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떡대에 관심 없어서 L을 기대하지 않고 개그물을 원해서 읽었는데 재밌었어요ㅋㅋㅋ 일단 제목에서부터 잔뜩 당황스럽고 다소 과한 일본만화식 개그가 많이 나오지만 감안하고 보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개그 코드라 재미있었습니다. 3권 나올 때 현생 때문에 출간되는지 모르고 있었어서 뒤늦게 이벤트 없이 봤는데 그냥 재밌어서 리뷰 씁니다.
내용 보면서 작가님이 여성분 같다고 생각했고 작가후기를 보면서 더 확신하게 됐는데도 묘하게 개그코드가 여성향보다는 소년만화나 남성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제로 소년지에 연재한 작품이라니 놀라웠습니다... 남성향 개그코드가 많아서 면역 없으신 분들은 너무 민망할 수도 있는데, 그 와중에 떡대수라든지 유토 캐릭터성이라든지 자꾸 이상하게 나오는 서비스컷 같은 것들은 확실히 여성향이 보입니다. 여성향도 남성향도 어느 정도 적응할 수 있는 분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한 쪽에 면역 없는 분들은 이게뭐임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또는 적응하셔서 취향 범위를 넓히실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저는 전자라서 재밌게 봤네요.
주인공의 전생모습이(혹시 아직 안 보신 분이라면 1권 미리보기 분량에서 볼 수 있습니다) 큰 가슴을 좋아하는 찐따 오타쿠남이라는 것을... 이제 캐디가 바뀌었으니까 잊고 보고 싶지만 계속 중간중간 주인공의 회상으로 등장해서 잊게 해주지 않는 작가님... 근데 또 주인공 자아는 전생 상태로 있어서 미남캐로 BL세계에 가게 되었음에도 오타쿠 시절을 자꾸 회상하고 자신의 과거 아픔(?)에 기반해 공감 능력을 발휘하는 게 개그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오니즈카(양아치)가 자꾸 떡대수로 전개되고 작중에서 자꾸 암컷의 얼굴이 되었다 이러니까 처음엔 웃기면서도 부담스러웠는데, 만화 볼수록 생각보다 너무 착하고 좋은 놈이라 오니즈카의 사랑을 응원하게 돼요. 솔직히 주인공이 너무 질색해서 계속 짝사랑일 줄 알았는데 어떻게 진전이 있긴 있네요..! 그리고 사쿠라 캐릭터가 너무 웃깁니다. 귀엽고 청순한 캐디에 과장된 부녀자 설정이라 웃긴데 또 착해서 귀여워요. 그리고 그림이 예뻐서 긴가 선배 나올 때마다 예쁘다;; 하게 됩니다. 처음에 캐디도 과하고 진짜 미친 놈들 같았던 3학년 선배들도 3권까지 같이 오니까 정들었어요.
3권에선 슬슬 선배들이랑 오니즈카의 관계성도 풀리려는 것 같고 주인공이랑 오니즈카도 생각지 못한 진전이 있어서 BL비중이 늘어나는데, 그래도 작가님의 개그 욕심이 BL카테고리에서도 이 작품을 끝까지 15금으로 남겨줄 것 같다는 묘한 믿음이 생깁니다. 개인적으로 19금을 선호하지는 않아서 계속 가볍고 즐겁게 개그와 L을 함께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 추후에 19금이 나와도 캐릭터들한테 정이 들어서 보긴 할 것 같네요...
작가님이 작품후기에서 이 작품을 읽고 떡대 남슴의 매력에 눈을 뜨는 사람들이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기억이 있는데.. 뜰수있을까요...? 하지만 근육질 남자 싫어하고 떡대수에서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던 저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이거구나~ 정도는 하게 된 걸 보면 효과가 있는 듯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