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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 - 위키리크스가 발가벗긴 대한민국의 알몸
김용진 지음 / 개마고원 / 2012년 1월
평점 :
한때 위키리키스로 세상이 떠들썩한 적이 있었다. 정부와 기업의 비리를 폭로하는 싸이트인 위키리크스는 2011년 9월 25만건의 비밀외교전문을 폭로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여러 나라에 대한 자료가 많겠지만, 우리가 재미있어 하는 것은 우리와 관련이 있는 한국과 북한에 대한 자료가 아닐까? 위키리크스에 한국 관련 문서들은 언론들에게 상당히 관심을 끌 재료였지만 여러 자기검열(!)에 의해 묻혀지고 나중에 나꼼수에서 위키리크스 자료들을 곶감빼먹듯이 가카를 칭송하며 인용하던 기억이 난다.
[그들은 아는, 우리만 모르는]은 위키리크스에서 나온 한국 관련 전문들을 바탕으로 미국이 한국을 보는 시각과 어떻게 한국을 수익모델 삼아 이권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관료들이 어떻게 이권을 넘겨주는지에 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얼마나 언론이 이런 사실들을 은폐했는지에 대한 언론의 책임도 크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미국이 대선을 할 당시 이명박 후보에 대한 평가에 대해 상세히 보여준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지지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자 미국은 아프간 5억달러를 지원해달라고 한다. 캠프데이비드에서 미국 몬태나산 쇠고기를 먹으며 부시 대통령과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며 쇠고기 개방에 찬성하는 협약을 한다. 특히 책 122쪽에서 버시바우 대사와 만난 자리의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한우는 미국산 사료를 먹여키우는 한 진짜 한국산이 아니기 때문에, 한우를 살리자고 강조하는 것은 물건너간 일”이라는 농담. 과연 그분이 한국대통령인지 의심스러운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미국산 쇠고기는 들어오고 주변 국가도 꺼리는 쇠고기 유입을 하면서 한국은 글로벌 호구와 민폐가 되는 것이다.
또한 세일즈 외교라고 하는 UAE원전이나 자원외교도 크게 부풀려지고 소탐대실이 큰 면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일본에서도 ‘독도와 위안부’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피하는 것을 대부분 진보신문들에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는가? 예전에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말이다.
FTA에 대한 것도 완전 치욕적이다. FTA날치기 통과로 최루탄이 터진 국회의 이야기는 그날 세계의 핫 뉴스 감이 되어서 세계의 언론이 실어날랐다. 특히 여기에서 중요한 건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인데 이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불리한 점이 많다. 일명 굴욕 외교의 종결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후반부에서는 치욕적인 이야기가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의 오래된 정보원들이 많아서 그 사람들로 통해 많은 정보를 받아내는 이야기가 나오고, MB에 대한 미국의 평가가 구체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매우 친미적인 대통령’, ‘본능적으로 미국에 끌리는 대통령’이라는 이야기는 치욕적이다. 그것도 비밀 외교 전문에 있다는 것은 얼마나 우리나라를 쉽게 보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여러 상황으로 볼 때 미국과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 미국에 끌려다니고 주권을 지키지 못하는 모습, 글로벌 호구로 느껴지는 모습은 나 뿐만이 아니라고 본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대등한 관계가 아니고 굴종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렇게 체결된 FTA가 과연 우리에게 얼마나 유리한 것일까 생각해 보게 된다. 자료를 찾아보면 FTA로 더 불리하게 된 나라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정말 나꼼수에서 하는 말처럼 ‘국가를 수익모델 삼으신 분’이 아닐까 의심이 되기도 한다. 답답하고, 생각이 많아지게 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