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혼자가 좋아
에이미 헤스트 지음, 필립 C. 스테드 그림, 김선희 옮김 / 한빛에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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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책의 첫 문장은 “가끔은 혼자가 좋아.”라고 담백하게 시작한다. 간결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문구이다. 인생에서 큰 숙제 중 하나가 ‘혼자’와 ‘함께’의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흐름과 필립 스테드 특유의 선명하고 부드러운 삽화가 돋보이는 그림책 『가끔은 혼자가 좋아』의 주인공은 커다랗고 짙은 테두리 안경을 쓴 아이다. 아이가 쿠키를 먹고 있을 때 테이블 아래에는 작은 분홍색 코끼리가 묘사된다. 다음 페이지에서 작은 코끼리는 크고 부드러운 코끼리 친구가 되어 코로 의자를 꺼낸다. 혼자 있는 상황에 보이는 작은 동물이 힌트가 되어, 다음 장면에서 커다란 친구로 다가온다.

 아이는 커다란 고래와 앞 구르기를 하고, 갈색곰과 언덕을 시원하게 내려가며, 나무집에서 기린과 비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기도 한다. 대표작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을 비롯한, 필립 스테드 책에는 다정한 동물들이 나온다. 『가끔은 혼자가 좋아』에서도 부드럽고 다정한 동물 친구들이 고스란히 등장하여 작가 고유의 색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배경은 시원하게 가져가면서 글과 그림은 섬세한 작가답게, 이 작품에서도 수작업으로 그린 판화 기법으로 에이미 헤스트의 시적인 글을 최대치로 돋보이게 그림을 그려냈다. 판화 기법의 거친 질감과 선명한 색상을 가장 눈여겨 볼 수 있는 그림은 단연 표지의 바다이다. 선명한 파란색과 흰색으로 거칠게 하늘을 표현해, 구름과 바다 새를 연상하게 한다.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 아이의 발자국과 모래성에 새겨진 손자국을 바라보면 해변에서 보내는 고즈넉하면서도 멋진 하루가 눈앞에 펼쳐진다. 황금빛 모래사장 왼쪽에는 원색의 비치볼이, 모래성 옆에는 빨간 삽과 파란 양동이를 배치해 장면이 더 생생하고 선명하게 느껴진다. 한 줄로 발자국을 만들며 걸어와 모래성을 쌓던 아이를 멋진 악어 친구가 부른다. 둘은 타박타박 모래사장을 걸으며 나란히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 아이 옷의 변화와 배경을 눈여겨 살펴보면 아름다운 사계절의 흐름이 느껴진다. 

 작가는 『가끔은 혼자가 좋아』을 통해 혼자일 수밖에 없었던 기나긴 시간을 겪어낸 우리에게, 혼자가 곧 외로움은 아니며, 혼자일 때의 긍정적인 면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혼자라는 안온함’과 ‘함께라는 활기’를 균형 있게 담고자 했다. 자신의 마음을 깊게 탐구한 경험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나의 마음과 옆 사람의 마음을 가만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혼자의 평온함을 선호하는 아이는 친구와 함께 하는 기쁨을, 친구와 함께 하는 기쁨을 선호하는 아이는 혼자의 평온함을 헤아리는 아이로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림작가 필립 C. 스테드는 미국 미시간주에서 나고 자랐다. 고등학교 미술 수업에서 부인 에린을 처음 만나 2005년 가을에 부부가 되었고, 결혼 후 뉴욕으로 거처를 옮겼다. 브루클린 어린이 박물관에서 일을 하다 다시 미시간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그곳에서 두 사람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을 만들었다. 함께 만든 첫 번째 그림책이기도 한 이 작품은 2011년 칼데콧상을 받게 되면서 평단의 주목과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이후로도 『곰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대』, 『올레오마가린 왕자 도난 사건』, 『달님을 위하여』 등을 함께 작업했고, 따로 또 같이 책을 만들며 성장한 두 사람은 미국을 대표하는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리매김했다. 필립이 쓰고 그린 책으로 『안녕, 사과나무 언덕의 친구들』 등이 있다.

 번역자 김선희는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공부했다. 번역가이자 한양대 국제교육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2년 단편소설 「십자수」로 근로자 문화 예술제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뮌헨 국제 청소년도서관(IJB)에서 소속 연구원으로 어린이 및 청소년 문학을 공부했다. 그동안 쓰고 옮긴 책으로는 『토머스 모어가 상상한 꿈의 나라, 유토피아』, 『얼음 공주 투란도트』, 『우리 음식에 담긴 12가지 역사 이야기』, 『둥글둥글 지구촌 음식 이야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윔피 키드』 시리즈,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 『위저드 오브 원스』 시리즈, 『멀린』 시리즈, 『구스범스 호러특급』 시리즈, 『생리를 시작한 너에게』, 『팍스』, 『베서니와 괴물의 묘약』, 『공부의 배신』 『누나는 벽난로에 산다』 등 20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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