다보니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특히 예전에 통일의 꽃이라 불리며 무단방북한 다음에 자연스럽게(?) 통합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임수경씨나, 애국가에 대해 해괴망측한 발언을 하며 사퇴압력에 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이석기씨나, 통합진보당에서 사퇴를 요구하는데도 뻔뻔하게 국회의원으로써의 사리사욕을 챙기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김재연씨에 대해서는 빨리 정신차리고 지금이라도 명예롭게 사퇴하라고 하고 싶다. 종북주사파가 자신의 본질에 대한 반성없이 독재정권에서의 민주화 운동을 운운하며 국회에 입성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본다. 민주화 운동에서 고문과 박해를 온몸에 받으며 피흘리며 죽어간 사람들은 생각도 안하고, 민주화운동의 소중한 열매만 따먹는 염치없는 사람같아 보인다. 그 사람들은 뭐랄까, 우리나라의 혜택은 있는대로 누리며 혜택에 대한 댓가는 치르지 않는 사람들 처럼 보인다. 국가에 살면서도 국가를 부정하는 한심한 사람들이 앞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통합진보당은 종북주사파에 대해 빨리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몇가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이슈중에 하나가 종북이 아닐까 싶다. 선거를 위해 어쩔 수없이 통합진보당으로 통합한 것은 알겠는데 그덕분에 진보당은 다양한 시각이 나오지 못하고 하나로 잡탕같이 섞인 것 같다. 진보의 장점은 다양한 이슈를 제시하고 여러 문제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에 있다. 종북주사파를 정리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정당이길 바란다. 그리고 보수정당에 대해서도 종북을 미끼로 다른 국정현안이나 다른 산적한 이슈에 무관심하질 말았으면 좋겠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을 꼭 기억해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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