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여행자 - 마리캣 그림에세이
마리캣 글.그림 / 미디어샘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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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에 살아서 집 주변에 도둑고양이(길 고양이) 들이 꽤 많았다. 그러다 진짜 우연히 새끼고양이를 집 주변에서 주워왔다. 고양이에게 흔하디 흔한 나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고양이가 대소변을 가릴 수 있게 모래까지 깔아주고, 음식도 사료를 사서 먹였지만, 어느 순간에 집 밖을 도망 나와서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 “고양이는 잘 해줘도 어쩔 수 없어.”라는 게 나의 조그만 결론이었다. 그 이후로 고양이는 나에게 사람과 친해질 수 없는, 야생 가득한 동물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고양이 여행자]는 그림 에세이이다.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우연히 길고양이를 받게 되고 키우면서 작가의 길을 걸어나가게 된다. 지금은 다섯 마리의 고양이들과 함께 대관령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림이 주로 많이 있어서 읽을 때 부담도 적었고, 감성을 사로잡는 그림들이 많았다.

 

책에서는 고양이를 키우며 겪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1부 길고양이 집고양이와 2부 다정한 장난꾸러기 에서는 구조되어서 한 집에 살게 되는 고양이 이야기와 고양이를 키우면서 알게 되는 고양이의 행동들이 나온다. 순한 집 고양이의 모습을 띠기도 하고, 때로는 야생동물의 습성을 간직해서 보이는 행동들은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3부 환상의 고양이 나라에서는 고양이를 의인화 시켜서 나온 그림들이 많다. 고양이 베이커리, 고양이 집사 등 우리가 예전에 동화에서나 봤던 그림들이 나와서 생소하기만 하다.  4부 지구의 아이들에서는 생명의 소중함과 계절의 순환 등 자연에 대한 작가의 메시지가 들어가 있다. 인간이나 고양이나 지구를 빌려 쓰는 것인데, 지구를 파괴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5부 두 세계의 여행자에서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그림 이야기, 영감을 찾아 떠나는 환상의 여행 이야기들이 있다. 그림 자체가 환상적이고, 기존 관념을 깨트리는 그림들이 많이 나온다. 6부 숲으로 간다 에서는 자연과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고양이와 작가의 이야기가 있다.

   

길고양이에게는 이름 없이 피어난 작은 들꽃의 모습이 겹쳐진다. 거친 세상 속 피어난 들꽃 같은 작은 고양이에게 예쁜 목걸이로 단장해 주고 싶다. 그리고 세상 속 무수한 작은 생명들을 위해 기도한다. (p.137)

 

   가벼운 에세이로 이루어진 글이지만, 배울 점이 많은 것은 지구온난화, 동물보호, 자연보호, 생명의 소중함 등의 사회적 이슈가 글 안에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예쁜 고양이 그림이지만, 그 고양이 안에는 아픔과 슬픔이 같이 있었다. 예쁜 다이어리 삽화 같은 그림,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그림들이 작가의 이야기를 통해서 다시 생명력을 갖고, 우리에게 고양이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 인간도 지구별 여행자인 만큼, 자연에 대해서, 동물에 대해서 소중함을 깨닫고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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