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어린이 2023.가을 - 통권 82호, 창간 20주년 기념호
창비어린이 편집부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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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어린이』 창간 20주년을 기념하는 세 번째 연중 특집은 ‘청소년 소설―새로운 목소리’다. 특집에서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 오세란‧강수환‧이하나는 각각 인물, 재현의 윤리,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드 삼아 청소년 소설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여섯 편의 단편과 엽편 한 편을 수록한 창작란과 더불어 청소년 소설 속 새 목소리를 모색할 기회를 마련한다. 

청소년이 독자로 성장하는 학교 도서관의 풍경을 스케치한 김담희의 글, 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운 비평 공간으로서 팟캐스트를 조명한 최도연의 글, 청소년 연극의 지난 10년을 책임감 있게 돌아본 정진새의 글은 청소년 문학을 읽고 쓰는 모두에게 유익한 읽을거리다. 예비 창작자들을 향한 응원을 경쾌한 필치에 담아낸 정은숙의 글, 자연스레 이야기를 짓고 나누었던 청소년기를 유쾌하게 회고한 이다의 만화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또한, 아동청소년문학의 각 장르를 집중 조망하고, 그 현재와 미래를 짚어 보는 자리를 연중 특집으로 진행한다. 지난 20년간 한국 청소년소설은 성장을 거듭하며 대중적 영향력을 확대해 왔고, 문학 외부에서 청소년의 목소리는 더욱 선명해졌다. 그런데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의 목소리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존중하며 쓰이고 있는가? 청소년소설을 읽고 나누며 작품의 함의를 만들어 내는 주체들의 비판적 검토가 절실하다.

오세란은 청소년 소설 속 인물이 세상과 만나는 구도를 면밀히 분석하며, 청소년 주인공이 타인의 욕망에 의해 배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나아가 캐릭터, 장르가 다양해진 청소년소설을 한정된 방식으로 수용하는 것을 경계하며, 청소년 소설의 ‘새로운 자리’를 함께 고민하자고 제안한다. 강수환은 정치적 올바름과 재현의 윤리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토대로 청소년 소설의 미래를 그린다.

단순히 ‘정치적으로 올바른’ 세계를 형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청소년 독자의 현실 인식에 개입하는 이야기를 통해, 청소년 독자에게 “재현 불가능성에 맞서 ‘다르게’ 보려는 용기”를 건네야 한다는 필자의 제언이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이하나는 빠르고 효율적인 콘텐츠의 소비가 대세인 오늘날 청소년 문학을 읽는 일이 청소년 독자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가늠한다.

타자의 삶을 읽어 낼 ‘삶의 리터러시’를 제공하는 작품들을 호명하며, 청소년이 그 곁에서 세계를 ‘다르게’ 보고 이해할 통로를 얻게 될 것임을 말한다. 창작란에는 7인의 작가가 떠올린 청소년소설의 ‘새로운 목소리’를 담았다. 각양각색의 작품들에서 청소년의 자리에 대한 작가들의 깊은 고민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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