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마음에 계속 맴도는 말들이 있습니다.
“왜 그 말을 그때 못 했을까.”
“그 일은 도대체 왜 나한테 일어났을까.”
잊고 싶은데 잊히지 않는 일, 기억하고 싶은데 자꾸 사라지는 마음.
우리는 매일 '잊을 것'과 '기억할 것'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적당히 잊으며 살아간다』는 그런 우리에게 아주 단순하고도 깊은 조언을 건네는 책입니다.
놀랍게도 이 책의 저자는 올해 94세.
지금도 현역 의사로 활동 중인 후지이 히데코 선생님은,
자신의 삶과 수많은 환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얻은 ‘인생 정리 노하우’를 이 책 속에 담았습니다.
책은 총 4장, 71가지 짧은 꼭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챕터 제목부터 강렬합니다.
“잊으세요” “잊지 마세요”
마치 인생의 큰 흐름을 따라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읽히면서도, 각 꼭지마다 던지는 메시지는 명료하고 담백합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는 없어요”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저자는 타인을 배려하려다 오히려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좋은 관계’라는 환상을 내려놓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값비싼 도미를 내놓아도 “전 생선을 싫어해요”라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애써도 통하지 않는 관계가 있다는 걸 명쾌하게 인정하라고 말이죠.
또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적당히 잊는 편이 낫다”는 조언은 지나간 과거에 머무르려는 내 마음을 다잡게 해주었습니다.
그때의 성공, 그 사람과의 추억이 나를 살게 해준 건 맞지만, 지나친 집착은 현재의 나를 흐리게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과거의 좋은 기억조차 적당히 거리를 두라는 말은 조금 섭섭했지만,
“의식은 언제든 현재로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2장의 ‘유병장수 하세요’챕터입니다.
무병장수가 아닌, 자잘한 병 하나쯤은 있되 오래 건강하게 살아가라는 말.
작은 병을 계기로 건강을 챙기게 되고, 그게 오히려 장수로 이어진다는 이야기에는 의사로서의 현실적인 시선이 묻어나 있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따뜻한 어른이 옆에서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 일은 그냥 흘려보내도 돼"라고 나지막이 이야기해주는 듯한 위로를 받게 됩니다.
뭔가를 더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고,
모두를 만족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책.
그야말로 ‘적당히’ 살아가는 연습이 필요한 이들에게
단단한 지침이 되어주는 책입니다.
이런 분께 추천해요
✔ 사소한 일에도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분
✔ 후회와 미련으로 자주 스스로를 탓하는 분
✔ 심플하지만 진한 위로가 필요한 분
✔ 담백한 문장으로 삶의 지혜를 배우고 싶은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