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인터뷰하다 - 삶의 끝을 응시하며 인생의 의미를 묻는 시간
박산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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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당하는 죽음’, ‘받아들이는 죽음’, 그리고 ‘맞이하는 죽음’.
가장 좋은 경우는 맞이하는 죽음입니다.”



박산호 작가의 『죽음을 인터뷰하다』는 다섯 명의 전문가와 나눈 대화를 통해 ‘죽음’을, 더 나아가 ‘삶’을 묻는 책이다. 돌봄 전문가, 장례지도사, 펫로스 상담사, 신부, 호스피스 전문가. 그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매일 죽음을 마주하며 인간의 마지막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이다.





저자는 죽음에 대한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어떻게 인간답게 살 것인가, 어떻게 인간답게 죽을 것인가.”


그 물음은 단지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로 이어진다.



나는 열 한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 네 마리는 먼저 떠나보냈다. 매번 이별 앞에서 무너졌고, 다시 올 그 순간이 두려워 책을 펼쳤다. 펫로스 상담사의 이야기를 읽으며 위로받았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사별’로 인한 슬픔이라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강아지를 가족으로 생각하기에 그 슬픔은 길어질 수밖에 없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애도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는 따뜻했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어쩌면 ‘지금을 진짜로 살아내는 일’일지도 모른다. 미리 준비하라는 말은 쉽지 않지만, 그 두려움을 조금씩 마주하는 일 자체가 삶의 연습이 된다.


책을 덮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은 호스피스 전문가의 말이었다. “좋은 삶이란 아프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통증 없는 죽음이 현대 의학의 꽃이에요.” 나는 어머니가 모르핀을 처방받으셨던 기억이 떠올랐다. 고통을 줄이기 위한 약물조차 두려워하던 그때의 나. 하지만 책은 알려준다. 고통을 덜어내는 건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선택임을.



죽음을 말하는 책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태도에 대한 조언도 있다. “혼자 있을 때는 망가져도, 세상 앞에서는 품위를 잃지 말 것.” 분노나 슬픔을 부정하지 않되, 세상 앞에서는 자신을 다스리라는 이 조언이 오래 남았다.



『죽음을 인터뷰하다』는 결코 죽음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조용히 되묻는다.


책을 덮으며 생각했다.
죽음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의 일부다.
두려움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지만, 그 두려움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용기를 배웠다.
그리고 언젠가 마주할 이별 앞에서, 오늘의 사랑을 조금 더 깊게 껴안을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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